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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젊으니까 해야 하는 일
작성일
2018-08-3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1861

대학졸업반이라면 으레 취업 준비에 바빠야 하는 거 아닌가. 이렇게 다른 활동에 빠져있는 대학생들은 참 오랜만에 본다. 바꿔 말하면, 꿈이 있다는 뜻이었다. 토익을 공부하는 대신 밖으로 나갔고, 카메라에 뜻을 담았다. 젊어서 할 수 있는 일, 젊기 때문에 해야 하는 일이기도 했다. 01. 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8월 초, 덕수궁에서 만난 곽은비, 김정안 기자

스펙 때문이거나, 아니거나

시작은 우연이었다. 두 사람 모두 우연히 대학생 기자단 공고를 봤다고 했다. 하지만 진짜 우연은 아니었을 것이다. 김정안 기자는 평소 사진이나 영상 찍기를 좋아했고, 특히 영상미가 돋보이는 다큐멘터리를 보면 그냥 지나치지 않았다. 곽은비 기자도 마찬가지였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을 따라 박물관을 찾아다녔고, 자라고부터는 혼자서라도 역사박물관 찾기를 즐겨 했다. 그러니 정말 우연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들은 예전부터 좋아하던 일을 쭉 해오고 있었고, 그러던 중에 대학생 기자단이라는 기회를 만나 영상기자로 활동 중인 것뿐이다.

“평소에 인천 차이나타운 근처 개항장 거리를 걷는 걸 좋아했어요. 집이 인천이기도 하지만, 아직까지 남아있는 근대 건축물 거리를 걸으면 좋더라고요. 여행을 가도 그 지역의 박물관은 꼭 들르는 편이었고요. 대학생 기자가 되자마자 처음으로 취재한 곳도 개항장의 근대 건축물이었어요.(곽은비 기자)” 원래 대학생 기자단의 활동기간은 1년이다. 하지만 곽은비 기자는 개항장 취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년 째 기자단으로 활동 중이다. 매년 임기가 끝날 때마다 새롭게 지원해 얻어낸 자격이었다.

김정안 기자도 2년째 활동 중이다. 곽은비 기자와는 달리 좀 더 감성적으로 보이는 김정안 기자는 언제든 사진을 찍을 것처럼 카메라를 챙겨왔다. “평소에도 사진 찍는 걸 좋아해요. 창덕궁 달빛기행에 다녀온 적이 있는데, 그때도 개인적으로 사진을 찍어두었죠. 나중에 그 사진이 기억에 남아서 영상으로 만들었어요.(김정안 기자)” 김정안 기자가 별생각 없이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은 나중에 창덕궁 달빛기행 홍보영상으로 사용되었다. 이를 본 국민들의 투표에 의해 차관급 20개 기관이 참여한 ‘2018년 2분기 정책홍보우수 콘텐츠 평가’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두 사람의 기자단 활동 이유가 스펙 때문이냐고 차마 대놓고 묻지는 못했다. 시작한 의도가 어찌 되었든 지금 그들은 수준급의 영상을 만들어 내고 있다.


대학생도 깊이가 있다

현재 문화재청 대학생 기자단의 절반 이상은 역사학이나 사학과 전공자가 많다. 하지만 두 사람은 아니다. 곽은비 기자는 영상을, 김정안 기자는 경영을 공부하고 있다. “대학생 기자단이 되고나서 워크숍에 갔는데 깜짝 놀랐어요. 다른 기자 분들은 관련 학과 전공자라 그런지 깊이가 다르더라고요. 하나의 문화재를 두고 갑작스레 토론이 펼쳐졌는데, 미술학과 분들은 미술사학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문화재보존과학과 분들은 어떻게 보존처리를 해야 하는지 등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적으로 접근하시더라고요.(곽)”

그래서 처음엔 막막했다. 잘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 것도 사실이었다. 하지만 관련 학과가 아닌데도 두 번, 세 번 연이어 뽑힌 것을 보면 이들의 실력을 짐작 할 수 있다. “저는 영상미를 고민하는 편이에요. 영화를 보더라도 마음에 드는 장면이 나오면 어떻게 찍었을까 생각해보곤 하는데요. 문화재를 촬영할 때 실제로 영화처럼 찍어보는 거죠. 카메라의 움직임이나 흐름, 연결, 구성에 신경 쓰고 있어요.(김)” 이들이 촬영한 영상은 문화재청 유튜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영상미에 신경 쓴다는 김정안 기자의 영상은 처마 끝, 담장 아래 길, 오래된 문고리 등 눈으로는 지나치기 쉬운 문화재의 아름다움을 그림처럼 담아낸다. 반면 곽은비 기자의 영상은 알차다. 취재를 가기 전부터 여러 방면으로 조사를 하고 간다는 곽은비 기자는 일부러 찾아보지 않으면 모르고 지나칠 정보들을 꼼꼼히 담고 있다. 한 분야를 깊숙이 파고든 전공자가 아니라는 점이 오히려 이들의 장점이 된다. 소재가 제한적이지 않아 다양한 스펙트럼의 이야기들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것이 가능했다.

02. 근대 건축물 거리를 걷는 것을 좋아한다는 곽은비 기자. 그는 개항장 취재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3년째 기자단으로 활동 중이다. 03. 언제든 사진을 찍을 것처럼 카메라를 챙겨온 김정안 기자. 평소 사진 찍는 걸 좋아하는 그는 창덕궁 달빛기행에서 촬영한 사진으로 홍보영상을 만들기도 했다. 최근에 인천시에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50년 정도 된 컵도 문화재 감정 신청을 하면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지금 일상에 있던 것들도 언젠가는 문화재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요. - 곽은비 기자 저는 문화재가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리창에 넣거나 펜스를 쳐서 보존하기 보다 일상에서 접하기 좋은 것으로 여겨지면 좋겠어요. - 김정안 기자

현재도 전통이 된다는 마음으로

대학생들이 생각하는 전통, 문화재란 무엇일까. 의외로 ‘일상’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최근에 인천시에서 강의를 들은 적이 있어요. 50년 정도 된 컵도 문화재 감정 신청을 하면 문화재로 지정될 수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생각했죠. 지금 일상에 있던 것들도 언젠가는 문화재가 될 수 있겠구나 하고요.(곽)” “저는 문화재가 일상에서 향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유리창에 넣거나 펜스를 쳐서 보존하기보다 일상에서 접하기 좋은 것으로 여겨지면 좋겠어요.(김)” 곽은비, 김정안 기자는 기사 거리를 찾기 위해 평소 문화재 관련 소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다보니 기자단의 특권처럼 일반인들이 모르고 지나가는 유용한 행사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졌다. “무형문화재 장인들을 곁에서 만나보기도 하고, 전통 굿을 본 적도 있어요. 모두 일반인들에게도 공개되는 행사였는데 대부분 모르고 지나가는 것 같아 안타까워요.(곽)” 그래서 이들은 문화재를 알려야한다는 사명감에 자발적으로 소재를 찾고 영상을 제작한다. 그 과정에서 곽은비 기자는 하고 싶은 것이 더욱 명확해졌다. 문화재청 기자단으로 활동하기 전에는 단순히 다큐멘터리 피디를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 역사물을 다루고 싶어졌고, 어떤 시대의 어떤 내용을 찍을지 자세한 구상을 해나가는 중이다. 김정안 기자는 영상에 뜻을 함께 담는 법을 터득 중이다. 최근 문화재를 소재로 다양한 UCC 공모전에 도전하며 관련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지금은 영상을 만드는 일이 두 대학생 기자가 가장 좋아하고 잘하는 일이지만, 언젠가는 관련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있을 것 같은 예감이 언뜻 스쳤다.

두 기자가 만든 영상은 이미 세상에 기록되었다. 그러니 결국은 후대에 전해질 것이며, 이렇게 켜켜이 쌓인 현재의 시간 또한 전통이 되고 문화유산이 될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아무리 사소한 물컵 하나도 기록하고 잡아두어야 한다. 지나간 발자취를 견고히 하는 것, 이것은 예전부터 해오던 일이기도 하지만, 현 시대를 사는 모든 이들이 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이와 같은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곽은비 기자와 김정안 기자는 오늘도 문화재 앞에서 카메라를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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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김정안 기자 동영상 보기

<서울에서 가장 아름다운 밤, 창덕궁 달빛기행>    
https://youtu.be/aRNI99zZXL0?list=PLJZPw9kZ5QicBNj3WZVzeq6-94uqQs4me

<창경궁의 여름밤>
https://youtu.be/La3e2hqhKOk?list=PLJZPw9kZ5QicBNj3WZVzeq6-94uqQs4me


ㅇ 곽은비 기자 동영상 보기


<무지개를 닮은 다리, 강화 석수문>
https://youtu.be/zHnm1GBsLcM?list=PLJZPw9kZ5QicBNj3WZVzeq6-94uqQs4me

<낮에도 예쁘지만 밤에도 예뻐요>
https://youtu.be/0Q3OuwH4w0s?list=PLJZPw9kZ5QicBNj3WZVzeq6-94uqQs4me



글. 이혜민 사진. 김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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