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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민중항쟁, 그 역사를 되살려내다
작성일
2018-08-0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983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지켜낸 민중항쟁, 그 역사를 되살려내다 - 4·3사건 제주도 사람들이 아니면 ‘4·3사건’을 잘 모르는 것이 현실이다.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하 ‘4·3특별법’)에 따르면 4·3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이다. 01, 02. 북촌너븐숭이의 정비 전, 정비 후의 모습 ⓒ제주특별자치도 4·3지원과 03. 섯알오름 학살터의 정비 전 모습. 섯알오름 학살터는 일본군이 1944년 말부터 대정읍 ‘알뜨르’ 지역을 군사요새화 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폭탄 창고 터이다. ⓒ한양대학교박물관 04. 섯알오름 학살터 추모비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제주4·3사건과 4·3유적지

4·3사건은 제주도민들에게는 매우 익숙하다. 소설가 현기영 선생은 1978년 소설 『순이삼촌』에서 “…이 섬 출신이거든 아무라도 붙잡고 물어보라. 필시 그의 가족 중에 누구 한 사람이, 아니면 적어도 사촌까지 중에 누구 한사람이 그 북새통에 죽었다고 말하리라.…”라고 말한 바 있는데, 이는 진실이다. 그런데도 제주도민이 아니면 4·3사건에 대해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제주도에서는 올해를 ‘4·3 70주년 2018년 제주방문의 해’로 지정하여 4·3알리기에 많은 노력을 하였다. 서울 광화문에서 ‘4·3 국민 문화제’가 열렸고,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에서 ‘4·3특별전’이 3월부터 7월까지 열렸다. 전국 20개 도시에 4·3분향소가 설치되어 그나마 이제야 4·3사건이 전국적으로 알려지고 있다는 생각이다.


4·3유적에 대한 관심은 오래되었다

4·3유적에 대한 관심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그러나 사건에 대한 진실을 찾는 과정이 먼저였고, 4·3유적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연구는 2003년이 되어서야 시작되었다. (사)제주4·3연구소가 제주도의 의뢰로 용역을 하였고, 그 결과 2003년부터 2004년에 걸쳐 『제주4·3유적』 1, 2권이 발간되었다. 이 보고서는 제주도 거의 모든 전역을 조사하였는데(몇 개 마을은 조사하지 못함) 유적을 598개소로 정리하였다.

이 중 원형이 남아있는 유적은 드물고 대부분 흔적으로 남아있다. 원형을 유지하고 있는 유적으로는 4·3성 일부, 은신처(대부분 자연 동굴), 주둔소, 집단묘지, 비석 등이다. 잃어버린 마을은 4·3당시 주민들이 살았던 마을이지만 4·3사건 이후 사라져버린 마을을 말한다. 제주도의 농지 정리, 개발 붐을 거치며 지금은 마을이 있었다는 흔적도 많이 사라진 상태다. 희생터는 제주도 전역에 퍼져 있는데 유명 관광지가 거의 모두 해당된다고 보면 된다. 정방폭포, 일출봉, 함덕해수욕장, 표선해수욕장, 제주국제공항 등이 해당된다. 물론 당시 지형지물은 많이 사라진 상태이다.

용역 이후 제주도는 598개소의 유적지를 대상으로 장단기 정비계획을 수립하였다. 주요 정비대상 유적 19개소를 선정하였는데, 현재까지 4개소는 정비를 완료하였고, 11개소는 계속 정비 중이며 4개소는 향후 정비대상으로 남겨두고 있다.

이 중 완료된 유적은 소설 『순이삼촌』의 배경인 ‘북촌너븐숭이’, 중산간 마을의 4·3사건 당시 전략촌을 잘 보여주는 ‘낙선동 4·3성’, 1950년 7월 200여명 이상이 집단학살된 ‘섯알오름 학살터’ 그리고 서귀포시 성산포의 터진목 학살터이다. 지금까지 국비 49억 원, 지방비 8억 원 등 57억 원이 투입되었다. 정비 중인 11개소는 주정공장터(수용소), 곤을동(잃어버린 마을), 수악 주둔소(토벌대 주둔소), 큰넓궤(은신처, 영화 ‘지슬’의 무대) 등인데, 지방비 39억 원이 투입되었다. 아직까지 정비되지 않은 유적은 관덕정 앞 광장(과거 제주시 행정의 중심지), 관음사 주둔소, 위미리 4·3성 등이다. 이 유적들은 도심에 위치하고 있거나 훼손의 위험이 덜한 유적이다.

제주도에서는 이를 관리하기 위해 2009년 「제주특별자치도 4·3유적지 보존 및 관리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4·3유적은 ‘역사교훈여행’의 중요한 현장으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올해 4·3 70주년을 맞아 과거보다 더 많은 탐방객들이 찾고 있으며, 제주도는 이를 위해 도비 4억 원을 투입하여 정기적인 환경정비를 하고 있다. 또한 과거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마을의 4·3유적과 시간이 흘러서 훼손, 멸실 등 본래의 모습이 달라진 유적들을 2018년부터 추가로 조사하고 있다.

올해 ‘4·3의 전국화’라는 과제가 많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4·3유적을 찾고 있다. 앞으로도 4·3유적을 찾을 때, 제주와 우리나라의 역사를 돌아보고 제주도민들이 4·3사건의 아픈 역사를 극복하고 ‘평화와 인권’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 주기를 기대해본다.


글. 김용철(제주특별자치도 4·3지원과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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