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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계적 ‘자연생태공원'' DMZ (demilitarized zone, 비무장지대)
작성일
2010-06-10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5930




DMZ 세계유산으로서의 가치

DMZ를 복합유산으로 혹은 자연유산과 문화유산으로 나누어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등재해야한다는 주장이 끊임없이 제기되어오고 있다. ‘유산Heritage’이라는 말은 보전아이디어와 함께 보전되는 것에 대한 이용의 고려를 포함하기도 한다. 따라서, 유산계획을 함에 있어서는 과거의 것에 대한 평가Evaluation및 선정Selection과 해설Interpretation이 필요하다. 우수한 세계적 가치를 지니면서도 무단히 방치되어 생태계 악화, 파손, 소멸위기에 처한 전 세계의 자연유산 및 문화유산에 대한 복원, 보호 및 보전을 위하여 1972년 유네스코 정기총회에서 세계유산위원회가 출범하였다. 자연유산은 유네스코가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지정하는, 전 세계적으로 보전가치가 높은 지역을 이른다. 자연유산지역으로 지정될 수 있는 대상지역은 자연의 진화과정을 파악할 수 있는 지역, 경관이 수려한 지역, 독특한 지질학적 특징이 있는 지역, 희귀 동·식물의 서식처 등과 같은 다양한 지역들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기준들에 의해서 현재까지 전 세계적으로 176개의 자연유산이 지정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제주 화산섬 및 용암동굴이 세계자연유산으로 유일하게 지정되어 있다. 유네스코 자연유산지역 지정 기준을 이용하여 DMZ 지역을 평가해 보면 <표 1>에서 제시된 지역들이 가치가 있다는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


 

DMZ 생태지역의 특이성 및 다양성

특히, 이 기준 중에서 DMZ는 생물다양성 기준을 충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생물다양성에 대한 전 세계적인 관심과 함께 자연보전이 정치적인 의제로 등장했다. ‘생물다양성’이라는 용어는 여러 가지로 다르게 해석되지만, 대부분 같은 것, 즉, ‘지구상의 다양한 생명The Variety of Life on the Earth’을 의미한다. 생물다양성 정책은 두 가지 주요 형태를 취한다. 첫째는 특정 동·식물종의 보호이며, 둘째는 보전입지의 지정과 보호정책이다. DMZ의 생물다양성은 크게 생태지역의 다양성, 생태계 또는 서식처 다양성 그리고 종다양성으로 구분할 수 있다. DMZ의 생태지역은 지형과 식생, 수계를 고려해 서부-파주생태지역, 중부-철원생태지역, 동부-고성생태지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서식처 다양성에 있어서 DMZ는 동부에서 서부로 갈수록 험한 산맥에서 평지로 변한다. 이 지역에 영향을 주는 강과 작은 호수는 서해로 흐르는 사천강, 임진강, 한탄강, 북한강과 동해로 흐르는 남강을 중심으로 만들어지고 유지되고 있다. 이런 특성으로 산림생태계와 덤불생태계, 초지생태계, 그리고 홍수범람습지, 강변습지, 산계곡습지, 묵논습지 등 다양한 습지생태계가 발달했다. 종다양성 측면에서는 60년 가까이 사람의 접근이 차단돼 동·식물이 자연적으로 생태계를 이루며 생물다양성이 높은 지역이다. 현재까지 조사한 바에 따르면 DMZ에는 2,000여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며, 81종의 멸종위기종과 보호종이 존재한다. 또 DMZ는 여러 가지 야생생물의 멸종을 막아주는 주요 서식처다. 멧돼지, 산양, 고라니와 같은 야생동물에게 생존과 번식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할 뿐 아니라 그들의 진화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DMZ에는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에 등재된 수달과 고라니, 두루미, 파랑새, 원앙, 독수리, 저어새, 맹꽁이, 꼬마잠자리 등도 발견된다.

몇 년 전 정부는 설악산을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기 위해 신청서류를 유네스코에 제출한 바 있다. 그러나 설악산만으로는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자격에 미달한다는 국제전문가의 평가가 내려지자 그 요청을 철회했다. 그 전문가는 "금강산과 설악산을 연계하면 자격이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개발논리에 묻혀서인지 현재까지 설악산과 금강산 일대를 연계해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하려는 움직임은 가시화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금강산 자연유산지역 지정에 대한 제안이 금강산 관광종합개발계획의 수립에 참여한 세계관광기구WTO에서 나와 주목을 끌은 바 있다. 설악산에서 DMZ를 거쳐 금강산에 이르는 지역을 합할 경우 세계자연유산으로서의 요건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지역들은 한반도 백두대간의 허리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국토 생태 녹지축의 중추기능을 맡고 있기도 하다. 산양을 비롯한 희귀 동물이 서식하고 있으며, 기암절벽 등 독특한 지질학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계절이 변화하는 수려한 경관은 세계인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특히 이곳 DMZ에는 지난 57년간 인간의 간섭 없이 형성돼 온 여러 유형의 습지와 사구가 있다. 생물학적 형성과정의 측면에서 학술적 가치가 대단히 높게 평가되는 것들이다. 자연보호, 지속가능한 토지이용 및 지역경제, 생태관광 실현을 위한 모델지역이 될 수 있는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DMZ 남과 북의 협력 하 관리체제 마련 시급



우리는 왜 우리의 좋은 자연자원을 더 현명하게 관리하지 못하는 것일까. 자연은 한번 파괴되면 완전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현행 제도 속에서 비록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친다고 하지만 광역적인 보전 위주의 환경친화적 토지이용 계획이 사전에 수립되지 않을 경우 자연유산 지정대상으로서의 자격을 갖추지 못하게 될 위험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부문별·지역별 계획에 앞서 설악산-DMZ-금강산을 통합하는 밑그림이 될 환경·생태·관리계획을 국토환경 보전계획의 일환으로 시급히 수립하기 바란다. 세계적 ‘자연생태공원’으로서 DMZ를 관리하기 위한 몇 가지 실행과제를 제시해보면 다음과 같다. DMZ 자연유산 관련 연구수행, DMZ 자연유산 대상지역 해설자료 발간 및 세미나 개최, DMZ 생태문화유산가치를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사업 전개, 자연유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목록 등재를 위한 신청서 작성 및 제출, 지정을 위한 국제협력 및 공조사업의 전개가 그것이다. 더 늦기 전에 세계자연유산의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관리체제를 갖추고, 남북 협력 하에 신청절차를 밟아 나가도록 해야 한다. 가칭‘설악산-DMZ-금강산 자연유산’지정을 통해 우리 한반도가 가지고 있는 자연자산의 가치를 전 세계인에게 알리고 인정받아야 한다.





글·사진 | 김귀곤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DMZ 평화·생태포럼협의회 공동의장  
사진제공·문화재청, 연합콘텐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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