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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역사적 가치와 미래 시간의 공존
작성일
2017-07-04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563

 역사적 가치와 미래 시간의 공존 - 등록문화재 제41호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현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일제강점기에 경상도청으로 사용했던 건물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의 역할을 했다. 식민지와 전쟁이란 아픈 역사의 순간을 함께한 등록문화재 제41호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는 현재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으로서 다양한 유물을 보관하고 전시하며, 역사와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외관

경남도청에서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로

부산의 원도심인 서구 부용동 2가 16번지 일대 4필지와 부민동 1가 외 12필지의 대지에 있는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는 일제강점기 당시 경남도청 청사로 사용했던 공공건축물이다.

조선총독부가 진주에 소재하고 있던 경남도청을 부산으로 이전한 이유는 부산이 유일한 항만 관문일 뿐 아니라 교통의 중심지이며, 산업·교육·문화 등의 시설이 발달한 도시였기 때문이다. 오직 일본인들의 편의를 위해 도청을 부산으로 옮기고자 한 것이다. 이에 진주지역에서 강한 반발이 일었다. 무리한 이전계획으로 공공청사를 건립하기에 시간이 부족했던 조선총독부는 1923년부터 부산자혜병원으로 공사를 하고 있던 건물을 전용해 경상남도 도청사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2년 후인 1925년에야 도청사를 준공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1950년 8월 18일부터 1953년 10월 27일까지 부산은 임시수도의 역할을 했다. 서울로 환도할 때까지 임시수도였던 부산은 당시 경남도청의 본관을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로, 상무관은 국회의사당으로, 경찰국은 군·경 합동 작전사령부로 사용했다. 도지사의 관사였던 현재 임시수도 기념관은 대통령 관저로 이용했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 내부 구조 및 전시실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으로 재탄생

전쟁이 끝난 후 다시 경남도청으로의 기능을 회복한 구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는 1983년 7월 경남도청이 창원으로 옮겨가면서 부산지방법원 및 검찰청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하지만 2001년 9월 새로운 법조 청사 조성에 따라 일대의 부지와 건물들을 민간(학교법인 동아학숙)에 매각했다. 이를 매입한 동아대학교는 2002년 4월 이 건물을 대학의 박물관으로 활용하기 위해 구조안전 진단과 설계를 거쳐 2009년 1월부터 공사에 착수했다. 그렇게 약 7년여의 세월이 지나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이 완성됐다.

1925년 당시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의 최초 평면은 ‘山’ 자형이었으나 1차 증축(측면 일부), 1940년대 후면부 2차 증축으로 ‘ㅁ’ 자의 평면을 띄게 됐다. 그 후 1973년 중정(中庭: 건물 사이에 있는 마당) 강당의 증축으로 ‘日’자형의 건물이 됐다. 정면 포치형식의 주 출입구가 돌출되어 있으며 양측 2개의 보조 출입구가 대칭을 이루고 있다.

구 경남도청사는 붉은 벽돌로 건립된 의양풍건축(擬洋風建築: 서양의 건물을 흉내내는 것으로, 일본 전통 건축공법에 서양의 장식미가 합쳐진 건축) 양식으로 목조 트러스에 의한 일식 기와와 지붕, 중앙부 첨탑을 가진 전형적인 공공건축물이다. 하지만 수차례의 증축공사로 인해 구조적 문제와 내구성에 많은 문제를 안고 있었으며, 특히 같은 붉은 벽돌임에도 불구하고 전면부의 외장 재료와 증축 부분은 재질 및 강도 등에서 많은 차이가 있었다.

이와 같은 조적조 건물이 갖는 구조적 한계와 무계획적인 증축으로 인해 박물관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유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했다. 박물관 건물로서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구조적으로 부실한 일부 부분을 철거하고 최초의 ‘山’ 자형 평면으로 복원공사를 실시했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역사의 공간

지난 80여 년의 시간을 통해 확보한 역사적 가치를 유지하는 동시에 박물관으로서 미래시간을 담는 안전한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두 가지의 원칙(Regeneration of trace & Conversion and Palimpsest)을 갖고 동아대학교 석당박물관을 복원했다. 먼저 구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 건물이 가진 시간의 흔적을 발굴하고 이를 남기기 위한 건물 외관 복원, 조적벽체의 보수 및 보강작업이 진행됐다. 식민지 시대의 고통과 전쟁의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흔적인 지하 공간들은 수장고와 전시공간으로 활용했으며, 수차례의 증축과 변경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옥탑 공간을 복원해 구 부산 임시수도 정부청사의 역사를 전달하는 전시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무엇보다 박물관으로서의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진 보강구조를 도입하고 내구성을 고려한 새로운 재료들로 내부공간을 구성했다. 취약한 기존 조적벽체가 구조기능을 수행한다 하더라도 박물관이 가져야 할 내구성 확보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공학기술(조적+철골조 보강)을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특히, 자연적(지진)·인위적(화재, 도난) 재해로부터 유물을 보호하기 위한 첨단안전장치 등을 갖췄으며, 건물의 역사성을 해치지 않도록 전시장 내 건축 흔적들을 독립적인 구조물 형태로 전시하고 있다.

 

글‧김기수(동아대학교 건축학과 교수/ 문화재전문위원-근대문화재분과) 사진‧이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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