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충무공의 정신과 얼을 기리다
- 작성일
- 2017-04-04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2415
우리가 사랑하는 명장, 이순신을 기리다
봄의 기운이 만연한 4월,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할 영웅 ‘충무공 이순신’을 기억하기 위해 한자리에 모인다. 역사적 실존인물을 주제로 축제를 여는 경우는 흔치 않으나, ‘아산성웅이순신축제’는 명장에 대한 애국정신과 충효정신을 기리고자 아산시와 아산문화재단이 주최가 되어 매년 열리고 있다.
1961년 온양문화제란 이름으로 개최되던 행사가 2004년부터 아산성웅이순신축제로 명칭을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1990년대 들어 행사 규모가 점차 작아지면서 기념일로만 유지해오던 것을 1998년 충무공 순국 400돌을 맞아 다시금 활성화됐다. 충무공 탄신일에 축제의 서막을 열고 이순신 장군이 걸어온 삶의 궤적을 밟아볼 수 있는 프로그램과 다채로운 체험 행사를 준비해,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도 함께 어울리는 지방문화축제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아산시뿐만 아니라 축제를 앞두고 서울시 세종로에 위치한 이순신 장군의 동상 앞에서 친수식(親水式)을 열어 먼지 등을 청소하는 시간을 가지며, 이순신학술세미나를 열어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역사를 탐구하는 자리도 마련한다.
수많은 해전(海戰)에서 나라를 위해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고, 열세한 상황 속에서도 고도의 전략으로 지혜롭게 승리를 이끈 명장 이순신. 화려한 승전보의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책임감을 다했던 그의 모습은 42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한다. 그렇기 때문에 21세기 신뢰의 리더십을 이야기할 때 이순신의 이름은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명량해전을 나가기 하루 전, 이순신 장군이 써내려간 ‘필사즉생 필생즉사(必死則生 必生則死)’란 휘호는 그의 용맹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반드시 죽고자 하면 살 것이요, 반드시 살고자하면 죽을 것이다’란 의미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을 전하고 있어, 자신의 단호한 결단력을 빗댈 때 언급하는 관용적인 표현이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난중일기>에는 그의 효심과 가족에 대한 애정, 절제된 감정 등 용감한 명장의 이면에 담긴 인간적인 면모가 드러나, 대중들이 이순신이란 인물을 더욱 친근하게 느끼게 하는 스토리텔링이 되어주었다. 이렇듯 ‘왜 이순신이어야만 하는가?’란 물음의 답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역사와 흥겨움이 함께하는 축제의 장!
최근 몇 년간 AI와 구제역 확산, 국가적 재난 등으로 아산성웅이순신축제는 취소되거나 축소 운영됐다. 하지만 2017년에는 충무공 탄신일인 4월 28일부터 3일간 정상적으로 개최되는 것은 물론 새로운 내용으로 구성을 보강해 더욱 차별화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축제의 주제와 그에 맞는 프로그램은 해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다. 2003년에는 ‘찬란한 영웅(Amazing HERO)’을 주제로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소년-청년-명장-성웅으로 구성하여 교육문화 축제의 가능성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기도 했으며 2005년에는 승마와 활쏘기 체험, 거북선 경주대회, 세계 4대 해전 비교전, 전투에 사용됐던 깃발을 재현한 ‘호국 전승깃발대행진’ 등 다른 축제에서는 볼 수 없는 정체성을 담았다.
올해 축제는 흥겨움을 더하고, 역사를 전달하는 방식에 있어서는 문턱을 낮추는 변화를 꾀했다. 축제 기간 동안 시내에서는 지역 예술인과 예술단체가 곳곳에서 거리공연을 펼치고, 전통 놀이를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설치했다. 옛거리 마당에는 포졸, 지게꾼, 무사 등 연기자들을 배치해 조선시대를 실감 나게 재현하고자 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은 이순신 장군이 급제해 등용됐던 조선시대 무관 임용시험을 보여주는 ‘무과 재연’ 퍼포먼스일 것이다. 어디서도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검술시연과 마상무예는 충무공의 기백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볼 좋은 기회이다.
축제는 다같이 어울려야 즐거운 법이다. 4월 29일부터 30일까지 이틀간 진행되는 ‘온천수(水) 난장’은 아산의 명물인 온천과 이순신의 해전을 접목한 이벤트이다. 누구든 참가할 수 있으며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물총놀이에 흠뻑 젖어드는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번 아산성웅이순신축제의 눈에 띄는 점은 충무공 정신을 배우고 공유할 수 있도록 ‘이야기 콘서트’를 기획한 것이다. 충무공이 보여준 애국, 애민, 충효 등을 현재의 사회상과 접목해 이야기를 구성하여 전 연령층이 함께 소통하는 장을 연다. 시민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이야기 콘서트의 진행은 입담꾼 김제동이 나선다. 이순신 장군의 승전 퍼레이드부터 젊은 세대의 호응을 이끌 공연도 펼쳐져 충무공에 대한 얼을 기리면서도, 축제 자체가 지녀야 할 ‘신명’도 놓치지 않을 작정이다.
글‧최은서 사진‧아산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