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트위터 페이스북
제목
우리가 지켜야 할 바다의 자연유산 독도
작성일
2008-10-0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802



국토의 삼면을 바다에 접한 우리나라는 독특하고 아름다운 해안 지형이 많으며, 다양한 해양 생태계와 자연현상도 매우 특징적이다. 긴 해안을 따라 펼쳐진 아름다운 경관과 타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희귀성을 간직하고 있는 우리 바다의 자연유산을 소개한다. 한반도의 동쪽과 서쪽 그리고 남쪽 해안은 그 생성 원인과 지형적 특징이 다를 뿐만 아니라 조석潮汐 환경도 큰 차이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간만干滿의 차이를 보면 동해안은 평균조차潮差 2m 이내의 소조차 환경인데 비해, 남해안은 2~4m의 중조차 환경이고, 서해안은 4미터 이상의 대조차 환경이다. 이에 따라 서해안을 따라서 갯벌이 넓게 발달해 있다. 반면, 동해안에는 해빈이 연이어 나타나는 등 서로 다른 해안의 모습을 보여준다. 바다의 특징 또한 서로 다르다. 서해(황해)는 평균수심 44m에 불과한 얕은 바다인 반면, 동해는 평균수심이 1000m가 넘고 가장 깊은 곳은 수심이 4000m 가까이 되는 깊은 바다이다. 약 2만 년 전 빙하가 크게 확장되었을 때 서해의 대부분은 육지였고, 한반도와 일본이 육지로 연결되어 동해는 태평양과 분리된 커다란 호수와 같았다. 그래서 옛날 한반도에 살던 우리 조상들은 강만 건너면 중국 대륙으로 직접 건너갈 수 있었을 것이고, 일본으로도 걸어서 이동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 옛날 물가를 거닐던 우리 선조의 발자국이 제주도 남쪽 해안에 화석으로 발견되어(천연기념물 제464호 제주사람 발자국과 동물발자국 화석산지) 과거와 현재의 바다를 이어주고 있다. [b]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아름다운 우리의 해안[/b]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이 상승하였고, 과거의 해안평야와 하천계곡들이 물에 잠김에 따라 서해와 남해에는 수많은 섬과 만灣이 산재하는 복잡하고 긴 해안선이 형성되었다. 그 긴 해안을 따라 아름답고 학술적 가치가 높은 지형이나 암석, 광물, 생물군집 등이 다양하게 발달해 있다. 해안의 자연유산 중 일부는 빼어나게 아름다운 경관이나 다른 곳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성을 가지고 있다. 아울러 자연의 과거와 현재에 관련된 중요한 학술적 정보를 내포한다. 이들을 잘 가꾸고 보존하는 것은 후손들에 대한 우리의 의무이다. 해안 지형으로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것은 백령도의 사곶사빈(제391호)과 남포리콩돌해안(제392호)을 비롯하여 인천의 강화갯벌및저어새번식지(제419호), 태안의 신두리해안사구(제431호), 강릉의 정동진해안단구(제437호), 제주의 우도홍조단괴해빈(제438호)과 중문·대포해안주상절리대(제443호) 등이 있다. 아울러 점박이물범(제331호)이나 제주 연안의 연산호군락(제442호), 울산의 쇠고래(극경)회유해면(제126호) 등과 같이 특별한 관리가 요구되는 해양생물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보호된다. 또한 홍도(제170호)와 독도(제336호) 그리고 제주의 문섬·범섬(제421호), 차귀도(제422호), 마라도(제423호) 등의 섬은 전체가 천연보호구역으로 설정된 천연기념물이다. 또한 예부터 절경으로 소문난 많은 해안이 명승으로 지정되었다. 명승으로 지정된 곳으로는, 거제의 해금강(제2호), 백령도의 두무진(제8호), 진도의 바닷길(제9호), 부안의 채석강·적벽강일원(제13호), 부산의 영도태종대(제17호)와 오륙도(제24호), 그리고 갈대밭으로 유명한 순천만(제41호) 등이 그것이다. 흔히 ‘아는 만큼 보인다’고 말한다. 천연기념물을 지정하는 일차적 목적은 물론 중요한 자연유산을 잘 관리하고 보존하여 미래 세대들에게 이를 온전히 물려주는 데 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 지정이 갖는 또 다른 중요한 의미는 해당 자연유산의 가치를 알려줌으로써 그것을 충실히 즐길 수 있게 하고, 또 그를 통해 그 자연유산을 소중히 다루려는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데 있을 것이다. [b]아는 만큼 보이고, 알아야 지킨다![/b]

서해 5도 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위치해 황해도 장산곶에서 불과 17㎞정도 떨어진 백령도는 가히 자연유산의 보고라 할 만한 섬이다. ‘사곶사빈’과 ‘콩돌해안’ 외에도 천연기념물 제393호로 지정된 ‘옹진 백령도 진촌리 감람암포획현무암 분포지’가 있고, ‘옹진 백령도 두무진’ 해안은 명승 제8호로 지정되어 있다. 수년 전 필자가 백령도에 들렀을 때의 일이다. 인천에서 쾌속선으로 꼬박 4시간 반을 달려 도착한 백령도는 기대했던 대로 아름다웠고, 특히 콩돌해안에서는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해당화가 무리를 이루어 붉게 핀 후안後岸을 배경으로 지름 1~5㎝의 동글동글한 자갈들이 가득 채워진 긴 해빈은 내가 이제까지 본 어느 자갈해빈과도 비교할 수 없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자갈의 대부분이 암석 중 가장 단단하다는 규암硅岩인 것을 보았을 때, 수 천 년 이상의 긴 세월에 걸쳐 이들을 골고루 동그랗게 만들었을 파도의 작용에 경이로움을 느꼈다. 그러나 우리를 안내했던, 백령도가 고향이라던 관광안내원의 말은 충격적이었다. 콩돌해안이 1997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 전에는 주민들이 그 자갈들의 소중함을 별로 인식하지 못했고, 80년대에는 심지어 그 중 조그맣고 예쁜 자갈들만을 골라 어항이나 수족관 장식용으로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었다고 한다. 세상에,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자연의 예술작품인 이 고운 규암질 콩돌을 헐값으로 일본에 팔아 넘겼다니! ‘아는 만큼 보인다’를 넘어 ‘알아야 지킨다’는 사실을 절감하는 순간이었다. 백령도의 또 다른 천연기념물인 사곶사빈에서의 일이다. 해안을 따라 평평하게 2㎞가량 펼쳐진 석영질 고운모래가 워낙 단단해서 천연비행장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실제로 6·25 전시에는 유엔군이 비행장으로 이용) 이 해빈에 얼마 전부터 부분적으로 뻘이 쌓이기 시작한다고 했다. 관광안내원은 그 현상이 주변의 소택지를 매립한 이후부터 나타났다며, 매립과 뻘 퇴적의 관련성을 넌지시 암시했다. 뻘 퇴적이 실제로 매립과 관련되었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지만, 매립공사를 하기 전에 인근의 천연기념물을 비롯한 자연환경에 미칠 영향을 철저히 연구하는 사회 분위기가 매우 아쉬웠다. [b]동해 연구의 기반, 독도[/b]

소중한 자연유산에 변화를 초래하는 행위를 하기 전에 우리는 아주 신중히 그러한 행위의 필요성과 타당성을 검토해야만 한다. 최근 국가적 관심이 뜨거워진 독도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독도는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우리의 영토이며, 그곳에 우리의 주민이 거주하고 우리 경찰이 경비하고 있다. 독도는 동해에 솟아있는 망루와 같은 섬이다. 동해는 작지만 대양의 특성을 갖는 바다이며, 전 지구적 기후변화가 해양에 미칠 영향을 미리 보여줄 수 있는 바다이다. 동해는 강을 통한 영양물질의 유입이 극히 적은데도 불구하고 생물의 생산성은 매우 높으며, 심층수의 용존산소 농도도 대양에 비해 월등히 높은 특이성을 나타낸다. 그러나 동해의 특성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현재 매우 불충분한 상태이다. 만일 우리가 독도를 기반으로 동해를 연구하고, 이를 통해 해양환경과 생태계에 대한 지식을 높임으로써 인류에 기여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우리땅 독도’의 홍보는 없으리라 생각해본다. ▶글·사진_ 이창복 문화재위원,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사진_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 이은영

만족도조사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만족도조사선택 확인
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페이지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