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요즘 문화재청에서는 - 문화재종합병원 설립
- 작성일
- 2005-09-29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3282
국내 문화유산 중에는 기술부족 등의 이유로 제대로 보존처리를 못해 원형 회복이 어려운 국보급 유물이 적지 않다. 현재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된 국보 151호 ‘조선왕조실록’중 한지에 밀납이 도포된 책들이 복원이 쉽지 않은 대표적 사례다. ‘태종실록’부터 ‘명종실록’까지 614책 중 415책이 밀랍본인데, 이중 131책이 밀랍 경화로 얼룩이 지고 한지가 떨어져나가거나 들러붙는 등 훼손이 심각한 상태며 ‘세종실록’ 역시 154책 중 86책이 밀랍으로 심하게 손상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에서 밀랍제거 실험을 하고 있지만 유물에 미칠 영향 등을 감안할 때 당장 섣부른 조치를 취할 수 없는 상황이다. |
이에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는 국토개발로 인한 출토유물의 증가 및 환경오염으로 문화재가 손상되는 등 국가가 중점 관리해야 되는 문화재가 증가함에 따라 훼손으로부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우리 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서 2005년∼2008년(4년간)에 걸쳐 문화재 보존처리 및 치료약제 개발 등의 종합기능을 수행할 ‘문화재종합병원’설립을 추진 중에 있다.
먼저 기본계획 수립 및 타당성 조사를 위해서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원장 이영욱)에서는 프랑스 박물관연합연구복원센터(C2RMF)와 이탈리아 문화재복원중앙연구소(ICR) 등 문화재보존처리 및 연구기능을 수행하는 국내외 연구기관의 기능과 운영 실태를 조사하고 국내 문화재행정가, 전문가, 일반인 등 300여명에 대한 의견수렴을 실시하여 문화재종합병원의 역할과 운영방향 등을 설정하였다. 또한 문화재종합병원의 기능 및 역할, 조직 및 운영, 기대효과, 설립 시 고려되어야 할 사항을 중심으로 향후 문화재보존체계 및 연구개발방향, 다른 문화재보존처리전문기관과의 연계 발전방향 등을 심도 있게 토론하기 위해서 각계 전문가를 모시고 ‘문화재종합병원 설립 기본계획 공청회’를 7월 13일 대전 대덕컨벤션센터에서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러한 기본계획 수립을 통해서 문화재종합병원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250억 예산을 들여 현 대전시 유성구 문지동 국립문화재연구소 청사 옆에 실험실, 처리실, 수장고를 포함한 지하1층, 지상4층의 연건평 8,300㎡ 규모의 문화재종합병원을 지을 계획이다. 또한 올해 하반기부터 금속유물과 도·토기 유물에 대한 보존처리를 부분적으로 시범 실시하고, 향후 보존과학연구실과 복원기술실, 무기유물실, 유기유물실, 모형복원실로 조직을 구성하고 레이저 세척기, CT 촬영기 등 200여종의 각종 기자재가 완비되는 2008년부터 본격적인 보존처리 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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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개원과 더불어 지류, 섬유, 금속, 목재, 도·토기 등 25개의 전문처리 분야에 대해서 출토 금속유물 보존처리 5,000점, 도·토기와 유리 200건, 석조유물 45건, 벽화유물 16건, 목재 150건, 지류·회화유물 160건 등 비지정문화재를 포함하여 전국단위의 문화재를 과학적으로 보존·복원하기 위한 국립 문화재 수리·복원 전문기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보존처리 비용은 처리대상별 차등제를 실시하여 수익자 부담원칙으로 하되 개인 소장가들에게는 재료비 등의 최소한의 경비만 부담하도록 할 계획이다.
문화재종합병원설립을 계기로 전문조직 및 인력과 첨단기술에 의한 국가차원의 전문 문화재 진단·치료·복원시스템이 구축되고, 더 나아가 이와 관련된 분야가 새로운 학문 및 산업으로 활성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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