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특집 - 문화재와 함께 하는 알찬 여름휴가(2)
- 작성일
- 2005-07-05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3562
선인의 지혜와 시간의 흔적 속에서 찾아내는 의미있는 휴식
답사전문가가 추천하는 여름휴가지
신라 헌안왕 3년에 창건된 청암사는 이후 정혜스님으로부터 고산, 우룡, 강고봉 등 이름난 승려들을 배출했으며 지금도 백여 명이 강원에서 용맹정진 중이다. 청암사 다층석탑 아래에서 잠깐 보광전 지붕의 물매를 살피는데 어디서 조곤조곤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문득 고개를 돌리니 스님 몇 분이 사경(목판의 경전을 종이에 찍어 옮기는 일)을 하려는지 먹을 갈고 종이와 목판을 챙기고 계신다. 보광전 앞뜰을 나서 맞은 편 언덕 위 극락전으로 향하는 길에 돌아서 본 보광전 청기와가 앳된 비구니의 푸른 머리보다도 푸르다. 청암사를 지나 수도암으로 가는 길은 흙길이 아닌 시멘트 포장길이라 발목이 쓰리고 숨이 턱에 차오른다. 수도암 절터를 발견한 도선국사는 그 터가 너무 좋은 나머지 사흘밤낮을 춤추었다고 한다. 요사채 앞뜰, 끊임없이 물이 쏟아져 나와 석조를 가득 채우고 철철 넘치는 그 냉기가 올라와서인지 언뜻 한기마저 느껴진다. 자그마한 암자에 이렇듯 많은 보물이 있는 곳은 드문데, 탑의 탑신에 돋을새김된 여래좌상이 한없이 단정하다. 대적광전을 들여다보니 통일신라의 돌부처가 우람한 형체로 앉아 있고, 바로 옆 약광전을 살피니 고려 초의 부처가 다소 움츠린 자세로 고개를 내밀며 물 한 바가지를 권하는 듯하다. 어느새 건너편 산줄기로 길게 산그늘이 드리우는데, 약광전 처마에서 떨어져 들리는 풍경소리가 맑디 맑다. 추천인/강충관(해설사, 018-542-5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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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실상사 일대
골짜기마다 무수한 사연과 역사를 담고 있는 지리산에서 가볼 만한 곳이 뱀사골계곡이다.또 하나는 보광전 구석에 모셔져 아침 저녁으로 울리는 작은 동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동종과 다를 것이 없지만, 밑면을 자세히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도가 나란히 그려져 있는데, 스님들이 조석 예불 때마다 이 종을 치게 되면 일본의 침략적인 성정이 가라앉고 우리나라의 기운이 승하게 된다고 한다. <도선비기>에 보면 실상사가 흥해야 우리나라가 흥하게 된다고 하였다니, 실상사를 찾아가 한일관계를 다시금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약수암의 아미타 목각탱화와 백장암의 3층 석탑(국보 10호)도 함께 돌아보는 것이 좋다.
경부고속도로-남대전에서 대진고속도로(무주·진주 방향)-함양에서 88고속도로-88고속도로 지리산 인월IC로 들어옴-실상사 방향-뱀사골 |
경기도의 훌륭한 답사코스, 파주 교통이 편리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으면서, 적은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경기도 파주 지역을 둘러보길 권한다. 파주는 여주, 안성, 강화 등과 함께 경기도에서도 훌륭한 답사코스를 가진 지역이다. 파주로의 여행은 고양시에 있는 벽제관(碧蹄館)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벽제관은 사신들이 하루를 묵어가는 객사였다. 이 곳은 임진왜란 당시 있었던 벽제관전투로도 유명하다. 평양성전투에서 승리한 이여송의 명나라 군대와 조선의 관군이 이 곳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당시 이여송이 벽제관으로 이동했던 혜음령은 지금도 용미리석불을 지나 파주로 들어가는 중요한 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
추천인 / 금창영 (역사학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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