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문화재와 함께 하는 알찬 여름휴가
- 작성일
- 2005-07-05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3073
선인의 지혜와 시간의 흔적 속에서 찾아내는 의미있는 휴식
답사전문가가 추천하는 여름휴가지
추풍령 아래 첫 동네, 김천을 찾아서 신라 헌안왕 3년에 창건된 청암사는 이후 정혜스님으로부터 고산, 우룡, 강고봉 등 이름난 승려들을 배출했으며 지금도 백여 명이 강원에서 용맹정진 중이다. 청암사 다층석탑 아래에서 잠깐 보광전 지붕의 물매를 살피는데 어디서 조곤조곤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문득 고개를 돌리니 스님 몇 분이 사경(목판의 경전을 종이에 찍어 옮기는 일)을 하려는지 먹을 갈고 종이와 목판을 챙기고 계신다. 보광전 앞뜰을 나서 맞은 편 언덕 위 극락전으로 향하는 길에 돌아서 본 보광전 청기와가 앳된 비구니의 푸른 머리보다도 푸르다. 청암사를 지나 수도암으로 가는 길은 흙길이 아닌 시멘트 포장길이라 발목이 쓰리고 숨이 턱에 차오른다. 수도암 절터를 발견한 도선국사는 그 터가 너무 좋은 나머지 사흘밤낮을 춤추었다고 한다. 요사채 앞뜰, 끊임없이 물이 쏟아져 나와 석조를 가득 채우고 철철 넘치는 그 냉기가 올라와서인지 언뜻 한기마저 느껴진다. 자그마한 암자에 이렇듯 많은 보물이 있는 곳은 드문데, 탑의 탑신에 돋을새김된 여래좌상이 한없이 단정하다. 대적광전을 들여다보니 통일신라의 돌부처가 우람한 형체로 앉아 있고, 바로 옆 약광전을 살피니 고려 초의 부처가 다소 움츠린 자세로 고개를 내밀며 물 한 바가지를 권하는 듯하다. 어느새 건너편 산줄기로 길게 산그늘이 드리우는데, 약광전 처마에서 떨어져 들리는 풍경소리가 맑디 맑다. 추천인/강충관(해설사, 018-542-5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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