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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학습동아리소개
작성일
2005-05-27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024



학창시절 유적답사 때 경주에 처음 가 보았다. 나지막이 연이어진 기와집들이 한눈에 들어온 첫인상은 그 어느 곳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특이함으로 남아 있었다. 그 후 내게 있어 경주는 ‘살고 싶은 도시’로 각인되었으며, 몇 차례 더 경주를 찾았지만 그때의 첫인상이 워낙 강했던지 지금까지도 생생하기만 하다. 아마 그것은 다른 곳과 달리 고풍스런 기와집에서 풍기는 경주만의 색깔과 인상 때문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20년이 지나 다시 찾은 이번 경주 답사에서는 오래도록 간직해 왔던 과거의 기억들을 접어야만 했다. 시내 한복판 왕릉군 주변에 기울어진 담벽과 퇴색한 기왓골, 그리고 곳곳의 빈터를 접했을 때 느끼는 황량함과 쓸쓸함은 과거의 기억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고 말았다. 경주에는 과연 어떤 속사정이 있기에 그토록 인상 깊이 남아 있던 아름다운 기억마저 접게 만들었는가. 왕릉군 주변에서 쉽게 눈에 띄는 노후주택은 ‘천년고도’의 명성과는 걸맞지 않는 속사정을 안고 있었다. 한 예로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도심고분군 주변지역에서는 땅을 팔 수가 없으며, 수세식 화장실도 만들 수가 없다고 한다. 그래서 심지어 명절이 되어도 외지에 나간 가족들이 불편함 때문에 경주를 찾아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번 경주 답사는 문화재로 인해 삶의 현장에서 그들이 어떠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보다 합리적인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이루어졌다. 예전에 자주 듣곤 했던 ‘탁상행정’이란 말이 현장을 도외시한 결과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문화재청 직원들은 앞으로도 다양한 현장을 방문할 예정이다. 문화재청 최일선의 직원들로 구성된「문화재지역주민 손실보전 방안연구회」라는 긴 이름의 학습동아리는 현장 중심의 행정을 실천해 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자발적으로 참여한 학습동아리는 매월 한 차례씩 현장을 방문하고 거기에서 수집한 조사내용을 분석하는 등 의욕적인 활동을 보이고 있어, 비록 작은 모임이지만 앞으로의 활동과 기대는 작지 않다. 김삼기 / 동산문화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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