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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 미니강좌
작성일
2005-05-26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791



윤용이/명지대 교수,도자사
<윤용이/명지대 교수,도자사>
조선시대 백자항아리들은 조선시대가 추구하던 검소하고 실용적인 유교적 시대 분위기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다. 생활상의 필요에 따른 용기(容器)로서, 각종 양념을 담는 항아리부터 쌀이나 잡곡 및 식수를 담는 용도의 크고 작은 각종 항아리들이 만들어졌다. 왕실 및 사대부들이 가장 중요시했던 제사를 위한 술을 담는 항아리와 국가가 치르는 각종의 잔치를 위한 예기(禮器)로서의 항아리도 격식을 갖추어 만들어졌다. 준항(樽缸)이라고 불리는 이러한 항아리들은 순백자·청화백자·철화백자·동화백자·상감백자 등으로 만들어졌는데, 특히 순백자와 청화백자로 많이 만들어져 사용되었다. 궁중의 각종 잔치에 쓸 술을 담는 술항아리나 꽃을 꽂는 화준(花樽)으로 쓰였으며, 조선 후기에는 사대부를 비롯하여 일반 민가에서도 준항(樽缸)이 사용되었다. 아울러 왕가의 태(胎)를 담는 데 쓰이는 태항아리도 만들어졌다. 이러한 항아리들은 그 용도에 따라 순백자·청화백자·철화백자의 항아리로 만들어졌으며, 시대에 따른 미감(美感)과 백로, 안료에 따라 여러 종류의 형태를 갖춘 항아리들이 만들어졌다. 백자항아리 형태의 변천을 보자. 15∼16세기경에는 구부(口部)가 밖으로 말리거나 안으로 오므라져 세워지고 풍만한 몸체에 넓은 굽을 지녀 안정감을 느끼게 하며, 회백색, 유백색을 띤 뛰어난 항아리가 만들어졌다. 18세기 전반에는 구부의 각이 예리하게 깎여지고 몸체가 달처럼 둥근 설백색의 달항아리가 제작되었다. 19세기에는 구부가 높이 직립되고 길쭉한 청백색의 백자항아리들이 많이 만들어졌다. 백자항아리에 있어‘달항아리’로 대표되는 18세기 전반은 우리 세계에 대한 재발견이 이루어졌던 시기로, 광주 금사리요를 중심으로 한국적 아름다움의 특색인 백자달항아리의 흰 색깔과 둥근 맛의 세계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하겠다. 금사리요지(金沙里窯址)에서는 설백색의 백자를 바탕으로 풍만하고 둥근 달항아리를 비롯한 다양한 항아리들과 굽이 높아진 각종 제기의 등장, 그리고 각과 면을 다듬은 병과 항아리의 등장과 청화(靑畵)로 간결하게 패랭이꽃, 난초, 국화, 매죽 문양이 그려진 청초한 청화백자의 제작이 이루어졌음을 알려 주고 있다. 백자항아리들은 실용적으로 잘 쓰이도록 건실하게 제작되었고 장식이나 기교가 없는 단순한 형태에 담백한 눈빛깔의 백색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바로 이러한 점들이 현대에 와서도 세계 도자 속에 조선백자만이 갖는 독특한 가치를 재인식하게 되는 원인이라고 생각된다. 지극히 평범하고 꾸밈없는 조선 백자항아리의 세계는 보면 볼수록 더욱 가까이 하고 싶게 하는 깊은 매력을 지니고 있다. 이번 전국의 소장가들이 매우 아끼는 40cm 이상의 큰 달항아리들을 모두 모아 「달항아리 특별전」을 갖고, 서로 비교하여 그 중 가장 뛰어난 달항아리들을 보물로 지정하는 작업을 하면서, 조선 백자달항아리가 갖는 특색과 아름다움을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되었다.

백자대호(白磁大壺)/국보 제262호
<백자대호(白磁大壺)/국보 제2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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