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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결함 속의 심오함
작성일
2019-05-30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819

간결함 속의 심오함

간결함 속의 심오함

우리조상은 어떤 대상이나 상황을 대할 때 흑 또는 백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이면에 숨어 있는 접점을 발견하는 열린 사고방식을 지니고 있었다. 간결함과 심오함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였다. 궁극적인 깊이는 많은 것을 덧칠할 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간결하고 단순한 것으로부터 발현된다고 여겼다. 사찰의 한구석, 세월의 이끼가 두껍게 낀 승탑은 대부분 화려하게 장식된 모습이 아니라 간결하고 소박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는 우주의 섭리와 인간 생사의 무상함이 담겨 있다. 일필휘지로 단순하게 그린 조선 중기의 화가 김명국의 <달마도> 는 끊임없이 대상을 관찰하면서 수정을 거듭해 완성하는 서양화와 확연히 다르다. 최소한의 필선으로 간략하게 그려내는 대담하고 힘찬 붓놀림은 대상의 고유한 인상을 강렬하게 전달한다. ‘앵금’으로도 불리는 전통악기 해금은 단 2줄의 현으로 되어 있지만 은은하고도 깊은 멋을 자아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 한국적인 여백의 미를 세계에 알린 백자는 또 어떤가. 단순한 형태와 색의 절제를 추구했던 조선 사람들의 소박함, 그리고 그 속에 담긴 정갈하고도 고고한 멋을 발견할 수 있다. 이렇듯 문화재 속에는 간결함을 통해 심오함을 실현했던 조상들의 삶의 태도가 담겨 있다. 본질보다 기교와 꾸밈에 기대 깊이를 실현하고자 하는 현대인들이 문화재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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