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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문화 탐방
작성일
2005-09-0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763





피서철 절정의 시기에 부산으로의 가족여행 일정이 잡혀 있었지만 도기문화센터, 왕인박사유적지, 도갑사, 구림마을 등 군침이 도는 볼거리의 유혹과 낯설고 새로운 곳에 대한 끊이지 않는 목마름 때문에 가족과의 여행을 중도하차하고 일행이 모이는 장소이자 답사지인 영암으로 향했다.
   목포 무안 나주 장흥 강진 등 남도의 여러 지역들이 마치 호위를 하는 듯 에워싼 형세에 서쪽으로는 영산강과 나주평야가 풍요롭게 펼쳐지고 동남쪽으로는 산세가 장관인 월출산이 올려다 보이는 전통과 예술의 고장 영암.

   예상 시간보다 늦게 광주터미널에 도착해 다시 영암행 버스에 올랐다. 영암에 도착하니 밤 9시, 예상대로 버스는 끊긴 상태였다. 일행과 연락을 취해 결국 낯선 곳에서의 접선(?)이 이루어졌다. 다음날 아침, 당일 도착할 일행들이 합류하기 전에 우리는 강진군에 위치한 무위사無爲寺를 둘러보기로 했다. 강진 무위사를 향해 가는 길, 바위의 거친 모서리가 마치 수묵화의 붓 자국만큼이나 힘차게 뻗어 있는 월출산이 너무나 가까이 차창 밖으로 스쳐지나간다.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움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구림마을로 돌아와 합류한 모든 일행은 영암도기문화센터에서 답사 일정을 시작하였다. 운송이 편리한 뱃길과 땔감, 질 좋은 점토 등 도기제작에 필요한 여건을 갖춘 구림은 1987년과 1996년 이화여자대학교 박물관의 발굴 작업에서 1km에 걸쳐 10여 개의 통일신라 말기 가마터가 발견됨에 따라 다른 곳보다 뒤늦게 도기의 명산지로 인정받은 곳이다. 현재 사적 338호로 지정되었으며 폐교된 학교 건물을 99년에 재조성한 뒤 도기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다.
   설명이 끝난 후, 긴 판조각을 쌓아 두드리며 이어 붙이는 타렴식 옹기의 제작 시연이 있었다. 일반 물레 성형에서 보여지는 곱고 부드러운 느낌은 없지만 투박하면서도 친근한 느낌이 그 어떤 세련됨과도 비견되어질 수 없었다.

   오후에는 최재우 옹을 모시고 구림마을의 내력과 여러 유적지를 둘러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을의 한 가운데에 시원스럽게도 자리 잡고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팔작지붕 정자인 회사정會社亭에 앉아 마을 네 개 문중(해주최씨, 낭주최씨, 창녕조씨, 함양박씨)에 전해 내려오고 있는 대동계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구림鳩林''이라는 지명의 유래에 대해서 들었다. 그런 다음 젊은이들 못지않게 걸음이 빠르신 어르신을 좇아 마을의 이곳저곳을 돌아 다녔다. 죽정서원, 국사암, 간죽정, 조종수 가옥, 그리고 영암태생으로 시, 서화와 학문에 능했으며 문장에도 뛰어나 당대 8문장으로 이름을 달렸던 고죽孤竹 최경창 선생의 소규모 전시관과 강당을 갖추고 있는 고죽관 등등... .

   늦은 오후로 접어들면서 우리는 답사의 마지막 일정인 왕인王仁박사 유적지로 향했다. 영암 태생으로 일본 아스카문화의 원조로 추앙받는 왕인박사의 유적지와 전시관을 둘러본 후, 마지막으로 왕인박사가 마셨다고 전해오는 성천聖泉을 마시는 것으로 공식 답사 일정을 마무리하였다. 1박2일간의 영암 구림마을답사는 남도의 예쁘고 단아한 정서와 전통을 다시 한 번 마음에 새기는 시간들이었다. 일반적으로 여행에서 돌아오면 그래도 집이 제일 좋다라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번 답사를 끝내고 돌아오는 길은 해질 무렵 더 뛰놀고 싶은 어린아이의 마음처럼 아쉽기만 하다. 다음 목적지는 어디지? 벌써부터 목이 마르다.

박미경 / uriul.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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