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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특집 - 한가위 명절, 종가의 차례(2)
작성일
2005-09-0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4193



유식례:종손의 헌작례 후 차례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존경의 뜻으로 몸을 굽히고 조상의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 국립문화재연구소
<유식례:종손의 헌작례 후 차례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 존경의 뜻으로 몸을 굽히고 조상의 식사가 끝나기를 기다린다. ⓒ 국립문화재연구소>

학봉 김성일1) 종가의 천신薦新으로 봉행하는 한가위 차례

한가위 보름달이 유난히도 밝게 뜨는 이곳은...

경북 안동시 서후면 금계리 금계마을에 있는 학봉 김성일 종가는 14대 종손 김시인金時寅옹이 지키고 있다. 노종손이 이끄는 학봉 종가는 1년 사시사철 제사가 끊이지 않는다. 학봉의 불천위2)와 4대 조상의 기제사, 설과 추석 차례를 받들고 한식날과 음력 9월 하정일下丁日에는 묘제를 지낸다.
   설과 추석 차례는 조상의 신주神主를 정침으로 모셔 와서 지내는 기제사와 달리 불천위와 4대 조상이 모두 모셔져 있는 사당에서 합동으로 예를 올린다. 추석 차례는 아침 9시경 제물을 진설하면서 시작된다. 신주를 모셔 놓은 북벽의 4개 감실과 동벽·서벽의 감실 앞에 각각 제상祭床3)을 마련해 놓고, 정면 중앙에는 향로와 향합을 올려놓은 향안香案을 마련한 후 절차에 따라 차례를 지낸다.
   차례 행례는 제사 절차를 읽는 창홀唱笏 없이 진행하며 기제사에 비하여 약식으로 이루어진다. 출주, 참신례, 강신례, 헌작례, 유식례, 사신례4), 철주撤酒, 철찬撤饌, 납주納主의 순서로 진행되는데 특히 헌작례는 기제사와 달리 ‘무축단헌無祝單獻’을 한다. 축문 낭독도 없고 종손이 조상 신위 앞에 차례로 잔을 올리는 것으로 끝난다. 차례는 간소한 약식제사이기 때문에 불천위 대제 때의 제수보다 차림의 가짓수도 훨씬 적고 소박하다.
   불천위 제상부터 첫줄 중앙에 시접을 중심으로 좌우에 잔반[술잔]을 놓는다. 맨 앞줄은 왼쪽으로부터 대추 밤 배 감을 배치하고 중간에 제철 과실인 사과와 포도를 올린다. 불천위 제사 때에는 조율이시 외에 호두 참외 수박 토마토 사과 땅콩 등 10가지의 과실을, 설 차례에는 포도 대신 귤을 올린다.


학봉 종택(경북 기념물 제112호) ⓒ 국립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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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봉 종택(경북 기념물 제112호) ⓒ 국립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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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봉 종택(경북 기념물 제112호) ⓒ 국립문화재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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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가 되면 우리는 너나 할 것 없이 수구초심首丘初心의 마음을 가지고 고향으로 향한다. 그러나 요즈음은 대도시에 나가있는 여러 자식들의 편리를 위해 연로한 부모님들이 역귀향逆歸鄕하여 명절을 쇠는 경우가 종종 있어 명절 문화도 시대에 따라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와중에도 조상 대대로 내려온 예법에 따라 종택宗宅 사당에서 엄숙히 봉행하는 추석 차례를 학봉 종가댁에서 볼 수 있음에 감사드릴 밖에…….


   제상의 가운데에는 메인 메뉴라 할 만한 도적都炙과 편을 놓는다. 고기를 쌓는 것을 말하는 도적은 우모린羽毛鱗의 순서대로 밑에서부터 어적[북어 고등어 방어 상어 조기] 육적[쇠고기] 계적[닭]을 쌓는다. 『예기』의 ''혈식군자血食君子''에 따라 모두 날 것을 사용한다. 편은 밑에 시루떡을 5단 괴고 그 위에 쑥송편 호박송편 흰송편 등 삼색송편을 3단 쌓는다. 송편은 기제사 때 주 메뉴가 메[飯]와 갱, 탕인데 비하여 절사節祀인 추석에 맞춰 그 시절의 특식으로 올린 것이다.
   추석 차례를 지내고 나면 바로 성묘하는 것이 일반 가정에서는 관행처럼 되어 있다. 그러나 학봉 종가에서는 기제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 5대 이상의 조상님께 별도로 날을 정해 제사를 받드는 것이 성묘라는 예법에 따라 추석 전날 가족끼리 약식으로 성묘하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송민선 / 국립문화재연구소


1)

 

학봉 김성일(1538~1593)은 자는 사순士純, 시호는 문충공. 퇴 계의 적통 제자이자, 임란 때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를 지냈다.  서애 류성룡과 함께 영남학파를 이끄는 양대 기둥이었다. 안동의 도계서원에 배향되어 있다.

2)


 

불천위란 대진代盡되어도 신주를 옮기지 않고 자손대대로 영원히 제사를 받들어 모시는 조상의 신위를 말한다. 불천위는 나라에 큰 공을 세우거나 학덕이 높아 국가에서 인정한 국불천위와 지역 유림이 발의하여 정한 향불천위[사불천위]가 있다.  여기 소개되는 학봉 선생은 국불천위이다.

3)

 

기제사는 두 분을 모두 모시되 신주를 정침으로 모셔 내어 제상을 각각 따로 하여 모든 제물을 따로 차리는 각설各設인데 반하여 차례는 여러 세대의 합동제사로 각 세대별로 하나의 제상에 제물을 함께 차린다.

4)








 

출주出主 : 신주를 사당에서 모시고 나오는 절차(기제사). 차례 때는 종손이 신주를 개독하여 제상 후면 중앙에 모시는 것을 의미함.
   참신례參神禮 : 신에게 함께 인사드리는 절차
   강신례降神禮 : 신을 강림하게 하는 절차로 신이 제례 자리에
                        참석한 것을 확인함.
   헌작례獻爵禮 : 강림한 신에게 언제 누가 무슨 사유로 제사를
                        올리게 되었는지를 고하며 술을 권하는 절차.
                        기제사의 경우 초헌례, 아헌례, 종헌례가 있다.
   유식례侑食禮 : 신에게 음식을 드시도록 권하는 절차
   사신례辭神禮 : 신을 떠나보내는 절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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