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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평생의 문화재 사랑, 그리고 조건 없는 기증
작성일
2018-06-29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1113

평생의 문화재 사랑, 그리고 조건 없는 기증 우리나라의 대표 박물관인 국립중앙박물관에 문화재를 기증해주신 기증자는 300여 명을 훌쩍 넘는다. 집안에서 소중하게 보관하던 가보를 기증하는 분부터 취미로 크고 작은 컬렉션을 이루어 기증하는 분까지, 문화재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모두 같지만 그 사연은 정말 다양하다. 이번에 소개하는 기증자 백정양 선생은 평생을 문화재와 함께 살아온 분이다. 그것이 직업이었고 삶이자, 취미였다.

조건 없는 기증, 세상에 전한 감동

선생은 1980년부터 서울 답십리에서 정명당고미술전시관을 운영하면서, (사)한국고미술협회 감정위원으로 15년(1995~2010), 동 협회의 이사로 10여 년(2000~2010) 동안 활동했다.

이미 1984년 서울시립대학교박물관의 개관을 맞아 애장품을 기증하면서 문화재 공유의 정신을 실천했던 선생에게는 비장의 컬렉션이 있었다. 바로 동경(銅鏡)이었다. 고미술상을 운영하는 그였지만 동경은 수집과 연구의 대상일 뿐 판매의 대상이 아니었다. 선생은 고려시대 동경을 주축으로 하는 동경 컬렉션을 정성껏 마련했다. 그리고 때가 되자 선생은 기증을 결심했다. 2005년 10월 서울 용산에 새로운 둥지를 트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이 동경의 새로운 보금자리가 될 터였다. 선생은 2004년 2월 고려시대 동경 등 792점을 아무런 조건 없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평생 애지중지하던 동경이 박물관 직원들의 손에 들려 정명당고미술전시관을 떠날 때 선생의 표정은 단호하고 담담했다. “힘들게 수집한 문화재들이 이제 제자리를 찾았으니,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잘 활용될 수 있다면 더 이상의 기쁨이 없겠다.”는 선생의 소회는 많은 이를 감동하게 했다.


최고의 개인 수집품, 아름다운 문화재 사랑

고려 동경이 주축을 이룬 선생의 기증품은 체계적인 기획 속에서 수집된 것으로 고려시대 금속공예의 정화를 보여주는 중요한 자료이다. 모두 414점에 이르는 동경은 대부분 고려시대의 동경이며, 조선시대 동경 5점, 일본 동경 1점(‘天下一作’柄鏡)도 포함되어 있다. 고려 동경으로는 서화쌍조문경(瑞花雙鳥文鏡), 황비창천경(煌丕昌天鏡), 용수전각문경(龍樹殿閣文鏡), 호주경(湖州鏡), 소문경(素文鏡) 등 시대를 대표하는 동경들이 망라되어 있다. 이 중 황비창천경과 용수전각문경은 대표적인 고려 독자의 동경이다. 아울러 형태면에서도 원형경(圓形鏡), 방 형경(方形鏡), 화형경(花形鏡), 능형경(稜形鏡), 규화형경(葵花形鏡), 손잡이가 달린 거울[柄鏡] 등으로 매우 다채롭다. 이처럼 다종다양한 고려 동경은 고려시대의 문화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재이다. 선생은 평생 수집하여 애장해온 문화재들이 우리 국민 모두의 자산으로 개인의 사유물이 될 수 없다는 신념으로 지속적으로 문화재를 기증하고 있다. 2007년 5월에는 고려 동전 등 300점을 기증했고, 2009년 3월에는 조선 전기의 문신 심의(沈義, 1475〜?)의 인장 9점을 기증하여, 모두 1,100여 점의 애장품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평생을 두고 체계적인 기획 속에서 이루어낸, 이 분야 최고의 개인 수집품인 백정양 동경 컬렉션을 수증한 국립중앙박물관은 기존의 소장품에 더해, 동경 관련 국내 최대 소장 기관으로서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으며, 전시와 연구 자료 확보 면에서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선생의 깊은 뜻에 다소나마 보답하고, 선생의 문화재 사랑과 나눔의 정신을 널리 알리고자, 용산에 새 청사를 마련한 이래로 줄곧 선생의 기증품을 기증문화재 전시관에서 전시하고 있다.


글. 장상훈(국립중앙박물관 전시과장) 일러스트. AM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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