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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사랑

제목
영원한 소년 ‘둘리 아빠’를 만나다
작성일
2014-12-05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4902

만화가 김수정 화백 영원한 소년 ‘둘리 아빠’를 만나다
‘요리 보고 저리 봐도, 알 수 없는 둘리~’ 한국의 대표 캐릭터를 꼽을 때 항상 첫 손에 꼽히는 ‘둘리’. 친근한 

이름의 둘리가 지구 세상에 나타난지 벌써 서른 해가 넘었다. ‘둘리 아빠’ 김수정 화백도 그만큼 나이가 들었을 

텐데, 늘 여덟 살 개구쟁이의 모습인 둘리와 같이 그 역시 환갑을 넘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여전한 젊음으로 

빼곡한 일정을 소화하는 그에게 열정은 가장 큰 자산이다.

 

얼마 전 어느 뉴스 토막이 세인들의 주목을 끌었다. 서울 도봉구 쌍문동에 ‘둘리뮤지엄’이 생긴다는 소식, 지 하철 4호선 쌍문역 이름이 둘리역과 병기하는 것을 추진한다는 소식이었다. 역이름을 함께 쓰는 것은 도봉구민 설문 조사에서 네 명 중 세 명이 찬성(73.7%)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어린 꼬마에서부터 중장년층 어른까지, 둘리는 사람들에게 이따금 추억처럼 꺼내드는 존재가 아니라 늘 곁에 있음직한 존재로 각인되고 있었던 것이다.

“둘리가 세상에 등장한 게 1983년 4월(만화잡지 <보물섬> 연재)이니까 만 30년 8개월 쯤 되네요. 이후 TV방송을 위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고 1990년대 중반에는 극장용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5년 전에는 다시 새로운 기획으로 제작되어 TV방송을 탔습니다.”

 

만화가 김수정 화백 과 캐릭터들

 

김수정 화백은 둘리를 통해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한국만화, 한국 애니메이션, 그리고 우리 문화의 자 긍심을 심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현실적으로 한국 만화와 애니메이션이라면 일단 폄하부터 하던 시절에 개성적 이고 세련된 그림과 유쾌하고 흥미진진한 에피소드로 가득한 ‘아기공룡 둘리’는 만화사상 획기적인 일대 사건이 됐다. 지금도 처음 사람들과 만났던 그 모습 그대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어쩌면 한국 토종 캐릭터 중에서 이만 한 캐릭터가 또 있을까 싶다.

‘아기공룡 둘리’가 가진 가장 큰 매력은 각 등장 캐릭터들이 가진 고유한 개성이다. 주인공 둘리는 1억만 년 전 지구에서 태어나 얼음에 갇혀 있다가 깨어난 아기공룡으로, 욕심 많고 심술도 부리는 말썽꾸러기지만 미워할 수 없는 착한 심성을 가졌다. 그런 둘리에게 매일 같이 휘둘리는 고길동은 직장에서는 만년과장으로 눈총을 받아도 아 내와 두 자녀, 천재 입양아 희동이와 깐따삐야별에서 타임머신을 타고 온 도우너와 서커스단에서 탈출한 타조 또치 등 대식구를 먹여 살리는 대단한 가장이기도 하다. 여기에 가수를 꿈꾸는 백수 마이콜과 둘리의 여자친구 공실이까 지, 그야말로 다채로운 캐릭터들이 펼치는 에피소드의 향연을 보여준다. 여기에 더하여 김 화백은 작품이 가진 문화 적인 특성에서 또 하나의 매력을 찾는다.

“아기공룡 둘리가 인기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모두가 우리 일상에서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과 비 슷했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 외국 만화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밥과 찌개를 떠먹는 주인공이라든지 흔히 보던 골목길 풍경, 우리말의 특징을 살린 대사 등 지극히 한국적인 설정들도 이유겠지요.”

김 화백은 한때 트레이드 마크였던 검고 곱스름한 파마머리가 짧은 머리가 됐고, 날씬하고 단단한 몸매를 살펴보 면 전혀 환갑을 넘긴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다. 완전히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듯이 조금씩 희끗한 머리카락이 보이긴 해도, ‘둘리 아빠’라고 불러보면 예전 TV에서 종종 봤던 싱글벙글한 웃음으로 주변을 밝고 젊은 에너지로 가득 차 게 만드는 그이다. 그런 김 화백이 갑자기 생각난 듯 반가운 소식을 전해준다.

“내년쯤에 둘리의 극장판 작품인 ‘방부제 소녀들의 지구 대침공’이 개봉될 예정입니다. 지구 온난화와 같은 환경 보호 메시지가 담겨있는데, 지구를 침공한 외계인들을 둘리와 친구들이 물리친다는 기본 줄거리에 흥미로운 여 러 이야기들을 듬뿍 넣으려고 해요.”

앞으로 작품의 배경과 이야기에 중점을 두는 작품, 성인이나 노인 대상에게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하는 김 화백. “아직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그에게 삶은 아직 열정과 꿈을 주는 소중한 기회다.

 

글 이종철 사진 김선규(문화일보) ㈜둘리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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