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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곽이 품은 길, 그곳에서 만나는 우리 역사 한양도성
작성일
2024-06-27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0

성곽이 품은 길, 그곳에서 만나는 우리 역사 한양도성 한양도성은 한성부를 빙 둘러싸고 있는 성을 일컫는다. 조선왕조 도읍지인 한성부의 경계를 표시하고 왕조의 권위를 공고히 하며 외부의 침입을 방어해 백성을 지키고자 축조된 이 성은 전체 길이가 약 18.6km에 달하며 현존하는 전 세계 도성 중 가장 오랫동안(1396~1910, 514년) 도성 기능을 수행한 곳으로 꼽힌다. 한양을 둘러싼 백악·낙산·남산(목멱산)·인왕산 구간으로 나누어진 한양도성 중 남산(목멱산) 구간을 함께 걸어보자. 01.한양도성은 역사와 세월이 켜켜이 쌓인 관광명소다. 외국인 관광객도 곳곳에 보인다.

권위를 세우고 백성을 지키다

남산 구간은 장충체육관 뒷길에서 숭례문까지 이어지는 구간이다. 서울의 중심인 남산과 그 일대는 1년 365일 수 많은 관광객과 시민이 몰려드는 장소로 이곳에 축조된 한양도성은 시기별로 축조기술과 그 안에 담긴 역사까지 엿볼 수 있어 그 의미가 남다르다. 오늘 한양도성 남산 구간을 안내해 줄 사람은 류영문 문화관광해설사이다.


“한양도성을 제대로 보기 위해서는 나뭇잎이 다 떨어진 겨울에 찾아오는 게 더 좋다. 추위는 각오해야지만 구불구불 이어지는 도성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라는 류영문 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장충체육관에서 출발해 한양도성 탐방을 시작한다.


02, 03.한양도성은 역사와 세월이 켜켜이 쌓인 관광명소다. 외국인 관광객도 곳곳에 보인다.

한양도성의 축조는 조선의 태조가 시작했다. 나라를 새롭게 세우면서 종묘와 사직, 궁궐을 짓고 도성까지 축조해 나라의 기본을 견고히 하려 했던 그가 이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백성을 동원한 것이 그 출발이었다. 지금 같은 첨단 건축기술이 없었던 그 시절, 마치 조각보를 이어 붙인 듯 모양도 크기도 제각각인 돌을 이용해 차곡차곡 쌓아 올린 성벽이 더없이 근사하다. 아래쪽에는 큰 돌이, 위쪽에는 작은 돌이 촘촘히 박혀 있어 균형미도 그만이다.


“한양도성을 축조하기 위해 부역의 의무를 진 백성들이 동원됐습니다. 도성을 구간별로 나누어서 그 지역의 백성들이 그 구간을 완성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어요. 전체 공사 구간 (총 5만 8,200척)을 600척씩 97구간으로 나누고 각 구간을 천자문 순서에 따라 이름을 붙인 뒤 군현(郡縣)별로 할당한 거죠. 세월에 풍화가 됐지만 군데군데 성벽을 자세히 보면 ‘생(生)’ 자(천자문 42번째)와 ‘곤(崑)’ 자(천자문 47번째)가 새겨진 각자성석(刻字城石)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구간의 성벽은 경상도에서 올라온 사람들이 쌓았죠.”


한양도성을 짓는 데 기간이 얼마나 걸렸을 것 같냐는 질문에 그 시절의 기술을 감안해 “5년? 10년?” 이라고 답하자 류영문 해설사가 놀라운 답변을 들려준다. “조선 태조는 1396년 음력 1~2월 49일간, 같은 해 음력 8~9월 49일간, 농번기를 피해 모두 98일 동안 전국 백성 19만 7,400여 명을 동원해 쌓았습니다. 100일이 채 안 되는 기간에 한양도성을 완공한 것이지요.” 성벽을 쌓던 백성이 다치면 그 경중에 따라 고을 수령도 벌을 받았다며 그 시대에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 존재했다고 류영문 해설사가 설명을 덧붙인다.


04.일제가 세운 조선신궁을 없애고 들어선 한양도성 유적전시관. 발굴과 해체의 흔적이 남아 있다. 05, 06.한양도성 18.6km를 완주하면 완주인증서도 받을 수 있다.

도성을 통해 본 가슴 아픈 근현대사

남산 구간에서 사람들이 많이 걷는 길 중 하나인 다산성곽길은 마을과 성벽이 나란히 붙어 있어 색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카페며 공방, 드라마 촬영지가 있어 K-드라마 팬도 많이 찾아온다. 재미있는 것은 이 구간에서 눈에 들어오는 한양도성의 모습이 시시각각 달라진다는 것이다. 


처음 축성했던 태조는 평지는 토성으로 쌓고 산지는 석성으로 쌓았다. 이후 세종 때 개축하면서 흙으로 쌓은 구간도 석성으로 바꾸었다. 또 세월이 흐름에 따라 성벽 일부가 무너져 숙종 때 대대적으로 보수·개축했는데 이때도 그 형태와 모양이 조금씩 달라졌다. 초기에는 성이 무너지지 않도록 아래쪽을 배부른 듯 풍만하게 쌓아 올렸는데 뒤로 갈수록 각 잡힌 모양새가 나타난다. 돌의 모양도 마찬가지다. 초기에 사용된 돌은 자연석에 가까운 모습인데 비해 숙종 때로 가면 그새 발달한 축조기술로 돌이 전부 두부를 자른 듯 네모반듯하게 자리 잡혀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양도성 길은 온전히 이어지지 못했다. 일제가 1925년 남산 조선신궁을 지을 때 주변 성벽을 헐어 성돌을 석재로 사용했고 광복 이후에도 도로·주택·공공건물·학교 등을 지으면서 성벽을 의도적으로 계속 훼손했던 것이다. 문화유산의 가치가 중요해지면서 복원에 힘썼으나 불가능한 경우도 많았고 시멘트를 발라 보수한 자리도 여전히 볼 수 있다.


류영문 해설사의 설명에 중간 중간 멈춰 서서 귀동냥하는 사람도 꽤 많았다. “남편은 숲길을 좋아하는데 제가 성곽길을 좋아해서 우겨 데리고 왔다. 역사와 자연을 함께 만끽할 수 있어서 이 길이 참 좋다”라는 해설사의 설명을 듣던 노부부의 이야기가 고즈넉한 한양도성과 꽤 잘 어울린다.


07.마을과 나란히 붙어 있는 한양도성 길

한양도성을 통해 우리 역사를 들여다보다

끊긴 성곽길을 아쉬워하며 B리조트 내부로 들어와 자유총연맹 건물을 통과했다. 버스를 타고 남산으로 이동하니 무성한 녹음과 탁 트인 서울시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관광명소가 된 N서울타워, 조선시대 국사당(國師堂)이 있던 팔각정, 조선시대 전국팔도에서 올리는 봉수(烽燧)의 종착점이었던 목멱산 봉수대, 잠두봉 전망대에서 보이는 서울 도심의 빌딩숲 등 유구한 전통과 근대사, 현대사의 모든 것이 한데 모여 있다.


남산에서 내려오다 보면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조선신궁, 즉 일본식 신사 자리다. 일본이 경복궁을 완전히 가리고 자신들의 지배를 공고히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했다. 일본이 패망하면서 신궁은 해체됐고, 그 자리는 현재 한양도성 유적전시관이 되었다. 성벽 유적을 전시하고 있는 이곳은 한양도성의 역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으며, 안중근 의사 기념관, 서울시교육연구정보원도 자리 잡고 있다.


일왕을 떠받들던 장소에 위풍당당한 안중근 의사의 동상과 기념관이 있으니 그 의미가 더욱 남다르게 다가온다. 세계적으로도 유례없이 오랜 기간 수도를 지키며 우리나라 역사와 그 궤를 함께해 온 한양도성. 여전히 그 가치와 의미를 담은 채 그 형태를 지키고 있는 한양도성. 이번 주말에는 그 아름다운 역사의 흔적을 따라가 보면 어떨까?


[Mini Interview]

-문화관광해설사 류영문-


01.한양도성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한양도성의 남산 구간은 역사적 부침이 가장 많았던 장소이기도 하지만 도심과 가까이 있어 시민들의 접근성이 좋은 힐링과 휴식의 공간이기도 하지요. 많은 분들께서 찾아주셨으면 좋겠어요.


02.남산 구간에서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면요?

김구 선생과 이시영 선생, 안중근 의사가 계시는 남산공원과 안중근 의사 기념관, 성곽의 다양한 형태와 마을의 아기자기한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다산성곽길을 추천해요. 국립극장 뒤쪽에 600개짜리 나무 계단은 태조 때 쌓은 성곽이 그대로 남아 있어 큰 의미가 있는 곳이죠.


03.우리의 문화유산을 소중히 여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의 역사, 전통, 문화유산을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나의 뿌리를 찾아가는 느낌은 우리에게 다른 시야, 다른 삶을 선물해 준다고 생각해요.


K-유산속으로 참여 안내! 8월호에서는 ‘민화 그리기’를 진행합니다. 고유의 색과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만드실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체험 인원: 4명 -체험 대상: 가족, 친구, 연인 등 1인 개별 신청 혹은 2인 신청 가능 -체험 일정: 7월 12일 금요일 10시 -체험 장소: 서울특별시 일원에서 진행, 참석자 별도 전달 -신청 방법: QR코드를 통한 온라인폼에 접속해 작성 -신청자 선정: 온라인폼 형식에 맞춰 작성하신 분 중 선정을 통해 참석 안내를 드립니다. (선정되신 분에게만 참석 통보) -참가비: 무료


글. 이경희 사진. 홍덕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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