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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우리나라 금속공예의 대표적인 예술품, 범종
작성일
2012-12-1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886



범종의 기원

범종의 기원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일반적인 통설로 다음의 두 가지 설이 있다. 첫째, 중국 은나라 이후에 악기의 일종으로 사용되어 왔던 고동기古銅器의 종을 본받아 오늘날 불교사원에서 볼 수 있는 범종의 조형이 비롯되었다는 설. 둘째, 고대 중국의 종이나 풍탁을 혼합한 형식이 점차 발전되어 범종을 이루게 되었다는 설이다. 


이 두 가지 설에서 공통된 점은 모두가 악기인 고대 동기의 일종인 종이라는 데에서부터 시작되어 발전되었다는 점이다. 여기서 말하는 종이라는 것은 용종(용의 무늬를 새긴 종)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용종은 중국 주나라 때에 만들어져 성행하였는데 주나라 말기인 전국시대 이후부터 다른 예기禮器와 같이 그 모습을 찾아 볼 수 없게 된 악기의 일종이다. 

이와 같은 용종을 모방하여 오늘날 우리나라의 범종의 형태가 이루어진 것이다. 불교전수 이후 어느 시대 어떠한 사찰에서도 반드시 범종을 주성하여 타종하였을 것인데 오늘날 전해지는 삼국 시대의 범종은 한 점도 없다.



범종의 형태

오늘날 고구려, 백제, 신라의 범종이 전해지지는 않으나 당시의 기록과 벽화 등 관계 자료에서 범종의 존재는 쉽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우리나라 범종의 형태는 현재 가장 오래된 범종으로 알려진 상원사 동종(국보 제36호)과 성덕대왕신종(국보 제29호) 같은 통일신라 시대 범종에서 각 부 형태를 살필 수 있는데 삼국 시대 범종도 대체로 같은 형태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것은 초기적인 삼국시대의 양식이 통일신라시대에 이르러 전형화되었던 바 그 기본적인 형태가 변형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범종의 각 부분을 보면 정상부에 용통甬筒과 용뉴鏞紐가 천판 위에 있고 종신鐘身에는 위로부터 상대上帶, 유곽乳廓, 유두乳頭, 비천飛天, 당좌撞座, 하대下帶 등이 차례로 이루어졌다. 

이 각 부분의 순서는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시대에 따라 변해지는 부분을 볼 수 있으니 고려 시대에는 종견(천판 모서리) 위에 꽃문양 장식이 붙고, 조선 시대에는 종견에 연꽃문양이 조각되며 종신에는 비천대신 보살상이 배치되고 정상부의 용통이 없어진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구비되는 각 부분은 앞에서 살펴본 내용에서 벗어나지 않으므로 정상부의 용뉴로부터 하대에 이르기까지의 순서가 곧 범종의 형태와 구성에 있어 큰 요건이 된다고 하겠다.



범종의 다양함과 연구의 중요성

범종 형태의 각부에서 보면 용뉴와 용통부의 연꽃문양, 상·하대의 당초문, 유곽 유두의 연꽃문과 당초문 및 보상화문, 당좌의 당초문과 연꽃문, 이밖에 비천상과 보살상 등 많고도 다채로운 문양과 형상이 있어 문양사 연구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대부분의 범종에는 주조와 관계된 명문이 음각 혹은 양각되어 있어 확실한 조성연대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종신 표면의 각종 문양이나 비천상, 보살상 등은 그 조성연대를 알 수 있어 다른 유물의 조성연대를 추정함에 있어 하나의 기준이 될 것이므로 더욱 중요한 것이다.

이러한 모든 점을 종합해 볼 때 범종은 대단히 귀중한 유물로 주목되며 범종의 연구는 금속공예를 연구하는 입장뿐만 아니라 한국미술사연구라는 더 큰 테두리에서 그 중요성이 강조되는 것이다.



범종의 현실과 앞으로의 과제

현재 국내에 전하는 신라종은 완전한 형태의 범종이 2구에 불과하나 일본에 건너간 신라종은 훨씬 더 많아 6구이다. 고려종인 경우 국외에 반출된 것도 많으나 국내에 있는데도 아직 조사하지 못한 것이 상당수 있으며 조선 시대의 범종에 대해서는 선대 작에 비해 조사 자체를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다.

간혹 출토되는 범종도 있으나 이보다는 산간의 사찰에 남아있음에도 아직 조사되지 않은 범종이 많이 있다. 그러므로 우선 진행해야 될 것이 전국에 흩어져 있는 한국 범종의 목록을 각 시대별로 총정리 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한다. 물론 총목록의 작성이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우선 전국을 대상으로 현지조사에 나서야 하기 때문에 전국을 답사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러나 연차적으로 실시하고 새로운 자료를 다시 보강하는 방법을 취한다면 그렇게 어렵게만 생각할 것은 아니다.

그리하여 정확한 총목록을 작성하고 이 목록을 기초로 하여 각 시대별에서도 되도록 세분된 연대별로 각 부분의 조각, 문양 등의 검토 자료를 작성하며 특히 명문의 분석 자료도 정리하는 작업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될 것으로 생각하는 바, 이것이 곧 범종연구를 통한 한국 금속공예연구의 첩경일 것이다.



글·정영호 단국대학교 석좌교수,석주선기념박물관관장 사진·문화재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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