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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시대를 초월한 청렴의 공직윤리,『목민심서』
작성일
2016-03-03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7926

정도가 깃들다. 시대를 초월한 청렴의 공직윤리, 『목민심서」검소와 청렴을 철학으로 삼았던 정약용의『목민심서』에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공직자’가 마음으로 새겨야 하는 정신이 담겨 있다. 72가지 대쪽같은 지침의 바탕에는 언제나 백성을 먼저 생각하는 ‘애민 사상’이 깃들어 있다. 21세기의 공직자들을 위한『목민심서』다시 읽기가 시작됐다

목민심서. 예술의 전당

 

목민(牧民)을 정의하다

백성 즉, ‘민(民)을 목(牧) 한다’ 했을 때의 ‘목’의 의미는 많은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한마디로 설명하기가 쉽지 않다. 다산 정약용은 그의 대저 『목민심서』의 서문에서 우선 ‘목’의 의미부터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옛날의 자료들을 검토해보면 백성을 길러주는 것을 목이라 한 것이 성현이 남긴 뜻이다”라고 설명하여 양로(養老), 양민(養民)에서처럼 노인을 보살펴주고 백성을 보살펴주는 양(養)이라는 글자와 목(牧)이라는 글자의 뜻이 같음을 말하고 있다.

『목민심서』에서 다시 강조했던 ‘목’의 의미는 어떻게 설명했을까. “토호들의 무단적 행위는 일반 백성들에게는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무섭고 두려운 존재다. 승냥이나 호랑이의 피해로부터 막아주고 그런 피해를 제거하여 어린양 같은 순한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것을 목(牧)이라 이른다”(刑典:禁暴)라고 말하여 양떼들이 승냥이나 호랑이 같은 맹수들에게 피해를 입지 않도록 그들을 보살펴주고 보호해주는 것을 ‘목’이라 한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런 일을 담당한 사람이 바로 목민관이라는 정의를 내리고 있다.

각도를 달리하여 다산은 ‘목민관이 왜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그 존재 이유를 밝히는 「원목(原牧)」이라 는 논문을 발표했다. “목민관이 백성들을 위하여 존재하는가, 아니면 백성들이 목민관을 위해서 태어난 것인가. 백성들이 곡식과 옷감을 바쳐 목민관을 섬기고, 수레와 말과 하인들을 내어 목민관을 맞아들이고 떠나보내며, 기름과 피와 진액과 골수를 다 없애서 그 목민관을 살찌우고 있으니, 백성들이 과연 목민관을 위하여 생겨난 것인가. 절대로 그렇지 않다. 목민관이 백성을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라고 말하여 목민관에 대한 정의와 함께 그존재 이유까지를 명확하게 밝힌 사람이 다산이다.

목민관들의 횡포와 탐관 행위

목민관이 탐학질을 하면 탐관(貪官)이고, 아전들이 부정한 행위를 하면 오리(汚吏)이다. 200년 전 다산이 살던 조선은 ‘탐관오리’의 나라였다. 백성을 부양하고 보살펴야 할 목민관들은 착취나 일삼고 그들이 부리는 아전들 조차 승냥이나 호랑이처럼 백성을 못살게 구는 맹수 같은 존재들이었다. “오늘날 목민관들은 오직 거두어들이는 데만 급급하고 백성을 부양할 바를 알지 못한다. 이 때문에 연약한 백성들은 여위고 시달리고, 시들고 병들어 서로 쓰러져 진구렁을 메우는데, 그들을 부양한다는 자들은 바야흐로 고운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만 살찌우고 있으니 어찌 슬프지 아니한가?”(서문)라는 비통한 탄식을 말하였다. “백성들이 곡식이나 옷감을 내어 섬기지 않으면 매질이나 몽둥이질을 하여 피를 보고서야 그칠 뿐이 아니었다”(원목(原牧))라고 말하여 직분을 잊고 탐관에만 열중하던 당시 목민관들의 실상을 여지없이 폭로하고 있었다.

『목민심서』는 이러한 역사적 현실에서 탄생하게 된다. 탐관오리들의 횡포와 착취에서 벗어나 보호하고 육성해야 할 대상인 백성들을 주체로 한, 새로운 세상을 꿈꾸는 차원에서 기획되고 저술된 책임에 분명했다.

목민관이나 아전들이 탐관오리가 될 수 있는 모든 통로를 가로막아 자신이 꿈꾸고 실현하고자 했던 깨끗하고 정직한 세상, 공(公)을 위해 온갖 장치를 마련하고 염(廉)한 공직자만이 대접받을 수 있는 공직윤리를 최대한으로 강구해낸 저작의 하나였다.

01 02 03 『목민심서』 초고본 ©예술의 전당, 다산은 오래전에 공직생활의 목표로 공렴(公廉)이라는 두 글자를 내세웠다. 公廉

 

목민심서, 공직자의 기본 윤리 ‘청렴’

다산의 대표적인 경세학의 저서는 바로 『목민심서』다. 우선 저술의 기획이 철저하고 치밀하여 목민관이나 아전들이 탐관오리가 될 수 있는 모든 통로를 가로막아 자신이 꿈꾸고 실현하고자 했던 깨끗하고 정직한 세상, 공(公)을 위해 온갖 장치를 마련하고 염(廉)한 공직자만이 대접받을 수 있는 공직윤리를 최대한으로 강구해낸 저작의 하나였다. 공직생활, 목민관 생활을 시작하는 단계인 부임(赴任)에서 벼슬을 그만두는 해관(解官)에 이르는 사이에 12편을 나열하여 편마다 6개 조항, 즉 72조항이 48권에 이르는 방대한 양으로 구성된 책이다.

12편의 본론은 율기(律己)·봉공(奉公)·애민(愛民) 세 편이고, 이전(吏典)·호전(戶典)·예전(禮典)·병전(兵典)·형전(刑典)·공전(工典) 6편은 각론에 해당된다. 행정의 실무를 나열하여 중앙정부의 6조 판서가 담당하던 각각의 임무를 아전들에게 분담하여 목민관이 총책임을 지고 행정업무를 수행하는 제도로 규정 해놓은 내용이다.

율기편의 핵심은 청심(淸心) 즉, 청렴한 마음이다. 공직자가 청렴한 마음으로 청렴결백한 행정을 펼 수 있다면 요순시대의 이상 사회를 구현해 낼 수 있다고 믿었다. 봉공편의 중심은 수법(守法) 조항이다. 공공의 안녕과 복리를 증진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법을 준수하는 일이 가장 큰 덕목이다. 불법과 비리를 자행하지 않으면 세상은 당연히 공평하고 공정하며 정의로운 세상이 되어진다. 그래서 공법(公法) 준수야말로 공직윤리의 핵심이 되는 것이다. 애민편의 핵심은 사회적 약자들을 품어 안고, 그들의 안녕과 유족한 삶을 보장해주는 일이다. 노인·유아·병자·장애인·세상에 궁한 사람들, 천재지변을 맞아 고통에 빠진 사람들, 이들을 돌봐주고 보살펴주는 일이 복지사회의 구현이자 백성들을 사랑하는 실체가 되는 것이다.

다산은 오래전에 공직생활의 목표로 공렴(公廉)이라는 두 글자를 내세웠다. 『목민심서』의 핵심 논리들이 바로 공하고 염한 세상을 구현해내자는 논리였다. 공렴 두 글자야말로 『목민심서』의 본질이자, 공직윤리의 핵심이며 바로 공직자의 기본 윤리이다.

 

글‧박석무(다산연구소 이사장, 실학박물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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