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조정의 솔로대책, 기상이변의 해법으로 여겨지다
- 작성일
- 2022-03-30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498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모든 연령에서 미혼 인구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그중에서도 30대 5명 중 2명 이상이 결혼하지 않은 것으로 집계됐다. ‘혼밥’, ‘혼술’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만큼 혼자가 익숙해진 지금이지만, 과거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직접 나서 백성들의 혼사에 관여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세종 25년(1443) 사간원(司諫院)은 임금 에게 30~40세가 되도록 혼인하지 못하는 남녀를 관에서 혼인을 시키는 법 《육전》을 언급한다.
이에 세종은 서울에서는 한성부(서울시)가, 지방에서는 감사(도지사)가 힘을 다해서 방문하고, 그들의 사촌(四寸) 이상의 친척들이 혼수를 갖추어 때를 잃지 않도록 하라고 명령한다. 성종 3년(1472)에는 임금이 ‘전국 노총각·노처녀들의 수를 파악한 뒤 혼수품을 주어 혼인시킬 것’을 지시한 기록을 찾아볼 수 있다. 그 명에 따라 전국의 25세 이상 처녀들의 가계(家計)를 조사한 뒤 가난한 자들에게는 쌀·콩 10석씩을, 사족(士族, 사대부의 친족)이 아닌 경우에는 5석씩을 혼수로 각각 지급했다. 나라에서 노총각·노처녀의 혼인을 관리하고 혼수품까지 구체적으로 마련해 준 것이다.
이 같은 조정의 솔로대책은 기상이변 및 재이(災異)의 해법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중종 30년(1535) 겨울에 천둥이 내리치고 태백(금성)이 낮에 나타나는 등 천변이 일어나자 신하들은 이를 ‘결혼하지 못한 이들의 한탄’ 때문으로 여기며 한목소리로 ‘솔로대책’을 마련했다. 이익의 〈성호사설〉에서도 ‘과년(過年)한 남녀를 결혼시키고 젊은 과부와 홀아비를 결합시키는 것’을 기우제 때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과제로 꼽았다. 남녀가 함께하고 화합하는 것이 단지 개인의 일이 아닌 나라의 평온을 위해 꼭 필요한 일로 여겨진 것이다.
무적핑크
서울대학교 디자인과 졸업. 2009년부터 2014년에 걸쳐 「실질객관동화」, 「실질객관영화」, 「경운기를 탄 왕님자」을 연재했다. 2014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조선왕조실톡」이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아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며 톡 형식과 역사 장르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그 인기로 YLAB과 함께 웹툰업계 최초 레이블 ‘핑크잼’을 세워 저스툰에 「세계사톡」을, 네이버웹툰에 「삼국지톡」을 연재하며 톡 시리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리. 편집실 일러스트. 무적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