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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디지털 감성을 입은 근대문화유산과의 만남, 선셋장항페스티벌
작성일
2012-08-14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506



미디어세대들 장항으로 가다
한때 장항읍長項邑은 여느 도시 부럽지 않은 번화한 곳이었다. 인근 군산과 장항의 항구가 번성하여 장항선을 통해 기차가 쉼 없이 물자를 날랐고 거리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지금은 지역민들의 기억 속에서, 그리고 부두와 오래된 공장을 통해서만 옛 장항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게 되었다.

장항역도 2008년 1월부터 일반여객을 태우지 않고 화물열차만 드나드는 장항화물역으로 바뀌어 일반인의 발길이 끊어졌다. 이렇듯 한적한 해안지역으로 점차 쇠퇴해 가는 듯했던 장항에 미디어세대가 모여들었다. 서울역-장항화물역 구간에 임시열차가 운행될 정도로 이들을 장항으로 이끈 것은 바로 ‘선셋장항페스티벌’. 무엇을 담아낸 축제이길래 미디어세대가 대이동을 감행한 것일까.

지역의 낡은 건물이 예술공간으로 변모된 사연
축제기간 동안 사람들의 숨겨진 감성을 일깨운 프로그램은 공장미술제다. 장항이 가진 문화자원과 융합된 새로운 방식의 콘텐츠가 지역을 예술캠프로 전환시켜 주었기 때문이다. 1930년대에 지어진 어망공장漁網工場창고와 금강중공업 창고, 그리고 미곡창고米穀倉庫에서 150여 명의 예술가들이 펼치는 다양한 작품들이 관람객의 발길을 머물게 한다. 이 중에서도 특히 미술전시 공간으로 다시태어난 미곡창고는 일제 수탈의 아픈 기억을 간직한 역사적 공간이기도 하다.

해안가에 위치한 이 목조건물은 당시의 건축양식을 온전하게 간직하고 있어 장항의 역사문화적 자산으로서 손색이 없다. 이점에 착안한 서천군舒川郡에서는 미곡창고의 문화유산적 가치에 주목하여 매입을 통한 활용을 모색했다. 노력의 결과,지역민의 삶이 담긴 낡은 공간을 예술공간으로 탈바꿈시켜 지역 근대문화유산의 활용 가능성을 찾게 되었다.

근대문화유산과 디지털의 조화
장항의 근대문화유산을 활용한 전시회는 청년작가들을 발굴하여 소개하는 장이기에 의미가 각별하다. 실험적인 예술작품을 만끽할 수 있다는 점도 축제의 매력 중 하나다. 젊은 예술인들의 감각과 근대문화유산이 만나 현대미술과 근대문화유산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축제. 문화유산을 매개로 지역민과 젊은 세대 간의 소통을 이끌어낸 선셋장항페스티벌은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으며 문화유산의 가치를 새롭게 드러내주었다. 그래서 장항 지역민에게 이 축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가 근대문화유산과 디지털의 융합을 통해 다시 태어나는 시.공간이라 할만하다.

지역의 오래된 건물에 담긴 지역민의 삶과 현 세대의 디지털 감성이 만나 펼치는 ‘선셋장항페스티벌’. 이제 장항은 근대문화유산의 활용을 위해 착안한 작은 축제를 통해 과거와 미래가 어우러져 오래 머물고 싶은 지역으로 바뀌어가고 있다.



글·류호철 안양대학교 교양대학교수 사진·김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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