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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사랑

제목
함께 나누는 혁신이야기
작성일
2006-04-03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301





첫 시작은 조심스러웠다. 공무원의 정년인 60세를 훨씬 넘긴 나이에 하루 보행거리만도 2만보나 되는 궁·능 관람안내 지도에 70대의 고령자를 채용하여 업무를 맡긴다는 것은 섣부른 모험일 수 있었다. 그러나 어른에 대한 공경심이 어느 나라보다 뛰어난 우리 한국의 정서에도 맞고 또 노인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까지 이어질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임을 확신했다. 그리하여 지난해 11월, 방동규 씨를 경복궁 관람안내 지도위원으로 채용, 시범적으로 운영한 결과 언론과 사회의 좋은 평가와 관람객의 호평에 힘입어 각 궁·능에 배치하기로 하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올해 1월 ‘70대 이상 1일 만보 이상 걸을 수 있는 체력을 가진 분’으로 제한하여 궁·능 관람안내 지도위원 채용공고가 나가자 접속건수가 수백 명에 이르고 담당부서에는 문의전화가 쇄도하였다. 시행처인 본청에서조차 놀랄 정도의 뜨거운 관심이었다. 무려 10:1이 넘는 경쟁률 속에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의 실력과 체력을 겸비한 지원자들이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열의와 성의를 가지고 시험에 임했다. 서류전형과 면접시험(외국어 능력 포함), 신체검사(하루 만보 이상 가능자)를 거쳐 마침내 총 10명(예비합격 5명)이 선발되었다. 이들의 면접을 담당한 면접위원들은 응시자들의 적극적 참여와 일에 대한 열정에 놀라움을 나타냈다. 또한 이번 일을 통해 개인적으로는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보람된 경험이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우리 사회가 고령화 시대에 소외된 노인의 삶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최종합격자들은 궁·능에 대한 역사교육을 현장답사 실시와 더불어 소관업무 소개 및 근무요령 등에 대한 지침교육 후, 지난 2월 20일부터 창경궁, 덕수궁, 종묘, 서오릉, 선정릉 관리소에 각 1명씩 임용·배치되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합격자의 연령분포는 75세 이하가 8명, 76~80세가 2명이며 전직 경력으로는 대학 학장을 포함한 교사가 3명, 경찰을 포함한 공무원 2명(3급 1명, 4급 1명), 언론사 근무자 2명, 대기업 사장을 포함한 기업인 3명이며 최종학력은 대학원 이상 4명, 대학졸업자 3명, 대학졸업 미만이 3명이다. 외국인 관람객의 안내서비스를 위한 외국어 우수자도 7명이 합격하는 등 능력 있는 고령자들이 선발된 것만큼 이들의 자부심과 일에 대한 열정 또한 대단하다.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직장을 주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좋은 일이며, 우리에게 또다시 일을 할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준 셈이죠. 이 나이에 자원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는 사실이 우리에게 더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어려운 관문을 통과한 만큼 최선을 다해보렵니다.”

업무를 수행한 지 갓 한 달을 넘긴 박세영(74세) 창경궁 관람안내 지도위원의 소감에서는 일을 다시 하게 되었다는 흡족함과 다부진 각오가 역력히 묻어난다. 70대 고령자들의 궁·능 관람안내 지도위원 운영은 비록 올해 7월까지 한시적으로 시범 운영되고 있지만 현재의 성과로 미루어 언론과 궁·능 현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 필요시에 연장 실시도 염두해 두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여 벌인 정책이 아니었지만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노인 일자리 창출에 좋은 선례를 남겼다는 데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의 문화재와 어울리는 알맞은 일을 통해 노인분들의 성취감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은 가장 큰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앞으로 문화재청은 보건복지부가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원하는 노인 일자리 창출사업에 직접 관리가 미치지 못하는 비공개 문화재 관리 분야에 고령 인력을 활용하는 방안도 적극 협의해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혁신은 보다 좋은 방향으로의 바람직한 변화를 의미한다. 70대 고령자, 궁·능 관람안내 지도위원 선발·운영은 문화재청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혁신의 값진 성과임에 틀림없다. 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고 국민들과 함께 호흡하기 위한 문화재청의 혁신 노력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자료제공 _ 류근식 / 문화재청 사무관 취재 / 편집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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