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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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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불국사를 다녀와서......
등록일
2014-04-18
작성자
조영수
조회수
5074
안녕하십니까
저는 15년이 넘게 관광버스를 운전한 대구의 한 버스기사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최근 경주에서
아주 멋진 청년을 하나 보았는데 그를 칭찬해줄 방법이 마땅히
떠오르질 않아 이렇게 문화재청의 문을 두드리게 되었습니다. ^^

이야기의 시작은 이렇습니다.
3월말 경, 제 버스에 30여명의 손님을 모시고 경주-감포 일정 중간에
불국사를 찾았습니다. 날씨도 좋고 또 간만에 찾은 불국사인지라 산책도
할 겸, 저도 손님들과 함께 산길을 걸어 올랐습니다.

그런데 몇해 전 불국사 방문과는 다르게 대웅전 앞의 석가탑이
대대적인 공사 중에 있더군요. 얼핏 보아도 대공사 같아 보였습니다.
같이 간 손님들도 처음보는 광경에 어리둥절 했죠. 여기저기에서
우와~ 이야~ 소리가 나올 정도였습니다.
같이 간 손님들께 뭐라도 설명을 좀 해줘야겠는데, 아는 건 없고.
해서 지나가는 공사 관계자 같아 보이는 사람을 불렀습니다.

바빠뵈는 청년에게 말을 거는 게 실례가 아닌가 하는 제 고민이 채
끝나기도 전에, "이 공사가 뭐하는거요?" 하고 말이 먼저 나와 버렸습니다.
그런데 그런 제 고민은 기우였습니다.
그 청년은 쌔근쌔근 웃는 얼굴로 또 알아 듣기 쉬운 말들로 참
상세히도 설명을 해주더군요. '석가탑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왜 이렇게
수리를 하게 되었는지, 어떤 방법들로 수리를 하는 건지...' 뭐 이런저런
설명을 이어나갔습니다. 같이 간 손님들은 청년이 하는 설명이 재미가
있었던지 나중엔 질문도 여기저기서 나왔습니다.

일하는 중간에 성가신 질문들로 조금은 귀찮을 법한데, 청년은 끝까지 웃는
얼굴로 설명을 해주더군요. 덕분에 설명을 부탁한 제 어깨도 우쭐해졌습니다.

설명이 다 끝나고. 저는 고맙다, 미안하다 청년에게 말을 건냈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청년은 "절에 온 분들께 이런 설명을 드리는 것도 우리가 할 일"이라며
전혀 미안해 할 필요 없다고 말해 주더군요. 되려 제게 '온전한 석가탑을
기대하셨을 텐데 공사 중이라 제대로 못 보시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을 해줬습니다.

청년 덕에 토함산 길을 내려오는 내내 마음 한켠이 훈훈해져, 저는 그날
나머지 일정에도 손님들을 아주 잘 모실 수 있었습니다. ^^

요즘 젊은이 같지 않게
착한 마음 씀씀이에,
내 꼭 다음에 불국사에 오면 답례를 하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그 고마움이 잊혀지는 것 같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
글 재주가 없어 딸의 손을 빌려 몇 번을 고쳐 쓴 이 글을, 그 청년이 꼭 보고
그날의 나만큼이나 흐뭇해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름을 들었는데, 뒤돌아서면 잊어버릴 나이가 되니 기억이 잘 나질 않네요.
다행히 같이 간 일행 중에 청년의 성을 기억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문씨 성을
가진 불국사의 그 청년. 문화재청에서는 그날의 그 청년에게 기분 좋은
칭찬을 해 줄 방법이 없나요? ^^

그날 참 고마웠다고. 또 석가탑 잘 부탁한다는 말도 전해주길 정중히 부탁드립니다~


이름 : 조영수
소속 : 삼성고속관광(주) 대구70바 6011

("칭찬 합시다" 코너에 글을 올리려고 들어가보니, 왠지 그 청년이
제가 쓴 글을 보지 않을 것 같아 이곳에도 올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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