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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별 헤는 밤하늘과 천상열차분야지도 미디어아트로 내포(內浦)를 수놓다
작성일
2022-05-30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656

별 헤는 밤하늘과 천상열차분야지도 미디어아트로 내포(內浦)를 수놓다 밤하늘 별 하나, 별 하나에 사람들의 꿈과 동경과 열정이 반짝거리며 빛이 난다. 별들이 하나 둘 모여 별자리가 되고, 그 별자리는 하늘을 가득 수놓으며 미디어아트의 빛으로 새롭게 태어나 우리를 비춘다. 빛은 내게 가장 매력적인 작품 소재이자 영원한 친구이다. 01.보물 복각천상열차분야 지도 각석 ©문화재청 02.‘2021 대한민국 문화의 달’ 개막식에 선보인 진시영 작가의 미디어아트 공연 ‘新 천상열차분야지도’ ©진시영

돌에 새긴 옛 하늘, 천상열차분야지도

‘별’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시가 있다. 1940년대의 대표적인 시인 윤동주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 수록된 「별 헤는 밤」이다. 별이 빛나는 이유는 어두운 밤하늘 때문이다. 미디어아트도 그렇다. 빛의 예술인 미디어아트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어둠이 필요하다. 빛을 내기 위해 주변 빛을 없애 어둡게 해야 하는 다소 역설적인 예술이 바로 미디어아트이다.


그림만 그리던 나는 어느 날, 미디어아트로 새롭게 작품을 표현 해보고 싶어 뉴욕으로 떠났다. 그렇게 시작한 미디어아트. 아날로그의 소재를 디지털의 빛으로 새롭게 그려내 사람들에게 따뜻한 감성을 주고 싶었다. 600년 전 조선시대 천문학자 류방택이 바라봤던 별과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보는 별은 시간만 다를 뿐 같은 빛이다. 류방택이 가장 사랑했던 것이 별이듯 내게도 가장 매력적인 작품 소재이자 영원한 친구는 ‘빛’이다.


작년 가을 어느 날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만든 조선시대 천문학자 류방택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다. 2021년 대한민국 문화의 달 50주년 개막공연으로 미디어아트쇼 제안을 들었을 때 탄성이 절로 나왔다. 별을 돌에 새겨 그린 지도인 ‘천상열차분야지도’를 미디어 아트로 보여주어 충남의 내포(內浦) 문화 명맥을 계승해 온 예술인들의 혼을 국민에게 전해줄 생각에 설레었다.


미디어아트로 빛나는 전통문화를 꿈꾸다

하늘을 동경해 돌에 새긴 지도와 충청도만의 전통유산을 영상으로 펼쳐내 충청도의 예술을 영상에 담아낼 생각에 신이 났다. ‘어떻게 해야 별을 선명하게 보이도록 할 수 있을까?’ 현대 조명기술의 산물인 LED 전광판이 이번 주제에 어울릴 것 같았다. 기획회의 도중 무대는 조선시대 ‘산대’라는 무대형식에서 도출해 무대 스크린인 전광판 형태를 용봉산의 바위 모습으로 디자인했다.


돌에 새겨진 천문도에 담긴 우리의 옛 하늘을 12등분 한 후 1,467개 별을 점으로 표시 했다. 그 많은 별을 어떻게 관찰했을까? 우주 폭발과 함께 하늘에는 은하수가 흐르고 북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4신 형상이 만들어진다. 빛과 함께 하늘에 가득한 밤하늘의 별. ‘新 천상열차분야지도’의 타이틀이 뜬다. 별을 사랑하고 관찰하며 백성들에게 ‘천문’을 알려주려 했던 사람, 류방택. 입체적인 무대와 충청남도 무형문화재 한산세모시짜기, 서천부채장의 공작부채, 태안설위설경이 어우러져 아름답게 펼쳐진다.


문화재는 패턴이 되어 빛을 내고, 류방택은 전통예술단의 혼과 함께 어울리며 별을 노래한다. 화면에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어 낸 일월오봉도가 뜬다. 점차 천상열차분야지도가 완성되어 회전하기 시작하고, 천상열차분야지도가 빛나는 가운데 류방택은 별과 하나가 된다. ‘新 천상열 차분야지도’는 그렇게 막을 내린다.


나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를 현대인에게 친숙하게 재해석해 사랑받게 하고 싶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다.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그리고 예술가로서 우리의 전통유산에 미디어아트의 생명력을 불어넣어 세상에서 다시 빛이 나도록 해야겠다. 미디어아트가 일상이 되어 우리의 전통문화와 우리의 삶을 비추는 별이 되는 세상을 꿈꿔 본다.


진시영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New Forms를 전공한 진시영 작가는 2012년 광주 최초로 미디어아트페스티벌을 만들었고 2019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개막 기념 공연 예술감독,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예술감독을 지냈다. 현재 유네스코 미디어아트 창의벨트 조성사업 예술감독을 맡고 있으며 5·18 민주광장 ‘빛의 분수’ 작가, 경희대학교 건축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24회의 개인전을 진행한 진시영 작가는 밤하늘을 수놓는 별처럼 미디어아트가 일상과 함께 살아 숨 쉬는 예술이 되길 바란다.




글. 진시영(미디어아트 디렉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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