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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생명이 살아 숨쉬는 해양 생태계의 보고, 서해안 갯벌
작성일
2013-01-14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12099



갯벌이 서해안에 집중 발달한 이유

‘갯벌왕국’의 명성을 얻게 될 만큼 드넓게 펼쳐진 우리나라 서해안의 갯벌은 어떻게 형성된 것일까? 그 이유는 서해안이 갯벌 형성에 최적의 자연조건을가지고있기때문이다.

갯벌 형성의 첫째 조건은 만조(밀물)와 간조(썰물)의차즉, 조차潮差가 커야 한다. 동해안의 조차는약30cm, 남해안은약1.2m이지만 서해안은보 통 3~9m에 달한다. 이와 같이 서해안은 조차가 심하기 때문에 하천에 서공급된 점토, 실토 등의 퇴적물이 해안을 따라 멀리까지 이동하여 쌓일 수 있었다.

둘째, 갯벌은 주로 경사가 완만하고 주변에 강 하구가 발달하여 육지에서 끊임없이 토사가 공급되는 곳에 발달한다. 갯벌의 퇴적물은 하천에서 공급되는 것으로, 서해안으로 흘러드는 한강, 금강, 만경강, 동진강, 영산 강등 큰강들의 하구에는 십중팔구 기름지고 광활한 갯벌이 펼쳐진다.

셋째, 해안에서 침식된 물질과 육지에서 공급된 토사가 차곡차곡 쌓일 수 있을 만큼 파랑이 세지 않은 연안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 서해안은 해안선이 복잡하고 섬이 많으며 크고 작은 만이 많아 자연스럽게 이런 환경이 만들어졌다. 서해안은 이와 같은 모든 조건을 고루 갖추었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드문 엄청난 규모의 갯벌이 형성 될 수 있었다.

갯벌이 만들어진 시기

서해안의 갯벌들은 지질사적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은 현세에 생성되었다. 지금으로부터 약 1만 8,000년 전 마지막 빙하기가 물러가면서 지구는 점차 따뜻해졌다.

이에 따라 극지방과 고산지대의 빙하가 녹으 면서 점차 해수면이 상승하기 시작했는데, 해수면이 현재의 해수면 근처에 도달하게 된시기는 약 6,000년 전의 일이다. 따라서 서해안의갯 벌은 현재의 해안선을 유지한 약 6,000년 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으로볼수있다.



갯벌의 생태적 기능의 경제적 가치

갯벌에서 어업활동을 하는 어민들을 제외하고는 갯벌은 대부분의 사람 들에게는 질퍽한 뻘로 가득한 쓸모 없는 땅으로 인식되어 온것이 사실이다. 그런 이유로 많은 갯벌이 농지나 공장부지 등을 확보하기 위해 간척되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순천만·벌교갯벌, 무안갯벌이람 사협약에 등록되고 고창, 강화, 시흥 등의 갯벌이 지속적으로 천연기 념물 및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되는 등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새롭게 주목 받으면서 개발보다는 보존이 더 중요하다는 시각이 차츰 확산되고 있다. 그렇다면 갯벌은 생태적으로 어떤 기능을 하기에 새롭게 주목받게 된것일까?

갯벌은 연안생태계에 영양염류를 공급하고, 어류의 산란장이자 보육 장으로서, 철새도래지이자 중간기착지로서, 그리고 태풍과 해일의 피해를 완화시켜주는 완충지대로서 생태적 기능을 한다. 또한 양식장 및 염전 등 수산물의 생산지로서, 자연생태 체험학습장으로서, 지역 주민 경제 활동의 소득원으로서의 역할도 한다. 이러한 갯벌의 기능을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당 39억 원(2003년 정부 추정)으로서, 우리나라 갯벌 총면적을 약 2,500㎢로 적용하여 갯벌가치를 산정할 경우 연간 약10조 원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 Nature에 의하면 갯벌의 생태적 가치가 농경지의 100배, 숲의 10배에달 한다고 하니, 갯벌이 갖는 기능과 가치가 얼마나 큰지를 잘알수있다.

갯벌을 생물 다양성의 보고라고 하는 이유

갯벌이 지닌 다양한 기능 가운데 특히 주목 받고 있는 점은 상상을 초 월하는 온갖 생명체들이 꿈틀대는 생물 다양성의 보고라는 사실이다. 소라, 굴, 대합, 바지락, 동죽, 모시조개, 피조개, 고막, 홍합 등의 조개 류와 고동류, 새우, 게, 바닷가재, 쏙 등과 같은 갑각류, 주꾸미, 낙지를 비롯하여 망둥이, 짱뚱어, 숭어, 광어 등과 같은 다양한 물고기들이 넘쳐난다. 보통 갯벌의 생산성은 육지보다 10배 정도 높다고 하는데, 우리 식탁에 오르내리는 해산물의 약 3분의 2 이상이 바로 갯벌에서 생의 일부 또는 전부를 보내는 종들이다.

그렇다면 진흙벌판과 다를바없어 보이는 갯벌에 이렇듯 풍부한 생명체들이 움틀 수 있었던 이유는 뭘까? 갯벌이 육지와 바다가 만나는 점이적인 환경에서 형성되어 육지도 아닌 바다도 아닌 독특한 생태계를 형성하기 때문이다.

갯벌은 대지 가운데 가장 낮은 저지대를 이루기 때문에 풍부한 영양분을 함유한 유기물이 뭍에서 모여들어 농축되어 생 명체가 서식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다. 또한 주기적인 조석潮汐 의 영향으로 산소 공급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기 때문에 많은 생명체들의 서식이 가능하다. 그리고 많은 해양생물들이 갯벌을 산란장소와 생육장소로 이용하여 황금어장을 이루기 때문에 풍부한 수산자원의 보물 창고가 되고있다.



갯벌을 ‘자연의콩팥’이라 부르는 이유

늘 축축한 수분으로 젖어 있는 갯벌에 서식하는 많은 생물들은 염생鹽生 식물들과 함께 하천에서 오염물질을 자연에 해롭지 않게 분해 시켜주는 자연의 정화조와 같은 역할을 한다.

갯벌에 사는 규조강硅藻綱, 박테리아와 같은 미생물을 포함하여 고동류, 조개류, 갯지렁이류 등과 같은 저생低生동물들의 정화능력은 대단히 우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3cm 정도의 바지락 한 마리가 한 시간에 평균 약 1ℓ의 해수를 여과하며, 500마리의 갯지렁이는 하루에 1인 1일 배설 물량의 2㎏을 정화한다고 한다.

그리고 펄갯벌 1㎢에 포함된 미생물에 의한 분해능력은 하루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기준으로 2.17톤의 오 염물을 정화할 수 있는 것으로 도시 하수 처리장 한 곳의 유기물 처리 능력과 맞먹는다. 그야말로 갯벌에 살아 숨쉬는 수많은 미생물을 포함 한저서생물底棲生物은 살아있는 청정기인 셈이다.

갯벌이 발달한 서해안 지역에서는 적조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탁월한 갯벌의 오염정화 능력을 잘알수있다. 갯벌에 살고 있는 규조강과같 은 식물성 플랑크톤이 광합성을 하여 뿜어내는 산소량은 지구에서 만 들어지는 산소량 전체의약70%라고 한다. 숲을 ‘지구의 허파’에 비유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갯벌을 ‘지구의 신장’에 비유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매립 했던 갯벌을 다시 본래의 갯벌로 복원 하는 이유

서해로 흘러 들어가는 강하구 곳곳에 발달한 주요 갯벌들 대부분 이이 미간척 되었거나 간척중에 있다. 갯벌의 가치를 전혀 고려하지 않은채 농경지와 공장부지, 주택단지로 하나 둘씩 탈바꿈되었다. 우리나라는 1987년부터 2005년까지 서울 여의도 면적(8.48㎢)의 77배를 웃도는 653.3㎢의 갯벌을 육지로 만들었다. 그런데 2008년 정부에서 지방자 치 단체를 대상으로 갯벌 복원 대상지를 조사한 결과, 전국 15개 시군이 81곳(32.12㎢)을 갯벌로 복원할 것을 희망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엄청난 예산과 시간을 들여가며 매립했던 갯벌을 다시 본래의 갯벌로 복원 하려고 하는 걸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매립하여 농토와 기타 용지를 만들었을 때보다 그대로 두었을 때가 오히려 효용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알려지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갯벌의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한 미국, 영국 등의 일부 선진국은 이미 80년대 초부터 간척사업을 중단했다. 19세기부터 바다를 막아 국토를 넓힌 네덜란드도 최근 둑을 터서 일부나마 원상회복을 시도하는‘역간 척’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국내 최초의 역간척 대상지로 떠오른 곳은 전남 진도군 지산면이다. 최근 우리나라도 갯벌의 자연생태적 가치를 새롭게 인정하고 갯벌 복원 공사에 나서고 있다.

갯벌은 오랫동안 우리 민족과 숨결을 함께 해온 삶의 터전이자 주요생 활공간으로 후손에게 온전하게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자연유산이다. 최근 뒤늦게나마 정부가 갯벌의 가치와 중요성을 새롭게 인식하고 보호 및 보존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다행으로 생각된다.


 인간은 결국 자연에서 왔다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생태계의 작은 일부일 따름이다. 드넓게 펼쳐진 갯벌의 너그러움과 겸손의 미덕을 배우고 익혀 자연을 소중히 여기고 지켜나가는데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할 때이다.





글·사진. 이우평 (인천고잔고등학교 지리교사) 사진. 이미지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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