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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울릉도‘뻐꿈새’흑비둘기
작성일
2013-01-14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383



예로부터 비둘기는 평화와 소식을 알리는 전령사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오고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 자신이 처음 있던 곳으로 돌아올 수 있 는 비둘기의 귀소본능을 이용하여 올림픽 경기의 승전보를 알리거나, 1차·2차 세계 대전과 한국전쟁에서 미국 통신부대가 전서구를 이용 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최근 도시의 공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집비둘기Columba livia는 배설물이 건축물과 동상을 부식시키고, 진균류 등의 병균을 옮겨 각종 질병을 일으킨다 하여 도시 공해의 원인으로 지목 받고 있으며, 전국 산이나 들, 농촌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산비둘 기라 불리는 멧비둘기Streptopelia orientalis는 농작물에 피해를 주는 유해 조류로 분류되어 좋은 이미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

반면, 흑비둘기Columba janthina는 야생비둘기 무리 중 가장 큰 새로 몸 길이 약 40㎝이며, 온 몸이 검은색이고, 깃털은 녹색과 보라색의 광 택이 있다. 부리는 검은빛을 띤 회색이고, 다리는 붉은색이다.

울릉도 에서는 검다 하여‘흑구黑鳩’또는 울음소리 때문에‘뻐꿈새’라고도 부 른다. 흑비둘기는 일본의 류큐Ryukyu 열도와 쓰시마 섬 등 남부 태평 양 도서지역과 우리나라의 울릉도를 비롯하여 제주도의 추자군도, 소 흑산도, 보길도 등 남해안의 일부 도서지역 등 한정된 지역에만 분포 하는 희귀한 텃새이다.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목록에는 멸종 위기등급 취약 근접종NT : near threatened으로 등록되어 있고, 생물학적 보존가치가 높아 우리나라에서는 천연기념물 제215호로 지정하여 보 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흑비둘기는 1936년 8월 26일 울릉도에서 채집된 암컷 한 마리의 표본이 처음으로 학계에 소개되었고, 1956년과 1971년 울 릉도의 학술조사에서 최소한 100~200마리의 흑비둘기가 서식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외에 1961년 전남 보길도에 소수가 서식함을 알게 되었고, 1969년 제주도 북제주군 추자 군도의 조사 시에는 사수 도에 약 10마리의 번식 집단이 있음을 알았다. 1970년 전남 신안군 소흑산도에서 약 20마리의 서식 집단을 확인하였다.

최근에는 제주 도 호도(범섬)에서 약 20개 내외의 둥지에 번식한다는 사실이 밝혀졌 고, 2003년 35개체, 2009년 20개체, 2011년 32개체를 관찰한 것으 로 보고되고 있어 과거에 비해 서식 밀도가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에서는 흑비둘기가 모밀잣밤나무Castanopsis cuspidata와 동백나무 Camellia japonica 등 상록활엽수가 우거진 산림에 서식한다고 하며, 한국 에서는 후박나무Machilus thunbergii가 있는 곳에 모여드는데 동백나무에 서도 눈에 띈다.

번식기에는 상록활엽수림에서 1.5~7m의 나뭇가지 나 수동에 나뭇가지로 엉성하게 접시모양의 둥지를 만들고, 흰색의 알을 1개만 낳는다. 부화 직후의 새끼는 피부가 청색을 띤 붉은색이 고, 길게 꼬인 황갈색의 어린 솜털이 나있다. 먹이는 대부분 식물질로 후박나무, 동백나무, 층층나무 등의 열매를 먹는다. 번식력이 약하고, 서식처가 제한되어 있어 개체군은 감소 추세에 있다.

흑비둘기는 후박나무 숲을 생활환경으로 하고 있어 후박나무와 흑비 둘기의 분포가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으며, 흑비둘기의 대표적인 서 식지인 울릉도 남면 사동 해안에 있는 후박나무 5그루를 천연기념물 제237호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후 박나무는 과거 해마다 규칙적으로 흑비둘기가 찾아드는 대표적인 채 식지였으나 해안의 항구와 인접해 있고, 민가의 가운데에 위치해 있 어 보호와 관리가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흑비둘기는 다른 지역에서 더 많이 관찰되고 있는데, 울릉도의 태하지역을 제외한 모든 지역에 골고루 분포하고 있으며, 중령지역에 가장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확 인되었다. 울릉도 전역에 서식하는 흑비둘기의 서식처를 보호 관리하 기 위한 천연기념물 지역을 추가하는 등의 방안이 강구되어야 할 것 이다.



글·사진. 백운기 (국립중앙과학관 종합연구기획실 학예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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