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소설 읽어주는 거리의 스트리머
- 작성일
- 2022-08-30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424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책 읽는 사람’이 읽어주는 『임경업전』에 과하게 몰입한 청중 한 사람이 간신 김자점이 임경업에게 누명을 씌워 죽이는 대목에 이르자 흥분해 담배 써는 칼을 들고 책 읽는 사람에게 달려들었다. 『정조실록』에 기록된 전기수의 맹랑한 죽음이자 그의 낭독 솜씨가 몹시 대단했다는 사실을 방증하는 사건이었다.
전기수가 본격적으로 출현한 것은 18세기에 들어서다. 소설의 대중적 기반이 마련됨에 따라 소설책을 읽어주는 일을 생업으로 삼는 전기수가 등장한다.
조선 후기 시인 조수삼(趙秀三)이 쓴 『추재기이(秋齋紀異)』에서는 ‘『숙향전』, 『소대성전』, 『심청전』 등과같은 전기를 구송하였다’라는 기록이 있어 낭독 대본이 무엇이었는지 알 수 있다. 또 돈벌이를 위한 나름의 방법으로 책에서 꼭 들어야 할 대목에서 읽기를 멈춰 사람들이 돈을 던지게 하는 ‘요전법(邀錢法)’이 있었다고 전한다. 전기수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다리 밑, 담배 가게 등에서 낭독을 했는데,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 속 담배썰기에서도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글을 몰라 책을 읽을 수 없었던 서민을 위해 소설을 낭독했던 전기수는 사대부 집안의 안채까지 드나들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등장인물에 어울리는 목소리로 인물을 표현하고 몸짓을 곁들여 낭독했던 전기수 덕분에 서민, 양반집 부녀자 가릴 것 없이 소설의 재미에 빠졌고, 자연스레 소설 또한 발전할 수 있었다.
무적핑크
서울대학교 디자인과 졸업. 2009년부터 2014년에 걸쳐 「실질객관동화」, 「실질객관영화」, 「경운기를 탄 왕님자」을 연재했다. 2014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조선왕조실톡」이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아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며 톡 형식과 역사 장르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그 인기로 YLAB과 함께 웹툰업계 최초 레이블 ‘핑크잼’을 세워 저스툰에 「세계사톡」을, 네이버웹툰에 「삼국지톡」을 연재하며 톡 시리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정리. 편집실 일러스트. 무적핑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