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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라질 위기에 놓인 문화유산 미래·대체 복원을 준비하다
작성일
2017-07-04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575

사라질 위기에 놓인 문화유산 미래·대체 복원을 준비하다 - 디지털 문화유산기술 문화재 분야에서 3차원 스캐닝 정보 활용이 진화하고 있다. 문화재 외관을 구현하는 3차원 형태를 넘어서, 색깔·소리·재질·냄새까지 재현할 수 있는 시대이다. 디지털시각화를 통해 문화재의 원형을 직관적으로 보여주고, 가상현실기술로 유산 속 시간여행이 가능해졌다. 01_디지털화한 쇼베 동굴의 정보를 살펴보는 관람객, 02_복원을 위한 쇼베 동굴 탐사 활동, 03_쇼베 동굴 내 채취한 동굴벽화 복원

파괴와 훼손 속, 문화유산이 선택한 디지털화

세계인의 큰 사랑을 받아온 ‘사막의 진주’ 팔미라가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에 의해 한순간에 폭파되고, 이를 지키던 시리아 고고학자 칼리드 알아사드 박사 또한 유명을 달리하는 뉴스를 접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인류의 소중한 유산들이 전쟁과 테러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개발 등 인위적 행위에 의해, 혹은 지진·폭풍우·화재 등 자연적 기상이변에 의해 끊임없이 파괴되거나 훼손되고 있다.

문화유산은 한 번 파괴되면 절대 ‘되돌릴 수 없는, 불가역성(不可逆性)’의 속성을 갖고 있다. 지금 당장 문화유산 보호 및 보존을 위해 어떠한 행동도 취하지 않는다면 영영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닥칠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문화유산에 대한 다방면의 노력 가운데 최근에는 유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하는 아날로그 식뿐만 아니라 파괴나 훼손에 대비해 미래 복원이나 대체 복원을 위한 디지털문화유산기술에 관심과 노력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2012년 유네스코는 기록유산의 디지털화와 장기보존을 위한 벤쿠버선언을 발표하면서 디지털문화유산(Digital Heritage) 개념을 공식화했다. 유산의 3차원 스캐닝 등 물리화학 정보의 디지털 기록화, 유산 정보의 축적·분류·검색을 용이하게 하는 디지털 아카이브화, 공간·시간·주제 기반의 고증 그래픽을 통해 직관적 이해를 돕는 디지털시각화 등 원형 정보의 보존과 일반인의 접근성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을 기반으로 아날로그 유산 복제

2015년 인류 최초의 장식동굴로 평가받는 ‘쇼베 동굴 재현을 위한 그랜드 공간 프로젝트(Grand Projet Espace de Restitution de la Grotte Chauvet, ERGC)’는 디지털기술을 통해 문화유산을 보존하고자 한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수만 여 년 동안 밀폐되었던 프랑스의 쇼베 동굴은 1994년 개방 이후 급격하게 훼손되는 상태였다. 이러한 상황을 막는 동시에 지속적인 보존을 위해, 동굴은 폐쇄조치에 들어갔다. 그리고 4년 동안 새로운 복제동굴을 만들기 위한 다방면의 시도가 이뤄졌고 마침내 일반인에게 공개할 수 있었다.

동굴 발견 이후 축적된 발굴조사 정보를 기반으로 동굴 지형에 대한 3차원 정밀스캐닝, 1,000여 점의 동굴벽화에 대한 분광정보 채취 작업, 그밖에 재질·습도·온도·공명에 대한 정보를 분석·고증하는 작업을 거쳤다. 이로써 쇼베 동굴은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복제했다는 평가를 받게 됐다. 이처럼 문화유산에 대한 물리화학적 정보를 디지털화하고 이를 아날로그 유산 복제에 활용하는 것은 원형훼손을 방지하는 유지 복원과 미래 복원에 대한 정보의 장기보존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VR로 320년 당시의 로마 재현

눈앞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로마

앞서 소개한 쇼베동굴 복제에서 한 단계 진전한 사례로 로마 재생(Rome Reborn) 프로젝트(http://romereborn.frischerconsulting.com)를 들 수 있다. 로마의 모태이지만 지금은 부서진 초석만 나뒹구는 포로 로마노(Foro Romano)를 핵심으로 로마시 전역의 수천 년 전 고대유적을 3차원 스캔닝해 이를 토대로 가상현실(VR)을 완성했다. 320년 당시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를 기준으로 20㎞의 아우렐리우스 성벽, 7,000여 채의 주요 건축 등 100만 명이 살던 로마를 사상 최대 규모로 재현했다. 1997년 미국 버지니아 대학의 버나드 프리셔 박사를 비롯한 이탈리아·영국·스위스·독일·러시아의 고고학자, 건축가, 컴퓨터공학 전문가로 구성된 다국적 연합 연구진이 장구한 기간 동안 연대와 협력을 해온 결과물이다. 이 프로젝트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새로운 버전(현재 2.2)을 발표할 때마다 로마 축소 모형 수준에서 점차 창문과 발코니까지 세밀하게 보여주는 원형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제 디지털문화유산이 3차원 스캐닝 정보의 채취와 재현에 만족하던 단계에서 시각화과정을 통한 고증 시뮬레이션을 보다 완전한 원형에 접근할 수 있는 단계로 진화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원형 복원을 넘어 가상공간에서의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첫 걸음을 떼었다는 점은 앞으로 더욱 기대해볼 수 있는 영역이다.

국내에서도 디지털문화유산에 대해 활발히 사업을 진행 중이다. 문화재청에서는 3D 스캔,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초음파, 산업용 내시경 등을 활용해 건축물과 범종, 불상 등 문화재를 디지털 데이터로 기록하고 있다. 또한 문화유산 디지털 정보 축적 및 공개 활성화를 주요 정책 목표로 설정하고 문화유산 원형 보존, 복원을 위한 3D DB 축적, 문화재 보수, 정비 등 기록물 DB 구축, 문화재 공간정보(GIS) DB 확충 등을 해나가고 있다.

 

글‧유동환(건국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사진‧Grotte de Chauvet 웹사이트 / frischerconsulting 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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