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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일본여행에서 만난 청수사, 그리고 해외 문화에 대한 단상
작성일
2013-04-18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800



우리 학교에는 과제연구라는 활동이 있다. 한 가지 주제를 정해 1년 동안 연구하여 미니논문을 작성하고 발표를 통해 시상하는 활동이다. 평소 문화재에 대해 관심이 많았던 나였기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문화재에 대한 인식을 주제로 논문을 작성하였다. 발표 당시 학생의 눈으로 문화재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였던 것이 감동이었다는 심사평을 듣게 되었는데, 그 결과 1등에 당선이 되었다. 그렇게 1월 26일부터 30일까지 4박 5일간의 내 생의 첫 해외여행을 떠났다.
일본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은 청수사, 이조성 그리고 동지사대학이었다. 첫째 날과 둘째 날엔 자매학교를 방문하였고, 셋째 날부터 본격적으로 일본의 문화재를 관광하게 되었다. 셋째 날 보게 된 청수사는 교토를 대표하는 사찰이라고 한다. 실제로 보았을 때도 사찰의 규모가 정말 어마어마했다. 특히 청수사의 본당 무대가 인상에 남았다. 나무 기둥으로 이루어진 무대인데, 뭔가 마음먹은 일이 있었을 때, 그 무대에서 뛰어내릴 각오로 실행하라는 속담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실제로 뛰어 내린 사람도 많았다고 한다.) 청수사를 다 둘러보고 나서 주차장으로 내려가기 위해 걸었던 기념품 길 또한 기억에 남는다.



우리나라 기념품점과는 달리 대부분의 기념품점들이 나무로 된 집들이어서 옛날 일본의 거리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내려가는 도중에 게이샤가 되기 전 단계인 마이꼬로 추정되는 분들을 만나 기념사진도 찍었다. 일본은 게이샤가 예술인으로서의 의의를 가지기 때문에 노래, 춤, 악기 연주, 미모 거기다 지식까지 뭐든다갖춰야 한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게이샤가 되기 정말 어렵고, 만나기도 어렵다고 하는데 나는 운이 좋게도 만날 수 있어서 정말 신기했다.

넷째 날에 이조성과 동지사 대학을 방문하였다. 이조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기거했던 성이다. 그 곳에 걸을 때 마다 꾀꼬리 소리가 나는 꾀꼬리 마루가 있었다. 걸을 때마다 ‘끼익 끼익’하는 소리가 들렸다. 암살자의 침입을 막기 위해 소리나게 설계했다고 한다. 소리가 나지 않게 살살 걸어 보려고 해도 어김없이 발밑에서‘끼익 끼익’거리는 소리에 신기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무섭기도 했다. 깊은 잠이 들지 못하고 마루에서 꾀꼬리의 울음소리가 들리는지에 대해 매일 밤 신경 썼어야 했을 도쿠가와 이데야스가 측은하게 느껴졌다. 꾀꼬리 마루를 지나서 니노마루 정원을 보게 되었는데, 마치 다른 세계에 와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꾀꼬리 마루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이곳에서 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아름다운 곳이었고,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지는 장소였다.

동지사 대학은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을 만나기 위해 방문했던 곳이다. 처음 일본에 가기 전 이 대학에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의 시비가 있다는 소리를 듣고 속으로 비웃었다. 윤동주 시인과 정지용 시인 두 분 다 독립운동을 했다는 죄명으로 감옥에 갇혀 계시다가 옥사하신 분들이 아닌가? 그랬기에 ‘시비가 있어봤자 관리나 제대로 되겠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정작 동지사 대학을 방문했을 때 약간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되었다. 일본에서는 기도를 드릴 때 돈을 올려두고 기도를 하는데 시비 앞에 일본 돈들이 막 쌓여있었고. 일본 술도 올려져 있었다. 거기다 꽃도 함께 놓여 있었기에 의아하면서도 감동을 받았다. 이번 여행을 통해 동지사 대학에서의 광경과 더불어 자매학교 방문 시 일본친구들이 우리를 환영해주는 모습에 일본에 대한 나의 인식이 많이 바뀌게 되었다. 우리는 흔히 일본을 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칭한다. 나도 항상 일본은 친해질 수 없는 나라라는 적대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 여행은 그런 내 고정관념을 깨트린 계기가 되었고 세상을 보는 시각도 좀 더 넓어지게 되었다. 이 기행문을 통해 문화재에 대한 연구로써 다녀오게 된 여행이야기를 문화재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눌 수 있게 되어 기쁘다.



글·사진. 김정은 (부산시 영도구 연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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