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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특집 - 문화재와 함께 하는 알찬 여름휴가(2)
작성일
2005-07-05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560

 선인의 지혜와 시간의 흔적 속에서 찾아내는 의미있는 휴식

답사전문가가 추천하는 여름휴가지


추풍령 아래 첫 동네, 김천을 찾아서



추풍령 고개마루에서 한 번쯤 상념에 젖을 수 있는 여행자라면 청암사를 기억하자. 한여름에도 손을 담그면 시릴 것 같은 계곡과 울울한 떡갈나무, 굴참나무숲, 그리고 바로 일주문 밖에 띄엄띄엄 서 있으면서도 청암사 골짜기를 가득 채우고 선 듯한 수백 년 묵은 전나무들. 절집이 조금 멀고 수고스럽더라도 산사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느끼려면 봄 가을보다는 숲이 초록으로 짙어진 여름이 제격임을 청암사에서 느낀다.
   신라 헌안왕 3년에 창건된 청암사는 이후 정혜스님으로부터 고산, 우룡, 강고봉 등 이름난 승려들을 배출했으며 지금도 백여 명이 강원에서 용맹정진 중이다. 청암사 다층석탑 아래에서 잠깐 보광전 지붕의 물매를 살피는데 어디서 조곤조곤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문득 고개를 돌리니 스님 몇 분이 사경(목판의 경전을 종이에 찍어 옮기는 일)을 하려는지 먹을 갈고 종이와 목판을 챙기고 계신다. 보광전 앞뜰을 나서 맞은 편 언덕 위 극락전으로 향하는 길에 돌아서 본 보광전 청기와가 앳된 비구니의 푸른 머리보다도 푸르다.
   청암사를 지나 수도암으로 가는 길은 흙길이 아닌 시멘트 포장길이라 발목이 쓰리고 숨이 턱에 차오른다. 수도암 절터를 발견한 도선국사는 그 터가 너무 좋은 나머지 사흘밤낮을 춤추었다고 한다. 요사채 앞뜰, 끊임없이 물이 쏟아져 나와 석조를 가득 채우고 철철 넘치는 그 냉기가 올라와서인지 언뜻 한기마저 느껴진다. 자그마한 암자에 이렇듯 많은 보물이 있는 곳은 드문데, 탑의 탑신에 돋을새김된 여래좌상이 한없이 단정하다.
   대적광전을 들여다보니 통일신라의 돌부처가 우람한 형체로 앉아 있고, 바로 옆 약광전을 살피니 고려 초의 부처가 다소 움츠린 자세로 고개를 내밀며 물 한 바가지를 권하는 듯하다. 어느새 건너편 산줄기로 길게 산그늘이 드리우는데, 약광전 처마에서 떨어져 들리는 풍경소리가 맑디 맑다.
추천인/강충관(해설사, 018-542-5472)


대덕에서 증산방면으로 가는 가릿재를 넘어가다 보면 우측으로 수도암과 청암사 가는 표지가 보인다. 이 표지를 따라 200m쯤 올라 가다보면 청암사와 수도암이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증산행 버스를 타야 한다.



지리산 실상사 일대

골짜기마다 무수한 사연과 역사를 담고 있는 지리산에서 가볼 만한 곳이 뱀사골계곡이다.

발자락에는 실상사, 약수암, 백장암 등의 고찰이 있어 국보급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고, 실상사에서 지리산 성삼재로 오르는 길에 위치한 뱀사골계곡에는 맑고 시원한 물이 사시사철 끊임없이 흘러내려 야트막한 자연물놀이장과 나무그늘이 곳곳에 많다. 계곡을 따라 자동차길이 나 있어 접근하기에도 쉬운데, 그 길 끝에 성삼재가 있어 자동차로 올라갈 수 있고, 성삼재에서 1시간 정도 등반을 하면 지리산 제2봉인 노고단에 오를 수 있으니, 아이들에게 지리산과의 인연을 맺어주기에 이 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실상사는 통일신라시대부터 호국불교의 정신이 실천적으로 구현된 사찰로, 특히 일본과 관련된 이야기가 흥미롭다. 백두산에서 시작한 백두대간의 기운이 동해를 따라 달려와 마지막으로 멈추는 곳이 지리산인데, 풍수적으로 볼 때 일본의 후지산이 지리산의 기운을 훔쳐가게 되어 있단다. 그래서 지리산 천왕봉을 마주보는 곳에 실상사를 세우고 그 곳에 쇠 4천 근으로 조성한 약사여래불이 기단도 없이 맨땅 위에 앉아 우리나라의 기운이 일본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고 있다. 이 곳에 가면 백두대간의 기가 흐른다는 약사여래불의 왼쪽 손을 마주잡고 함께 기도를 올려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또 하나는 보광전 구석에 모셔져 아침 저녁으로 울리는 작은 동종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여느 동종과 다를 것이 없지만, 밑면을 자세히 보면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도가 나란히 그려져 있는데, 스님들이 조석 예불 때마다 이 종을 치게 되면 일본의 침략적인 성정이 가라앉고 우리나라의 기운이 승하게 된다고 한다. <도선비기>에 보면 실상사가 흥해야 우리나라가 흥하게 된다고 하였다니, 실상사를 찾아가 한일관계를 다시금 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약수암의 아미타 목각탱화와 백장암의 3층 석탑(국보 10호)도 함께 돌아보는 것이 좋다.
추천인 / 정경아 (010-2600-8654)


경부고속도로-남대전에서 대진고속도로(무주·진주 방향)-함양에서 88고속도로-88고속도로 지리산 인월IC로 들어옴-실상사 방향-뱀사골



경기도의 훌륭한 답사코스, 파주

교통이 편리하고, 아이들이 안전하게 뛰어놀 수 있으면서, 적은 노력으로 많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곳을 찾는다면 경기도 파주 지역을 둘러보길 권한다. 파주는 여주, 안성, 강화 등과 함께 경기도에서도 훌륭한 답사코스를 가진 지역이다. 파주로의 여행은 고양시에 있는 벽제관(碧蹄館)에서 출발하는 것이 좋다. 벽제관은 사신들이 하루를 묵어가는 객사였다. 이 곳은 임진왜란 당시 있었던 벽제관전투로도 유명하다. 평양성전투에서 승리한 이여송의 명나라 군대와 조선의 관군이 이 곳에서 참패하고 말았다. 당시 이여송이 벽제관으로 이동했던 혜음령은 지금도 용미리석불을 지나 파주로 들어가는 중요한 도로 역할을 하고 있다.
   용미리석불은 경기도 북부지방의 대표적인 문화유산이다. 높이 17.4m의 거대한 불상으로 암벽에 몸을 만들고 다른 돌로 머리를 만들어 올려둔 형태이다. 전체적으로 풍기는 인상에서부터 손가락 모양, 옷자락 등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 세밀함에서 신선한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한국전쟁 당시 남겨진 총탄의 흔적도 놓치지 말아야겠다.
   용미리석불을 지나면 고려시대 윤관 장군의 묘와 그의 사당인 여충사(麗忠祠)에 이른다. 윤관은 잘 알려진 대로 별무반을 조직하여 여진을 정벌하고, 9성을 쌓은 인물이다. 묘는 그리 크지 않으나 한적하여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고, 입구 오른편에서 말무덤도 볼 수 있다.
   윤관 묘를 지나 고령산 품 안에 있는 보광사에 들러 조선 후기 양식을 대표하는 범종과 뛰어난 조각솜씨를 보여주는 목어, 원통전의 벽화, 대웅보전의 벽화를 살펴보자. 그리고 화석정으로 이동하여 임진강과 임진강나루터를 살펴본 다음, 자운서원에 들러 신사임당과 이이의 묘 등을 보는 것으로 여행을 마치면 될 것이다.
   가족끼리 문화유산을 바라보며 느꼈던 감정을 이야기 나눈다면 기존의 여행과는 분명 다른 특별한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추천인 / 금창영 (역사학연구소 연구원)

행주대교-39번 국도 고양초등학교 방향(벽제관터)-86번 국도-벽제삼거리-78번 국도 용미리 방향(용암사, 용미리석불)-78번 국도(윤관 묘)-78번 국도 광탄 방향-광탄 바로 전에 우회전-86번 국도(보광사)-광탄 방향으로 이동-78번 국도 문산사거리-1번 국도-통일고가교 오른쪽 방향-37번 국도(화석정)-선유리 방향으로 이동-310번 도로-방미교, 동문리, 동문1리 지나면 자운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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