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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재와 함께 하는 알찬 여름휴가
작성일
2005-07-05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071

 선인의 지혜와 시간의 흔적 속에서 찾아내는 의미있는 휴식

답사전문가가 추천하는 여름휴가지


추풍령 아래 첫 동네, 김천을 찾아서



추풍령 고개마루에서 한 번쯤 상념에 젖을 수 있는 여행자라면 청암사를 기억하자. 한여름에도 손을 담그면 시릴 것 같은 계곡과 울울한 떡갈나무, 굴참나무숲, 그리고 바로 일주문 밖에 띄엄띄엄 서 있으면서도 청암사 골짜기를 가득 채우고 선 듯한 수백 년 묵은 전나무들. 절집이 조금 멀고 수고스럽더라도 산사의 아름다움을 조금이라도 가까이 느끼려면 봄 가을보다는 숲이 초록으로 짙어진 여름이 제격임을 청암사에서 느낀다.
   신라 헌안왕 3년에 창건된 청암사는 이후 정혜스님으로부터 고산, 우룡, 강고봉 등 이름난 승려들을 배출했으며 지금도 백여 명이 강원에서 용맹정진 중이다. 청암사 다층석탑 아래에서 잠깐 보광전 지붕의 물매를 살피는데 어디서 조곤조곤 속삭이는 소리가 들려 문득 고개를 돌리니 스님 몇 분이 사경(목판의 경전을 종이에 찍어 옮기는 일)을 하려는지 먹을 갈고 종이와 목판을 챙기고 계신다. 보광전 앞뜰을 나서 맞은 편 언덕 위 극락전으로 향하는 길에 돌아서 본 보광전 청기와가 앳된 비구니의 푸른 머리보다도 푸르다.
   청암사를 지나 수도암으로 가는 길은 흙길이 아닌 시멘트 포장길이라 발목이 쓰리고 숨이 턱에 차오른다. 수도암 절터를 발견한 도선국사는 그 터가 너무 좋은 나머지 사흘밤낮을 춤추었다고 한다. 요사채 앞뜰, 끊임없이 물이 쏟아져 나와 석조를 가득 채우고 철철 넘치는 그 냉기가 올라와서인지 언뜻 한기마저 느껴진다. 자그마한 암자에 이렇듯 많은 보물이 있는 곳은 드문데, 탑의 탑신에 돋을새김된 여래좌상이 한없이 단정하다.
   대적광전을 들여다보니 통일신라의 돌부처가 우람한 형체로 앉아 있고, 바로 옆 약광전을 살피니 고려 초의 부처가 다소 움츠린 자세로 고개를 내밀며 물 한 바가지를 권하는 듯하다. 어느새 건너편 산줄기로 길게 산그늘이 드리우는데, 약광전 처마에서 떨어져 들리는 풍경소리가 맑디 맑다.

추천인/강충관(해설사, 018-542-5472)


대덕에서 증산방면으로 가는 가릿재를 넘어가다 보면 우측으로 수도암과 청암사 가는 표지가 보인다. 이 표지를 따라 200m쯤 올라 가다보면 청암사와 수도암이 갈라지는 길이 나온다.  대중교통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증산행 버스를 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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