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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사랑

제목
하루에 한 번 사람에게 열어주는 자연의 큰 품, 고창갯벌
작성일
2023-06-29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93

하루에 한 번 사람에게 열어주는 자연의 큰 품, 고창갯벌 고창갯벌은 전라북도 고창군과 부안군 사이 곰소만에 위치한 반폐쇄적인 내만형 갯벌이다. 만 입구와 남쪽 해안을 따라 모래갯벌과 사구가 발달해 있으며, 강한 조류가 흐르는 주 조수로와 만을 벗어나면 넓은 모래갯벌이 형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패류의 서식에 필요한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어 국내 최대 바지락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01.갯벌체험에 푹 빠진 행복한 아이

계절변화 뚜렷하게 나타나는 고창갯벌의 퇴적층

고창갯벌은 북쪽의 금강에서 유입된 퇴적물이 여름철에는 퇴적되고, 겨울철에 침식되면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퇴적시스템을 보이고 있다. 또한 개방형 해안에 자리 잡고 있어 대륙성 몬순기후에 매우 민감한 영향을 받는다. 이러한 해양조건과 기후에 따라 모래갯벌에서 펄갯벌로 바뀌는 퇴적층의 계절변화를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여름철에는 전반적으로 모래갯벌과 혼합갯벌이 우세하게 분포하는 경향이 있고, 겨울철에는 외해로 열려 있는 개방형 연안의 특징에 따라 강한 파랑에 의해 모래갯벌로 변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계절변화는 모래가 우세한 갯벌에서 서식하는 패류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주는 고창갯벌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02.고창갯벌 외측에 발달된 국내 최대 셰니어 ©고창군청

강한 에너지의 영향으로 형성된 퇴적체 셰니어

고창갯벌의 퇴적층 아래에는 많은 소규모 암석섬과 암초들이 분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해저지형을 활용하여 일부 복구한 기반암 지형에 따르면 이 섬들과 대죽도 지역의 섬들이 강한 파랑에너지를 막아주어 현재의 곰소만 지역 내부에 세립한 펄 퇴적층이 쌓이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특징들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로는 독특한 특징을 가진 퇴적체가 있다. 고창갯벌의 일부 지역에는 세립한 펄갯벌 위에 누군가가 일부러 만들어 놓은 듯한 형태의 모래 퇴적체가 존재한다. 이 퇴적체가 바로 셰니어이다. 셰니어는 주로 자갈, 조립질 모래, 조개껍데기로 구성되어 있고 육지에 접근하면서 활처럼 휘는 경향을 보인다. 이 퇴적체는 일반적인 에너지 환경에서는 이동이 불가능한 조립질 퇴적물들이 일시적으로 강한 에너지에 의해 이동되어 형성된다. 즉, 태풍이나 폭풍에 의해 이동된 조립질 퇴적물들이 집적되어 형성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03.바지락 노다지인 고창갯벌의 드넓은 모래갯벌 04.갯벌의 퇴적물을 연구하는 연구자들 05.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갯벌을 연구하는 연구자들 06.갯벌 패류 맨손어업 활동

밀물과 썰물이 숨겨 놓은 비밀공간 갯벌

갯벌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친숙하면서도 어려운, 미지의 공간이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그 절반이 갯벌로 뒤덮여 있으면서도 매일 움직이는 바닷물에 가려져 있다. 그래서 간조 시기를 맞추지 않고서는 볼 수도, 체험할 수도 없는 공간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석을 잘 확인한다면 밀물과 썰물이 숨겨놓은 비밀공간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다. 이 비밀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손과 발에서 느껴지는 이색적인 촉감과 수많은 생물체의 숨결을 온몸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이런 갯벌에는 우리가 마트나 시장에서 쉽게 접하는 조개류가 수없이 살아가고 있다. 고창갯벌에서 서식하는 대표적인 조개로는 바지락과 동죽이 있다. 앞서 설명한 조건들에 따라 바지락 양식에 최적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고창갯벌은 국내 최대 바지락 생산지이다. 바지락과 같은 조개류들은 갯벌에 산소를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이러한 조개를 채취하기 위한 사람들의 맨손어업은 갯벌을 뒤엎어주는 경운 역할을 하게 된다. 이러한 작업은 소위 농사를 위해 논밭을 개간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보인다. 물론 무차별적인 채취와 불법적인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채취하는 현명한 지혜를 발휘해야만 갯벌이 주는 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말이다.


‘한국의 갯벌’은 한국의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되기까지 서천갯벌, 고창갯벌, 신안갯벌, 보성-순천갯벌 등 5개 지역 연속유산 네트워크의 중심 역할을 했고, 등재 추진 실무를 담당했던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이 연재하는 칼럼이다.




글, 사진. 고경남(신안군 세계유산과 과장, 한국의 갯벌 세계유산 등재추진단 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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