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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명산대찰 마곡사로 가는 길
작성일
2016-02-0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4358

마음을 벼리다 명산대찰 마곡사로 가는 길 ‘백범 명상길’과 태화천을 거닐며 공주시 사곡면에는 어머니와 같이 포근한 태화산이 우뚝 솟아 있고, 이 산자락에는 마치 어머니 품에서 곤히 잠들어 있는 어린아이와 같은 마곡사가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있다. 마곡사라는 절 이름은 유명한 고승의 설법을 듣기 위해 모인 청중들이 마치 골짜기(谷)를 빽빽하게 채운 삼(麻)과 같다 하여 붙여졌다고 한다. 지금도 춘하추동 할 것 없이 많은 신도와 관람객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있다.

 

 

명산대찰 마곡사로 가는 길

 

중생들이 마음으로 쉬어 갔던 그 길

마곡사는 전란을 피할 수 있는 명당 중의 명당으로 알려져 예로부터 심신이 힘든 중생들의 쉼터가 되어 주곤 하였다. 마곡사가 깃들어 있는 태화산 자락에는 세 개의 이야기가 있는 솔바람길이 조성되어 있다. 제1길은 ‘백범길’로 마곡사에서 출발해 김구 선생의 삭발터, 군왕대를 지나 마곡사로 되돌아오는 길이고, 제2길은‘명상 산책길’로 백련암을 돌아 활인봉, 생골마을을 거쳐 다시 내려오는 길이다. 마지막 제3길은 ‘송림숲길’로 활인봉, 나발봉, 전통불교문화원을 거쳐 다시 마곡사에 이르는 길이다.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란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어지럽게 함부로 걷지 말라 오늘 내가 가는 이 발자취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될 것이니  ※ 백범 김구 선생이 즐겨 쓰던 서산대사의 휘호. 마곡사 내, 백범당에 걸려 있는 휘호는 김구 선생의 정신을 대신하고 있다.

 

그중 제1길은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장교를 살해하고 이곳으로 피신해온 백범 김구 선생이 승려로 생활하는 동안 거닐던 길이다. 김구 선생이 직접 심은 향나무의 정취를 감상한 뒤 걷기 시작하면 좋다. 향나무 옆 길로 빠져나가면 마곡사를 휘감고 흐르는 마곡천을 만난다. 마곡천과 나란히 이어진 길을 따라 걸으면 백범김구 선생 삭발터가 나온다. 이곳은 선생이 일본군을 살해한 죄로 투옥되었다가 다시 탈옥해 마곡사로 와 승려가 되면서 삭발한 장소다. 《백범일지》에 ‘사제 호덕삼이 머리털을 깎는 칼을 가지고 왔다. 냇가로 나가 삭발 진언을 쏭알쏭알 하더니 내 상투가 모래위로 툭 떨어졌다. 이미 결심은 하였지만, 머리털과 같이 눈물이 뚝 떨어졌다’고 당시를 회상한 기록이 적혀있다.

김구 선생은 해방되고 48년 만에 이곳을 다시 방문하여 하룻밤을 머물고 향나무와 무궁화를 심었다. 훗날에 마곡사를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만을 남긴 채 서울로 돌아갔으나 그는 다시금 이 땅을 밟지 못하였다. 이러한 사실을 기억이나 하는지 향나무만이 지금도 백범당 곁을 홀연히 지키고 있다. 마곡사 솔바람길을 거닐며 일제의 억압에도 불구하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올곧은 길을 걸었던 김구 선생의 그 얼을 마음에 담아보자.

 

 

01 마곡사 내 김구 선생이 은거했던 ‘백범당(白凡當)’02 백범 선생의 청렴하고 올곧았던 정신을 되새겨볼 수 있는 백범명상길

 

진실한 기원이 담긴 발길로 찾는 곳

마곡사에는 보물이나 지방 문화재로 지정된 성보들이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태화천을 건너기 전에 맞이하는 해탈문과 천왕문을 비롯해 세조의 친필로 알려진 영산전, 죽은 영혼들을 구제한다는 지장보살과 염라대왕이 머무르고 있는 명부전, 그리고 보물로 지정된 대광보전과 대웅보전 등이 화려한 단청 속에 엄숙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해탈문과 천왕문에는 무시무시한 얼굴과 몸체가 코끼리만 한 금강역사와 사천왕이 있어 마곡사를 찾는 우리를 가장 먼저 맞이한다. 이 조각상들의 얼굴이 무서워 문이 아닌 옆으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은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이 문들을 통과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회개하고, 복을 빈다면 금강역사와 사천왕 또한 벌을 주거나 괴롭히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천왕문을 지나 태화천에 놓여 있는 극락교를 건너면 우리나라에 하나밖에 없는 특별한 자태의 오층석탑을 볼 수 있다.

이 탑은 돌로 만들어졌고, 상륜부에는 원나라 때 유행하였던 라마탑이 올려있어 ‘탑 위의 탑’ 모양을 하고 있다. 탑이 두 개여서 한 번만 기도해도 두 배의 복을 받을 것만 같다. 오층석탑의 뒤로는 두 개의 금당이 위아래에 세워져 있는데 아래 건물이 대광보전, 위의 건물이 대웅보전이다. 이들 건물에는 비로자나불과 삼세불이 모셔져 있어 마곡사를 찾는 중생들을 맞이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건물의 안팎을 찬찬히 살펴보다 보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것들을 발견할 수 있다. 대광보전 지붕 용마루의 중앙에 놓여 있는 청기와가 바로 그 한 가지이다. 이 청기와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불교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모두가 염라대왕 앞에 불려간다고 한다. 이때 염라대왕은 첫마디로 ‘너는 살아생전에 마곡사 청기와를 본 적 있느냐?’라고 묻고, 보았다고 하면 바로 극락세계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청기와를 올린 주불전이 우리나라에 많지 않다는 점에서 마곡사가 자랑할 수 있는 중요한 문화재라 할 수 있다. 이름 없는 많은 사람들의 염원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 대웅보전 싸리 기둥의 표면은 오늘도 반짝반짝 윤기를 내고 있다.

우리는 평소 불교 문화재를 보기 위한 목적으로만 마곡사나 절에 찾아가는 것이 아니다. 의지가 흔들리거나 처음 먹었던 마음 그대로 실천하기 힘들 때 자신을 갈고 닦을 목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곳이다. 안일해지고 있다면 마곡사를 찾아 ‘백범 명상길’과 태화천을 한 번 거닐 것을 추천해 본다.

 

03 태화천을 건너기 전, 해탈문을 지나며 관람객들은 스스로의 번뇌를 떨쳐낸다. 04 마곡사 곳곳에 마음의 수양을 담은 작은 돌탑들이 눈에 띈다

의지가 흔들리거나 처음 먹었던 마음 그대로 실천하기 힘들 때 자신을 갈고 닦을 목적으로 찾아갈 수 있는 곳. 안일해지고 있다면 마곡사를 찾아‘백범 명상길’과 태화천을 한 번 거닐 것을 추천해 본다

 

글‧조원창(한얼문화유산 연구원) 사진‧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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