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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코스타리카의 달구지(Carreta)와 소몰이꾼(Boyero)
작성일
2018-03-30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1775

코스타리카의 달구지(Carreta)와 소몰이꾼(Boyero) 코스타리카는 중미 남부 니카라과와 파나마 사이에 위치한 인구 500만, 한반도 1/4 크기의 작은 나라로 교육 문화 수준이 중미 최상위이고 식자율(識字率)은 구미 선진국 수준이며 GDP(개인) $12,000의 견실한 나라다. 헌법에 아예 군대를 금지하고 있는 평화와 민주전통을 자랑하는 우방이기도 하다. 세계는 코스타리카를 ‘Pequeno Pero Grande(뻬께뇨 뻬로 그란데 : 작지만 큰 나라)’라고 부른다. 필자는 이 아름다운 나라에서 1974~1979년간 초대 상주 공관장을 지낸바 있다. 01,02. 소 한 필이 이끄는 짐수레인 코스타리카의 달구지 ⓒ셔터스톡

모범적인 국민성을 상징하는 전통

국토 대부분을 국립공원화하고 다양한 동식물 생태계를 보호하면서 세계적인 에코 투어(Eco-Tour)의 메카로 널리 알려진 이 나라는 수려한 생화산과 열대림, 명품 커피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들로도 유명하다. 이화여대 최재천 교수는 최근 조선일보에 이 나라의 생태계에 관한 재미있는 기사를 연재한 바도 있다. 그러나 이 나라의 대표적 상징물을 꼽으라면 단연 다양한 채색 디자인으로 장식한 살치(Sarchi)의 달구지(Carreta)와 소몰이꾼(Boyero)이다.

살치(Sarchi)의 달구지는 평화와 근면, 검소, 인내심, 고난을 극복하는 기질 등 코스타리카의 모범적이고 자랑스러운 국민성을 가장 잘 상징한다. 1988년 5월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오스칼 아리아스 산체스(Oscar Arias Sanchez)에 의해 ‘나라의 상징’으로 제정되어 관보 제18197-C로 등재되었고 2005년 11월 24일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재(Intangible Cultural Heritage)로도 등재되었다.

소 한 필(또는 쌍두)이 이끄는 짐수레인 코스타리카의 달구지는 16세기 초 스페인에 의한 식민기에 들여와 대포 운반기로서 강인한 열대 목재 까오바(Caoba, 마호가니 나무)로 만든 달구지에 기인한다. 그 후 목장 등 농경 작업에서 운반수단으로 널리 이용, 발전되어 왔다. 1843년부터 영국으로 수출되기 시작한 코스타리카 커피는 국가 재정에 있어 큰 수입원이 되었으며 수도 산호세(San Jose) 인근의 카르타고(Cartago), 그레시아(Grecia), 알라후에라(Alajuela), 에레디아(Heredia) 등의 커피 농장에서 달구지로 약 110km 거리의 항구 푼따레나스(Puntarenas)까지 10일~15일씩 걸리는 구간을 운반하는 주요 수단이 되었다. 바나나, 사탕수수 등과 함께 열대성 단일 작물인 커피를 수출하여 외화 수입원으로서 20세기 초까지 나라 경제에 크게 기여한 달구지는 1910년 철도의 도입으로 항구까지의 장거리 커피운반 역할은 중지되었으나 여전히 전국의 도시, 농장, 농가 등에서 수요와 취향에 따라 달구지를 개량하여 사용하고 축제나 종교적 행사 등에도 많이 이용함에 따라 생산, 소유자들 간에 달구지 구조나 외형에서 지역 또는 가문별로 독특한 개성을 나타내며, 소몰이꾼들도 자기만의 독특한 소 다루기 재능 등을 지니고 경쟁하게 되어 전체적인 달구지 전통과 문화가 자리 잡게 되었다.

03. 코스타리카의 전통 달구지는 20세기 초 철도와 자동차의 도입 이후 살치(Sarchi) 공예 달구지가 출현하며 나라의 전통문화 상징으로 제정되었다. ⓒ유네스코 04. 큰 뿔 황소를 다루는 몰이꾼을 보예로(Boyero)라 하는데, 자신의 소를 채찍 (츄조, Chuzo)만 써서 다루지 않고 목소리로 소통하여 순하게 다스리며 주종관계를 세워 애정으로 이끈다. ⓒ유네스코 05. 산호세(San Jose) 인근에 위치한 살치(Sarchi)는 명품 꽃 달구지의 생산지로 20km 구역 내에 200여개나 되는 달구지 디자인 제작 공방(Taller)들이 산재되어 있다. ⓒ셔터스톡 06. 코스타리카의 전통 달구지는 오늘날 본래 목적인 운반 수단보다는 주로 축제 퍼레이드에서 활용된다. ⓒ유네스코

달구지(까레따, Carreta)

코스타리카의 전통 달구지는 20세기 초 철도와 자동차의 도입 이후 살치(Sarchi) 공예 달구지가 출현하며 나라의 전통문화 상징으로 제정되기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짐수레 수단으로 사용되어 왔고 지금도 단순 농경운반 수단으로도 사용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달구지 동체(꾸레나, Curena)는 마호가니(까오바, Caoba) 목재판과 기둥을 이용하여 바닥과 양면 받침을 조립한 후 대형 원형 바퀴(루에다, Rueda)를 양면에 부착, 양쪽 바퀴 중앙을 뚫어 철로 연결하여 동체를 보강하고 받친다. 1910년대부터 수도 산호세(San Jose) 인근의 작은 마을 살치(Sarchi)에서 다양한 꽃과 동물 그리고 기하학적 디자인의 꽃 달구지(까레따, Carreta)가 출현하여 가구 목공예 중심지로 그리고 관광 명승지로 발전하며 드디어 나라의 상징으로 세계문화 유산으로까지 등재 하게 되었다. 거세한 브라마(Brahma: 열대지방 목축소로 어깨가 높은 흰 가죽 소)가 이끄는 달구지 걸이(부에예스, Bueyes)에는 각기 음색이 다른 방울 종(Crillion)을 설치하여 종이 울릴 때 어느 누구의 달구지인지 알아듣는 관습도 탄생하였는데 이 종소리를 노래(canto)라고 부른다.

소 몰이꾼(엘 보예로, El Boyero)

노역을 위해 거세한 강인한 큰 뿔 황소를 다루는 몰이꾼을 보예로(Boyero)라 한다. 어려서부터 농촌에서 소몰이를 평생 직업으로 삼은 숙련자들이다. 근래에는 여성 몰이꾼들도 등장하고 있다. 자신의 소를 채찍(츄조, Chuzo)만 써서 다루지 않고 목소리로 소통하여 순하게 다스리며 주종관계를 세워 애정으로 이끈다. 미국 서부나 남미 초원에서 소떼를 다루는 카우보이나 가우초(Gaucho)와 달리 보예로(Boyero)는 달구지를 끄는 소 한 마리 또는 두 마리에 정성을 쏟는다.

살치(Sarchi)

수도 산호세(San Jose) 인근 인구 11,000명의 코스타리카 가구, 공예품 생산의 중심지이다. 약 100년 전부터 코스타리카를 상징하는 명품 꽃 달구지의 보존, 생산지로 또한 관광 명승지로 발전한 바 20km 구역 내에 200여 개나 되는 달구지 디자인 제작 공방(Taller)들이 산재되어 있고 기네스 세계기록에도 올랐다. 시내 공방들은 물론 버스 정류장, 식당, 광장 등 도시 전체가 꽃무늬의 밝은 채색 장식으로 뒤덮여 있다. 살치(Sarchi) 식물원도 2,000여 종의 화초와 수종이 수집 전시되어 있다. 살치(Sarchi)의 어원은 아즈텍 선주민 언어 살라치(Xalachi)에서 유래했다.

쪼로떼가(Chorrotega) 문화

AD 800년~900년 전성기를 맞았던 중부 니코야(Nicoya) 반도 일대 과나카스떼(Guanacaste) 지방에 번성하던 선주민(Pre-Colombian) 문화로 채색 토기(Terracota)와 금세공(Orfebreria) 등 높은 수준의 유물들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금세공은 인접 파나마, 콜럼비아 선주민 문화와도 연계된다.

메따떼(Metate)

니코야(Nicoya) 반도에서 출토된 석기. 일상생활에서 선주민들이 의자나 옥수수 등 곡물을 깨고 빻는 기구로 사용하였으며 단순한 모양부터 동물의 머리와 꼬리가 달린 신비로운 디자인 등 다양하고 미적인 가치가 높은 작품들이 있다.

중남미문화원 병설 박물관에 살치(Sarchi)의 대형 달구지(Carreta: 2016년 주한 코스타리카 대사 기증)와 쪼로떼가(Chorrotega) 토기 및 메따떼(Metate) 등이 수집 전시되어 있다.

 

글. 이복형((재)중남미문화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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