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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의 문화재보기
작성일
2006-03-0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377

근대철도 문화유산의 보존과 활용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제78호)
<경의선 장단역 증기기관차(등록문화재 제78호)>
1899년 9월 제물포와 노량진 사이 33.2km에 경인선 철도가 처음 놓인 것을 시작으로 기차는 우리 민족의 삶의 애환과 기쁨과 추억을 함께 싣고 오랜 세월을 함께 달려왔다. 이제는 현대화·고속화에 저만치 물러나 우리의 애정어린 관심과 손길만 기다리고 있다. 누구나 한 번은 기차여행을 하는 도중에 창밖을 물끄러미 바라본 경험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것은 지나가는 창밖의 풍경을 쳐다보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신의 기억을 회상하거나 과거로 향해 달려가는 추억을 떠올리고 추억에 잠긴 모습일 것이다. 이렇듯 철도는 단순히 교통수단으로서가 아니라 우리들에게 추억을 배달해주는 불가사의한 마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더욱이 화통에서 품어내는 다이내믹한 증기, 고막이 찢어질 듯한 기적소리 속에는 불가사의한 파워가 숨어 있어서인지 증기기관차에 대한 이해와 애정은 나날이 증폭되고 있다. 이러한 철도가 지금 우리들에게 근대문화유산으로서 가깝게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시대가 요구하는 철도의 현대화·고속화 이면에는 근대철도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아쉽게도 사라져 가고 있다. 근대의 출발점이 편이성·효율성·경제성의 가치관에서 출발되었다면 시대의 진보와 함께 새로워지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문화재는 항상 유동적인 사회와의 표리일체의 관계를 지니고 있어 지속발전이 가능하도록 문화재를 보호하는 새로운 보존·활용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근대문화유산은 비교적 우리들과 가까운 과거에 속하기 때문에 그 이전의 전통문화유산처럼 중요하다는 인식이 일반적으로 희박하다. 게다가 지금도 본연의 기능을 발휘하고 있어 쉽게 변형되거나 의식적으로 보존하지 않으면 급속하게 없어지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특히 근대철도의 다양한 구조물과 공작물은 당시의 교통과학기술의 발달과 수준을 보여 주는 물적 증거로써 중요하며, 현대 산업발전의 초석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근대 이전의 어느 문화유산처럼 보존하여 다음 세대에게 계승할 필요가 있다. 해외의 근대철도 유산의 보존·활용 사례 일본의 철도박물관은 1921년 철도개업 50주년기념사업의 일환으로 개관되었으며 1948년 교통박물관으로 개칭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소장 자료는 약 24만 점에 이르고 있으며 관내의 상설전시로서는 철도차량, 자동차, 비행기 등의 실물과 기계, 부품 등을 전시하고 있지만 철도관계가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철도유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1958년 국철은 「철도기념물보호제도」를 제정하여 철도발달사에서 역사적 문화가치가 높은 것, 철도산업에 관계 깊은 유구 등을 기준으로 철도기념물을 지정하였다. 현재 중요문화재로 국가가 지정한 철도관련 문화재는 9건에 이르고 있으며, 철도기념물 35점, 준철도기념물 49점이 지정되어 국가와 철도회사가 병행하여 보존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철도개업 100주년을 기념하여 1972년 쿄토시에 우메코지 증기기관차관을 개관하여 증기기관차의 동태보존動態保存을 시작하였다. 그 후에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원과 공공시설에서 증기기관차의 보존을 희망하여 전국 각지에서의 증기기관차의 정태보존靜態保存이 유행하게 되었다. 동시에 민간에 의한 동태보존도 폭넓게 이루어져 폐선노선의 일부와 차량을 매입하여 보존하거나 자원봉사자를 모집하여 보존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1991년에는 일본 네셔널트러스트를 중심으로 동태보존을 하고 있는 철도회사와 단체가 모여 일본철도보존협회가 결성되었다. 더욱이 철도동우회와 철도사학회, 산업고고학, 일본기계학회 등 철도관련 단체와 학회는 철도차량뿐만 아니라 문헌자료와 토목건축물도 포함한 철도문화재의 보존활동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차량수리 시에는 공개수리를 원칙으로 하여 차량의 정보를 공유하여 근대철도에 대한 관람자들의 식견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독일기술박물관은 19세기 말까지 그 이전의 설비의 대부분이 시대에 뒤떨어져 대부분 없어졌을 때 기술 역사에 대한 의식이 싹트기 시작하였다. 그 결과 여러 교통박물관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박물관들은 철도기술의 진보를 전시하여 젊은 철도원의 교육적 역할을 수행하였다. 그 중에 1980년에 설립된 독일기술박물관(Deutsches Technikmuseum Berlin)은 철도박물관보다는 기술박물관으로서의 기능에 중점을 두고 있다. 1880년에 창설된 옛 철도화물역을 이용하여 원형기관차고를 비롯한 약 40여 대의 철도차량을 원형 그대로 전시하고 있다. 이 박물관이 내세우고 있는 전체적인 전시개념은 기술적 유산을 자국의 정치사회사와 불가분의 일부로써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철도와 사회의 상호의존관계를 전시하고 있는 셈이다. 전시는 단순히 전문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역사에 대해서 일반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는 모든 성인남녀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전시기획을 하고 있어 교육적인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철도유산의 성격에 따라 수리를 행하지 않고 이전된 그 상태로 과감히 전시하고 있다. 이런 경우에는 그 유산이 어떠한 증거물건이 되는지, 그 유산에서 혹은 그 유산을 통해서 어떤 것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를 개개의 유산이 가지는 개별적인 역사적 경험을 관람자에게 해설하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그 예로 유태인 학살 자료로서 유태인을 강제수용소에 이송하기 위해 사용된 가축운반차량이 전시되어 있다. 철도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유산으로서의 인식 근대철도를 보존·활용하기 위한 일본과 독일의 사례를 살펴보면 크게 다음과 같은 세 가지 특징을 알 수 있다. 첫 번째로는 철도유산을 개별 유산으로서가 아니라 철도문화를 이해하기 위한 유산으로서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근대철도가 가지는 기술적 의미와 함께 그것이 지니는 시스템으로서의 사회적 의의를 중요시하고 있으며, 특히 개개의 유산이 가지는 개별적인 역사적 경험, 스토리를 관람자에게 해설하도록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두 번째로는 문화재의 활용에는 당해문화재뿐만 아니라 인적자원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활용에 관한 목적과 방법을 명확히 하여 활용을 담당하는 조직 및 단체, 그리고 이것을 지원하는 사람들의 역할을 구체화 함으로써 유효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고려하고 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의 지식과 경험을 폭넓게 수집·축적하여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 세 번째는 최소의 경비로 최상의 효과를 가지는 보호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민간, 자원봉사자, 자치단체의 상호 신뢰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이다는 점이다. 철도유산은 비교적 규모가 크기 때문에 유지경비를 고려한 합리적인 활용방안으로서 지역 활성화를 위한 관광자원화되고 있다. 따라서 공개와 활용을 위한 합리적인 관리경영이 될 수 있도록 다양하고도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어프로치가 이루어지고 있다. 철도유산의 보존과 활용을 위한 방안 이미 사회적 가치가 정착된 문화재 범주 안에 새로운 문화재 개념을 도입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키는 일은 그다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2001년 등록문화재제도가 그 대표적인 예가 된다. 이 제도가 창설된 이후 다양하고 폭넓은 근대문화유산을 그 특성에 맞게끔 적절하게 보존해 다음 세대에게 계승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공개와 활용이 불가결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철도유산은 개별문화재로 등록되어 있다. 철도유산에는 산업, 교통, 토목 등에 관련된 다양한 문화유산이 있으며 이러한 문화유산은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기능하는 공통적인 특징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전체 시스템으로서의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끝으로 철도유산의 수리·보존·활용에서 예측되는 여러 문제점을 분명히 하여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특히 근대문화유산의 대부분은 재료, 제작기술, 보존수법에서 전통적 문화재와는 다르게 수리 및 보존관리의 개념정립과 수리재료와 소재의 적절한 선택, 수리기술자의 양성 등 새로운 대응책을 필요로 하고 있다. 단순히 철도유산을 흥미의 대상으로 혹은 지적호기심을 만족시키는 청량제 역할을 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온고지신, 즉 우리들의 과거유산을 앎으로써 지금부터 전개될 시간 속에서 최량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시민의 문화의식과 모럴의 향상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최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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