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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배달(倍達)의 민족의 첫 배달(配達) 음식
작성일
2022-07-28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905

배달(倍達)의 민족의 첫 배달(配達) 음식 냉면(冷麪) 자줏빛 육수는 노을빛처럼 비치고, 옥색의 가루가 눈꽃처럼 흩어진다. 젓가락을 입에 넣으니 그 맛이 입속에서 살아나고, 옷을 더 입어야 할 정도로 그 차가운 기운이 온몸을 뚫는다 (紫漿霞色映 玉紛雪花勻 入箸香生齒 添衣冷徹身 客愁從此破). - 『계곡집(谿谷集)』 권27

말 그대로 ‘차가운(冷) 국수(麵)’라는 뜻의 냉면은 북부지방을 중심으로 발달했던 우리나라 고유 음식이다. 지금은 더운 여름철 별미로 자리 잡았지만, 사실 냉면은 추운 겨울에 먹는 음식이었다. 조선시대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냉면 국수를 만드는 메밀이 재배됐는데 음력 7월 초순에 심어 가장 늦게 수확했다. 그 당시 평안도 사람들은 한여름에 밀을 수확해 만두와 국수를 만들어 먹고, 겨울이 되면 늦가을에 추수한 메밀로 냉면을 만들어 먹었다.


냉면과 관련한 또 하나의 흥미로운 사실은 우리나라의 첫 번째 배달 음식으로 기록되었다는 점이다. 조선 후기 실학자 황윤석(黃胤錫)은 저서 『이재난고(頤齋亂藁)』에 영조 44년(1768) 7월 ‘과거시험을 본 다음 날 점심에 일행과 함께 냉면을 시켜 먹었다’라고 적었다. 궁중에서 즐기던 고급 요리인 냉면이 양반층에까지 인기가 높아지면서 배달까지 가능했을 것으로 짐작된다. 고종 때 영의정을 지낸 이유원(李裕元)도 『임하필기(林下筆記)』에서 ‘순조가 즉위 첫해인 1800년 군직과 선전관을 불러 달구경을 하다가 시장기가 돌았는지 냉면을 시켜 먹자며 당직 군사에게 대궐 밖에서 냉면을 사오라고 시켰다’라는 기록이 나온다.


‘냉면’이라는 말을 표현한 첫 문헌은 장유(張維)의 문집 『계곡집』으로 그는 이 책 권27에 「자장냉면(紫漿冷麪)」이란 시를 실었다. 자장냉면은 자줏빛 육수에 말아낸 것을 의미한다. 이밖에도 『재물보(才物 譜)』, 『진찬의궤(進饌儀軌)』, 『동국세시기』, 『규곤요람(閨壼要覽)』의 기록에도 냉면이 등장하는 것으로 보아 17세기 이후 북한 지역은 물론이고 한양에서도 냉면이 유행했음을 짐작할 수 있다.


무적핑크
서울대학교 디자인과 졸업. 2009년부터 2014년에 걸쳐 「실질객관동화」, 「실질객관영화」, 「경운기를 탄 왕님자」을 연재했다. 2014년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올린 「조선왕조실톡」이 큰 관심과 주목을 받아 네이버 웹툰에 연재되며 톡 형식과 역사 장르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그 인기로 YLAB과 함께 웹툰업계 최초 레이블 ‘핑크잼’을 세워 저스툰에 「세계사톡」을, 네이버웹툰에 「삼국지톡」을 연재하며 톡 시리즈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00.『계곡집』은 조선후기 문신이자 학자인 장유(張維)의 시가와 산문을 엮은 시문집이다. 저자 자신이 편집했던 것을 그의 아들 장선징(張善澂)이 약간의 시문을 추가해 인조 21년 (1643)에 다시 편집·간행했다. 그중 시는 1,860여 수로 방대한 양을 차지한다. 형식보다 내실을 중시하며 기발한 주제와 시상으로 표현한 점에서 높이 평가된다.


정리. 편집실 일러스트. 무적핑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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