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트위터 페이스북
제목
바람이 가득한 곳, 네덜란드 킨더디지크 엘슈트 풍차망
작성일
2012-09-1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7055


바다와 싸워 넓힌 국토

‘수면보다 낮은 땅’이라는 뜻에서 이름 지어진 네덜란드는 유럽의 북서쪽 북해에 접하고 있는 총면적 약 41,160㎢의 나라로 한반도의 1/5정도이다. 전 국토의 30%가 바다보다 낮은 탓에 먼 옛날부터 수시로 바닷물이 들어왔고, 비가 내릴 때마다 강물이 넘쳤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수백 년 전부터 범람하는 바닷물과 싸우며 살아야 했기에 특히 물을 다스리는 치수治水시설이 발달했다.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바닷물을 퍼내는 풍차와 바닷물이 육지로 들어오지 않게 가둬두던 둑과 저수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그 중에서도 풍차는 바다가 빼앗아간 땅을 되찾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풍차는 기원 후 7세기 페르시아 제국 지역에서 만들어져 낮은 곳에 있는 물을 퍼 올리는 데 사용되었다. 유럽에서 풍차가 널리 이용된 것은 10~12세기에 걸쳐 약 650년간이었는데, 네덜란드에 풍차가 만들어진 것은 17세기경이었다. 네덜란드는 산이 거의 없고 전 국토가 평평했기 때문에 일 년 내내 북해에서 거센 바람이 불어오는 바람의 나라였다. 풍차는 바람의 힘을 이용하여 힘들지 않고 많은 양의 바닷물을 퍼낼 수 있었기 때문에 네덜란드에 딱 맞는 아주 유용한 물건이었다.

“세상은 신이 만들었지만 네덜란드는 네덜란드 사람들이 만들었다.” 이 말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어떻게 물과 맞서 나라를 가꾸고 지켜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말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아주 오랜 세월동안 홍수의 위험 속에서 불안에 떨어야 했다. 그래서 그들은 국토를 보다 안전하고 쓸모 있는 땅으로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해왔다. 해수면보다 낮은 국토를 가진 네덜란드 사람들에게 바다를 메워 땅을 넓히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땅에 네덜란드 사람들은 농사를 짓고 집을 지었으며 길을 만들었다.

17세기 경 네덜란드는 바다를 메워 땅을 만드는 간척사업이 한창이었다. 바닷가에 둑을 쌓아 바닷물이 들어오지 못하게 한 다음 풍차를 이용하여 둑 안의 물을 빼 땅을 만들었다. 풍차는 단순히 바닷물을 퍼 올리는 역할을 하는 것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자르고 방아를 찧어 가루를 만드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하였다. 네덜란드에는 이런 여러 가지 기술을 가진 정교한 풍차들이 많았다. 또한 마을의 소식을 전하는 역할까지 했다. 풍차의 날개를 이용하여 마을의 소식을 알려주는 방법이었는데, 예를 들어 마을에 좋은 일이 있을 때는 풍차 날개를 X자 모양으로 만들었고, 휴식 중일 때는 십자 모양으로 만들었다.

산업혁명 이전까지 네덜란드에는 1만여 개의 풍차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900여 개의 풍차만이 남아있다. 현재 남아 있는 풍차 중 가장 오래된 것은 1450년경에 만들어진 것이고, 가장 큰 것은 높이가 44.8m에 달하기도 한다. 그 가운데 수도 암스테르담 남서쪽에 위치한 킨더디지크 엘슈트에 남아 있는 19개의 풍차는 1997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었다. 바다보다 낮은 땅을 가진 네덜란드 사람들이 나쁜 자연환경을 극복하며 국토를 유지하려는 노력과 물을 다루는 뛰어난 기술을 엿볼 수 있다는 이유로 세계유산에 등재된 것이다.


아름다운 풍차의 마을, 킨더디지크 엘슈트

네덜란드의 풍차는 오랜 세월동안 침수의 위험으로부터 나라를 지켜온 네덜란드의 역사유적이자 관광명물이다. 1421년 대홍수 이후 네덜란드 사람들은 해안에 방조제를 쌓아 간척사업을 벌였다. 이렇게 만들어진 땅을 ‘폴더’라고 불렀는데, 네덜란드 사람들은 간척지 사업을 통해 국토를 넓혀갔다. 풍차는 간척지 사업에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도구였다. 오늘날까지도 네덜란드의 바닷가 마을에는 간척지에 고인 물을 다시 강으로 퍼 올리던 풍차들이 남아 있다. 네덜란드의 풍차마을이라고 하면 크게 킨더디지크Kinderdijk와 잔세스칸스Zaanse Schans를 들 수 있는데, 이중 킨더디지크 엘슈트는 중세시대에 만들어진 다양한 종류의 풍차를 볼 수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킨더디지크는 ‘어린이의 둑’이란 뜻의 ‘킨더디지크Kinderdijk’에서 유래한 마을이다. 1421년 11월, 네덜란드에 대규모 홍수가 발생했다. 무려 10개의 도시가 물에 잠겼는데, 이때 요람에 싸인 어린아이가 물 위를 떠다니다 둑 위에 얹혔는데 이곳이 바로 킨더디지크이다. 킨더디지크는 육지가 해수면보다 무려 6m나 낮은 땅이었기 때문에 자주 땅이 바닷물에 잠기곤 했다.

이곳 사람들에게 홍수는 언제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재앙이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물을 쉽게 빼낼 수 있을지가 고민이었다. 이들은 땅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고, 15세기경에 이르러 물레방아로 물을 퍼 올리는 기계를 만들게 된다. 킨더디지크에 풍찻길이 생긴 것은 17세기 들어서였다. 17세기 초 시몬 스테빈이란 사람이 강가에 여러 개의 풍차를 나란히 세웠는데 그 후 수년간에 걸쳐 풍차가 세워졌고 킨더디지크에는 일렬로 서 있는 멋진 풍찻길이 생겨나게 되었다. 킨더디지크 엘슈트에 있는 풍차들은 1740년경 만들어진 간척지 배수용 풍차였다. 튼튼한 풍차의 날개가 거센 바람의 힘을 외륜에 전달하면 그 힘으로 넘쳐나는 바닷물을 퍼 올려 다시 레크 강으로 흘려보냈다. 킨더디지크 엘슈트는 푸르른 들과 강가에 줄지어 서 있는 거대한 풍차들 덕에 아름다운 풍차마을로 이름을 알리게 되었고, 1997년 유네스코는 취약한 자연환경을 극복하고 국토를 유지하기 위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의지를 잘 보여주는 상징물로서 킨더디지크 엘슈트를 세계유산에 등재하였다.

먼 옛날 물을 퍼내며 홍수를 막아온 풍차들은 이제 19개 정도가 남아있는데, 지금은 산업과 과학의 발달로 풍차가 직접 바닷물을 퍼 올리고 있지는 않지만 수백 년이 흐른 지금도 풍차가 움직일 수 있다고 한다.


여행정보

네덜란드는 헤이그특사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나라이자, 히딩크의 나라로 우리에게 친숙한 나라이다. 네덜란드는 유럽에서도 가장 잘 사는 나라들 중의 하나이다. 항공기 제작과 기계, 조선, 전자정보 산업과 섬유산업, 그리고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다이아몬드 세공 같은 산업이 발달한 나라이다. 또한 농업이 발달한 나라로 땅이 평평하고 기름지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곡식과 채소, 튤립 같은 꽃이 잘 자란다.

여름철 평균 기온은 17℃, 겨울철 평균 기온은 2℃로 여름은 시원하고 겨울은 포근한 편이다. 여름과 가을에 비가 많고 일 년 내내 강한 바람이 불어오기 때문에 봄과 가을에는 기온이 많이 내려갈 수 있으며, 6월~8월이 네덜란드를 관광하기 가장 좋은 때다. 특히 튤립이 피기 시작하는 4월이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아름다운 물의 나라’라는 명성답게 푸르른 초원 위에 줄지어 서 있는 커다란 풍차와 크고 작은 운하, 70여 개의 섬을 연결한 500개의 다리, 그리고 『안네의 일기』로 유명한 독일의 유대인 소녀 안네 프랑크의 집과 ‘빛의 화가’라 불리는 세계적인 화가 렘브란트의 집이 있다. 시차는 네덜란드가 우리나라보다 8시간이 늦다.




글·김경희<쉿,우표만 알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 엿보기>저자 사진·허용선

만족도조사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만족도조사선택 확인
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페이지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