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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작성일
2018-08-0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989

옆

한 발짝 돌아설 때 마주하는 얼굴, 옆

사람은 본능적으로 마주보고자 한다. 곧이 정면을 볼 때 실체를 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때로는 한 발 돌아서서 ‘옆’을 볼 때 정면에 드러나지 않은 심오한 세계가 다가오곤 한다. 우리 조상은 돌아서야만 보이는 옆이라는 공간을 허투루 놔두지 않았다. 건물을 지을 때 앞에선 잘 보이지 않는 지붕 옆면에 지네철, 현어 같은 장식을 하여 기능성을 넘은 장식성과 예술성을 실현해 건물의 가치를 높였다. 침구의 하나인 베개만 보아도 우리조상에게 옆이 어떤 공간이었는지 깨달을 수 있다. 우리 전통 베개는 현대의 베개에는 없는 베갯모라는 것이 있다. 이는 베개의 형태를 잡아주는 부분일 뿐만아니라 수를 놓아 장식하는 하나의 화폭으로 이상과 꿈을 그린 공간이었다. 법당에 오르는 계단 옆면에는 불법을 수호하는 의미의 무늬를 정교하게 새겼으며, 책을 지을 때는 표지나 내용이 담긴 내지뿐만 아니라 이들을 엮는 책등을 중시해 다양한 방식을 고안하고 미학까지 담았다. 사람의 시선은 생각보다 게을러서 관심이 없거나 필요성을 못 느끼면 방향을 잘 바꾸려 하지 않는다. 시선을 돌리게 만드는 것은 지식이다. 문화유산 역시 그렇다. 조상들이 옆에 담은 정성과 정신을 알게 되면 우리의 시선은 더 자유로워지고 더 많은 것을 보게 될 것이다. 삶이 풍요로워지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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