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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사랑

제목
문화유산 다시보기(영월·정선편)
작성일
2006-05-0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545

비경秘境 속에 살아 숨 쉬는 동강의 천연기념물 정선아리랑이 애잔하면서도 생기가 있고 아프면서도 즐거움이 내포된, 누구나 한 번 들으면 몰입하고야 마는 우리의 소리이듯이, 동강 지역의 동·식물들은 자연의 혜택과 고난을 받으며 스스로 단단해지고 있다. 동강할미꽃처럼 바위 틈새를 비집고 뿌리를 내려 아름다운 색을 창조하면서 하늘을 향한 그 자태와 자연의 일부분으로 살아가고 있는 수 많은 동·식물들의 모습들을 보면서 우리가 아끼고 가꾸어야 할 소중한 자연임을 각성하게 된다.. 하늘에 가로 걸려 의지하고 있다 병방치에서 내려다 본 귤암리 전경은 한반도를 닮은 감입곡류의 전형적인 사행천蛇行川이다. 이를 보고 고려조 곽충룡 선생이 노래하기를 “百曲流川朝海遠 千層絶壁倚天橫”(백번 굽이쳐 흐르는 강줄기는 멀리 바다로 이어져 있고, 일천 층으로 높은 절벽은 하늘에 가로 걸려 의지하고 있다)라고 노래하여 동국여지승람에 그 기록이 남아 있다. 귤암리의 5개 부락 중 ‘의암衣岩’이 있는데, 바위에 옷을 해 입혀 마을이 부자가 되었다는 옷바위 전설이 내려온다. “옛날 한 무명베 장사가 개천 옆 연못가의 바위 아래에 휴식한 후 등짐을 지고 일어서려는데, 등짐이 떨어지질 않아 궁리 중 깨달은 바가 있어 무명베 석 자를 끊어 바위에 걸치니 일어날 수가 있었다. 그 후 장사가 잘 되어 큰 부자가 되었고 마을에서도 바위에 옷을 해 입혀 제사를 지내니 마을이 크게 융성하고 가축이 번성하였다. 그러던 중 어느 날 방목 중인 소 한 마리가 보이질 않아 찾아보니 소고삐가 연못가에 있어 그 고삐를 당기니 이무기가 끌려나와 마을 사람들이 소를 구하려고 이무기를 죽였다. 그러자 저주로 인해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며 천둥번개가 치고, 비바람이 몰아치며 바위가 쓰러져 그 후부터 마을이 쇠퇴하고 결국 주민이 떠났다.”라는 내용이다. 이러한 옷바위를 복원하고 전통문화를 계승하기 위해 마을 주민이 모두 모여 매년 음력 3월 1일에 옷바위 제례를 지내고 있다.

바위틈에서도 자라나는 끈질긴 생명력 국립환경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 의하면 동강유역에는 111과 453속에 이르는 956종류의 관속식물이 자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동강할미꽃을 비롯해 동강 대극, 층층 둥글래, 개병풍, 연잎꿩의 다리, 산토끼꽃, 마카노 국화, 병아리 풀, 쑥방망이 등이 동강을 대표하는 식물로 꼽히고 있다. 그 중 4월 초순에 동강을 끼고 도는 산자락의 바위틈에 연보라 색깔의 꽃을 피우는 ‘동강할미꽃’은 1997년에 사진가 김정명이 귤암리 입구 석회암 뼝대에서 처음으로 촬영한 것으로서, 한국식물연구원 이영노 박사로부터 동강이라는 이름을 얻어 『동강할미꽃』‘pulsatilla tongkangensis Y. Lee et T. C. Lee, sp. nov.’이라는 학명으로 학계에 보고되었으며, 2000년도에 세계 유일 종으로 판명된 동강 특산의 여러해살이 풀이다. 특이한 점은 동강의 수많은 절벽 중에서 광하교 매표소에서부터 2.5km 정도에서만 집단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동강할미꽃이 동강지역을 벗어나면 살기가 어려우며 혹 살아나더라도 꽃의 색과 모양에 변질이 온다는 것이 학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석회암 뼝대 바위틈에서 제한된 수분과 영양으로 어렵게 자생하면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운 색을 창조하여 하늘을 향한 그 자태는 어느 누구도 범할 수 없는 숭고한 자세를 우리에게 보여 주고 있다. 이러한 동강할미꽃의 강한 생명력과 아름다운 자태를 지키고 널리 알리기 위해 올해부터 귤암리 마을 사람들을 중심으로 ‘동강할미꽃 보존회’를 만들어 체계적인 보존에 나서고 있다. 유유히 흐르는 동강 속으로··· 동강 주변에는 희귀하고 수많은 동물의 서식처이기도 하다. 어류는 어름치(천연기념물 제259호),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Ⅱ급에 속하는 다묵장어, 묵납자루, 가는돌고기, 돌상어 등과 희귀종인 금강모치와 연준모치의 서식이 확인되었으며, 특히 한반도 고유종인 참중고기, 쉬리, 돌마자, 퉁가리 등 32종이 확인되어 국내의 다른 지역에 비하여 매우 높은 고유성을 가지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또한 포유류는 법적보호종인 수달(천연기념물 330호), 사향노루, 산양, 하늘다람쥐 등 7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조류는 원앙(천연기념물 제327호), 까막딱따구리(천연기념물 제242호) 등 법적 보호종 10종이 서식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특히 호사비오리는 동강유역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우리나라의 수달은 유라시아 수달로 분류되며, 수환경의 먹이사슬에서 최정점에 위치해 있는 동물로서, 수 생태계의 먹이사슬을 균형 있게 조절해 주는 핵심종이다. 수달은 인구증가, 댐 축조, 해안매립, 하천의 마구잡이식 정비 등으로 서식지가 파괴되어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 예전에는 동강변의 수많은 동굴입구 주위에 수달의 배설물을 흔하게 접할 수 있었으나, 요즘은 어렵게 찾아야 구경할 정도로 개체수가 많이 줄었다. 동강이 우리에게 바라는 것 한국전쟁에도 피난을 가지 않았다던 동강유역 주민들은 동강댐 문제로 전쟁보다 더한 고통을 받다가, 2000년 6월 5일 당시 김대중 대통령이 “동강 유역에 다양하게 분포된 생물종 및 생태계 보전을 위해 영월댐 건설계획을 철회한다.”라고 발표하고 6년의 세월이 흘렀다. 지역경제의 활성화냐 아니면 동강의 자연을 보호할 것인가의 문제, 국민들의 무관심, NGO의 대안 없는 비판으로 인해 동강 지역의 주민들은 서서히 지쳐가고 있다. 정선군은 국가지정 4건, 강원도 지정 13건 총 17건으로 문화유산은 적지만 자연유산이 풍부한 고을이다. 동강 지역은 자연경관이 너무나도 빼어나며, 동·식물의 서식지, 번식지, 도래지를 포함하여 식물의 자생지 및 광물, 동굴의 학술적 가치가 중요한 곳으로서 전 국민적인 관심을 바라고 있다. 글 / 서덕웅 강원도 민예총 강원지회 공예분과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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