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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문가 미니강좌-문화재 조사와 첨단장비 활용
작성일
2005-07-06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445

첨단장비 활용의 길을 개척한

공주 수촌리고분군 금동신발의 X선 CT촬영 조사




얼마 전, 최첨단 의료기술인 ‘3차원 X선 CT촬영법’을 이용해 처음으로 공주 수촌리고분군(사적 제460호, 백제시대 4∼5세기) 출토 금동신발의 상태를 조사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지난 4월, ‘X선 투과촬영법’으로 금동신발의 내부에 피장자의 발가락뼈와 뒤꿈치뼈를 발견했다고 발표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연이어 발표된 성과이기에 더욱 의의가 있다고 생각된다. 왜냐하면 발굴문화재의 상태조사를 X선 투과촬영법만으로 한정하지 않고 세부적인 정보를 얻기 위하여 3차원 X선 CT촬영을 활용하였고, 보존과학 정직원이 한 명도 없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새롭게 시도하여 얻어낸 성과이기 때문이다. 이는 발굴문화재의 보존에 대한 관계자의 관심과 노력의 결과이다.
   매장 상태에서 발굴된 문화재는‘병든 환자’와 같다. 병든 환자는 그 원인과 병명을 먼저 진단하고 최종적으로 수술하여 치유하듯이 ‘병든 문화재’ 역시 정확한 예비조사와 과학적 분석을 통하여 최종적으로 보존처리를 행해야 하지만, 예비조사와 과학적 분석에 필요한 장비는 대부분 고가이고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므로 이를 제대로 갖추고 보존처리를 행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아직도 일부 병든 문화재는 수술실로 직행하여 정확한 병명도 모르는 상태에서 보존처리를 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번 수촌리고분군 금동신발의 조사성과에서 알 수 있듯이 환자의 치료를 위해 개발된 첨단장비가 문화재 치료에도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또한 보다 다양한 첨단장비가 활용될 수도 있기에, 예비조사에 사용된 ‘X선 투과촬영법’과 ‘X선 CT촬영법’의 원리 및 문화재 예비조사에 활용될 수 있는 고가의 첨단장비들을 간략하게 소개해 보고자 한다.

   X선은 1895년에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에 의해 발견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현대의학을 포함한 과학기술은 급진적 발전을 거듭했다. X선원과 필름 사이에 물체를 두고 X선을 조사하면 물체를 구성하는 밀도와 원소에 따라 화상을 얻을 수 있고, 그 흑백의 농도 차로 물체의 내부상황을 예측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문화재에 X선 투과촬영은 환두대도에서 상감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된 1980년대부터 널리 활용되기 시작하여 현재는 보존과학 분야에서 보편화된 장비가 되었다.
   CT는 컴퓨터를 이용한 단층촬영법의 약자로 어떤 물체를 칼로 자른 듯 단면사진을 알 수 있는 신기한 장비이다. X선 투과촬영은 2차원 화상에 한정되어 여러 물질이 함께 겹쳐 있으면 판독이 불가능하지만, X선 CT는 물체를 회전 또는 평형이동시키면서 일정폭으로 X선을 조사하여 X선 투과량을 모든 방향에서 계산하고 명암의 농도 또는 컬러로 표현하여 단층면과 입체면으로 화상을 얻는 것이다. 이 장비는 문화재의 내부구조를 확인하는 데 있어 X선 투과촬영과 함께 활용도가 점차 높아질 것으로 생각된다.

각종 첨단장비 활용으로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보존해야
첨단과학기술의 발달은 의료용 및 산업용 비파괴 진단장비를 다양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외국에서는 문화재를 위한 진단장비로 X선 CT촬영장비 외에도 자기공명이미지방법을 이용한 수침목재 등 유기물질의 내부구조 조사, 중성자 라디오그래피를 이용하여 청동기 병 내부에 존재하는 유기물을 확인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초음파를 이용한 비파괴조사방법도 시도되고 있으며, 다양한 첨단분석장비도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X선 투과촬영이 거의 유일하게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문화재를 효율적으로 보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비파괴 진단장비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들 첨단장비는 고가인 데다, 일부 비파괴 진단장비를 갖추고 있는 문화재 보존기관들도 거의 동일한 장비들만 갖추고 있어 상호활용도가 낮다는 점이 문제이다. 현재 문화재청에서는 ‘문화재종합병원’건립을 추진한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하루 빨리 비싼 비용을 낼 수 없는 병든 문화재가 진단 및 치료 서비스를 받고, 체계적인 보존시스템이 구축되기를 기대한다.

김규호 / 공주대학교 문화재보존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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