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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남 순천 조계산의 라이벌, 태고종의 총본산 선암사
작성일
2008-09-0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3138



문화재청에서는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에 대해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자 지난 4월 28일 부터 6월 19일까지 우리나라의 국보, 보물을 주제로 한 2008년 문화유산 사진 및 답사기 공모전을 개최하였습니다. <문화재 사랑>에서는 이번 공모전의 대상부터 동상 수상작을 4회에 걸쳐 소개해 드릴 예정입니다. 수상작품들을 통해 우리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선암사로 들어가는 약 1㎞ 정도의 길은 언제가도 느낌이 참 좋다. 터벅터벅 발길을 내딛다보면 양쪽에 버티고 서 있는 장승을 만난다. 원래 이곳에는 1907년에 만든 장승이 서 있었다. 선암사 길목에 세워진 이래 80년을 장수했던 셈이다. 새로 세워진 장승도 횟수로 20년을 넘기고 있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봤으며, 얼마나 많은 계절의 변화를 겪었겠는가? 이 곳 장승은 선암사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선암사를 한층 빛내주는 것이 있다면 바로 승선교일 게다. 지난 2002년부터 2년에 걸쳐 새롭게 단장된 지도 벌써 3년여 시간이 흘렀다. 2003년, 승선교를 보기 위해 찾았던 선암사로의 첫 방문, 그러나 보수공사 때문에 둘러친 칸막이는 안타까움만 주었다. 다시 찾은 승선교는 보물 제400호라는 이름답게 아름다운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선암사를 가는 데는 두개의 홍예교가 있는데, 홍예교는 말 그대로 무지개다리(무지개 虹, 무지개 霓)다. 돌을 무지개 모양으로 짜 맞춰 조선 숙종 때 만든 이 다리는 벌써 300년이 훌쩍 뛰어넘은 훌륭한 문화유산이다. [b]부지런히 발품 팔아 볼 것 많은 선암사 [/b]

선암사는 백제 성왕때 아도화상이 창건했다고도 하고, 통일신라 때 도선이 창건했다고도 한다. 선암사를 태고총림이라고 하는데, 이는 고려 초 천태종을 창시한 대각국사 의천이 이 사찰에 머물면서 태고종의 가장 으뜸이 되는 사찰이기 때문이다. 대각국사 의천이 선암사를 크게 중수했는데, 그 이후로 선암사에는 화재가 잦아 전각이 소실되는 비운을 많이 맞았다. 조선 영조 때 이르러 상월대사가 중창할 때 화재를 막기 위해 산 이름을 청량산, 절 이름을 해천사로 바꿨지만, 순조 때 다시 화재가 발생하자 다시 조계산 선암사로 바꾸었다고 한다. 화재로 인해 고민한 흔적은 여러 곳에서 볼 수 있다. 일주문 뒤편에 걸린 ‘청량산 해천사’ 편액도 그렇고, 한 전각의 환기구에 새겨진 ‘水, 泉’자도 그렇다. 다른 사찰에 비해 연못이 많은 것도 아마 그런 고민의 흔적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선암사는 송광사처럼 많은 전각들을 거느리고 있어 발품을 많이 팔아야할 정도로 둘러볼 수 있는 곳들이 많다. 선암사는 크게 대웅전 영역과 원통전 영역, 응진전 영역, 각황전 영역으로 나뉜다. 대웅전(보물 제1311호)은 정면과 측면이 각각 3칸으로 팔작지붕을 이고 있다. 한 단의 석축 위에 올라 앉아있어서 비교적 날렵해 보이고, 단청의 색이 바래 꽤나 고풍스러워 보인다. 마당에는 크기와 모양이 서로 엇비슷한 삼층석탑 두 기가 나란하게 서 있다. 선암사가 일주문 이외에 천왕문, 금강문 등이 없어서인지 두 석탑이 사찰을 지키는 두 기둥 역할을 하는 듯하다. 두 기의 삼층석탑은 보물 제395호로 지정되어 있다. [b]근심을 잊는 해우소에 얽힌 에피소드[/b] 선암사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문화재자료 제214호로 지정되어 있는 해우소다. 선암사의 해우소는 크고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해우소를 사용해보면 근심을 잊기보다는 공포의 시간을 체험하게 된다. 삐걱거리는 소리와 넓은 발판, 아래로 아득하게만 보이는 깊이 있는 공간. 거기다 칸칸마다 존재해야 할 문도 없고, 칸막이 자체도 매우 낮다. 남자 화장실에는 재밌는 문구가 하나 쓰여 있다. 이곳의 주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파리들에게 전하는 문구 “파리야~ 극락가자!” [b]선암사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바로 이곳! [/b] 선암사에서는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선암사의 비석이 서 있는 곳이다. 무우전 옆으로 난 길을 따라 올라가다보면 하늘 높이 우뚝 솟은 편백림이 나오는데, 편백림 아래 두 기의 비가 서 있다. 하나는 1707년에 세워진 선암사 중수비고, 다른 하나는 1929년에 세워진 선암사 사적비다. 그리 크지 않은 편백림 이지만 사람도 거의 없고, 비석 주변에 앉아 잠시 쉬기 좋은 곳이다. 사진에 담으면 그림 같은 풍경이 연출된다. 시간이 갈수록 사람들의 발걸음도 잦다. 이제 20년 째 이곳을 지키고 있는 밤나무 장승에게 작별을 고한다. 다시 찾아올 때까지 서로를 벗 삼아 다정다감한 시간 보내고, 이야기들 많이 나누시라고…. ▶글·사진_ 문일식 ▶사진_ 남정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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