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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사랑

제목
문화재에도 사람처럼 생명력이 있다!
작성일
2007-08-0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1869

 hspace=3 src=문화재는 땅 속에 묻혀 있든 박물관에 놓여 있든 세월의 흐름에 따라 여러 가지 환경 요인에 의해 병들어 간다. 문화재의 과학적 보존이란, 이렇게 병든 문화재를 진단해 그 질병을 알아내고 치료해서 수명을 연장시키는 활동이다. 학문적으로는 이를 ‘보존과학’이라 한다. 그런데 ‘보존과학’, 참으로 생소한 이름이다. 국어대사전에는 ‘물질적인 구조와 재질을 밝혀 그 노화 또는 붕괴 등의 변화를 연구하고 방지하기 위한 과학. 주로 문화재 특히 미술품, 고고 출토품에 응용됨’이라고 나와 있다.

문화재를 위해 탄생한 보존과학의 첫 출발, 그리고 진화
 hspace=3 src=국내에서의 보존과학 연구는 1969년 2명의 직원을 두고 ‘문화재연구실’이라는 이름 아래 문을 연 이후, 1970년대 경주 개발에 따른 대규모의 발굴이나 신안 해저 발굴, 1980년대 국토 개발과 댐 건설로 인한 유적 발견, 그리고 무엇보다도 생활이 윤택해지면서 ‘문화’에 대한 인식이 새로워져 국내 보존과학 분야에 많은 발전이 있었다. 지금은 이런 기관이 몇몇 더 생기게 되어 1992년에는 학회도 조직되었고, 2002년에는 한국전통문화학교 보존과학과도 개설되어 미래의 문화재 의사를 양성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일반인의 보존과학에 대한 인식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역사적 유물들의 생명을 원형 그대로 지켜 나가기 위한 보존과학의 역할
수백, 수천 년 땅 속에 묻혀 있던 유물들은 우리가 흔히 박물관에서 접하지만, 대부분 반듯한 상태로 발굴되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발굴된 유물들을 수리·복원해야 하고, 후손에게 물려주기 위해 더 이상 재질이 약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금속 유물은 녹슬고, 나무나 옷들은 곰팡이가 슬거나 썩는다. 햇빛도 역시 반가운 존재는 아니다.
사람이 아프고 병들면 병원을 찾아오듯이, 병든 문화재도 문화재 병원(보존과학연구실)에 맡겨지게 된다. 일반 병원에서 하듯이 문화재 의사는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내부의 부식 상태나 흠집(모양, 글자)등을 X선, 현미경, 내시경 및 관찰로 찾아내 거기에 맞는 각종 ‘수술 도구’를 이용해 보존 처리를 한다. 뿐만 아니라 일반 병원의 혈액이나 오줌 검사에 해당하는 재질·성분 검사로 환자의 병의 원인을 밝혀내어 그 특성을 파악하기도 한다.
따라서 문화재 환자들이 이곳을 퇴원할 때쯤이면 많이 건강해진 모습들이다. 이들의 입원 기간은 짧게는 서너 달에서 길게는 3년 내지 5년 이상 걸리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문화재 환자들에게 생명력을 되찾아주고 오래도록 살 수 있도록 하는 치료 이외에, 문화재 병원은 옛날 사람들이 지금의 문화재에 불어넣은 장인 정신까지도 보존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다. ‘조상의 빛난 얼’ 정신이 빠진 보존은 마치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박제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미래의 자랑스런 문화유산을 만드는 보존과학의 당면 과제
 hspace=3 src=문화재를 과학적으로 보존 처리하기 위해서는 최신 첨단 기기의 활용이 절대적이다. 문화재가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를 밝히기 위해, 될 수 있는 한 문화재 원형의 모습 그대로 그 재질과 구조를 밝혀 낼 수 있는 첨단의 분석기기를 사용하며, 미래를 예측하는 타임머신 같은 시험기자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본제의 문화재와 재질이 같은 샘플을 인공적으로 가혹한 환경 조건(온도, 습도, 빛, 오염, 가스 등)에서 1년 후 또는 10년 후에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를 알아내어 실제 문화재의 미래를 예측하고 거기에 알맞은 보존 처리를 하도록 한다.
하지만 이같은 문화재의 과학적 보존 노력과는 달리 문화재를 둘러 싼 보존 환경은 날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실정이다. 무엇보다도 환경오염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가는데, 보존과학의 손길은 아직 이에 대해 속수무책이다. 특히 산성비에 약한 대리석 재질을 비롯한 실외에 위치한 문화재는 비, 바람, 먼지, 동·식물 등의 피의자로 인해 그 피해가 보다 더 심각해지고 있다.
문화유산헌장에서 밝혔듯이 우리의 문화유산은 오랜 역사 속에서 많은 시련과 재난을 겪은 끝에 오늘의 모습에 이르렀다. 그러므로 문화유산을 알고 찾고 가꾸는 일은 곧 나라 사랑의 근본이 되며 겨레 사랑의 바탕이 된다. 따라서 우리 자신을 문화유산의 최종적인 상속자로 여길 것이 아니라, 과거의 조상들에게 물려받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다음 세대를 위해 간직하고 전하는 계승자로서 보다 많은 사명감을 가져야 할 것이다. 

 

▶ 글 : 문화재청 한국전통문화학교 보존과학과 강대일 교수
▶ 사진 : 한국전통문화학교 보존과학과 / 국립문화재연구소 보존과학연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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