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트위터 페이스북
제목
엿기름 VS 소화제
작성일
2017-05-3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6778

엿기름 VS 소화제 - 답답한 속, 한 방에 뚫자! 자극적인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고, 바쁜 탓에 끼니를 거를 때도 잦다 보니 현대인들에게 소화 불량과 속 쓰림은 만성질병이 되었다. 그렇다 보니 이제는 편의점에서도 소화제를 쉽게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소화제가 없던 시절, 과거 선조들은 불편한 속을 어떻게 달랬을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은 천연 소화제라 불렸던 식혜에 담겨 있었다.

엿기름

달달한 맛에 소화 효과는 덤, 식혜 속 엿기름

식혜를 마시면 속이 편안해진다고 했다. 달콤한 식혜의 어떤 성분 때문일까? 바로 주재료가 되는 엿기름 덕분이다. 엿기름은 보리 씨를 발아시켜 만든 식품이다. 맥아(麥芽)라고 부르는 한약재이기도 하다. 그대로 먹을 수 없기 때문에 식혜나 조청, 엿 등을 만드는 데 이용된다. 엿기름의 원료인 보리는 신체의 소화력을 향상시켜 과식했을 때나 배탈이 났을 때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그뿐만 아니라 복부 팽만이나 신물 올라옴, 구토, 설사 등에도 효과가 좋다.

엿기름을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쭉정이를 버리고 알알이 가득 찬 겉보리를 골라야 한다. 겉보리를 깨끗이 씻은 다음, 하루 동안 물에 재워 두었다가 붇게 되면 소쿠리에 건진다. 이것을 시루에 안치고 젖은 보자기로 덮는다. 시간이 지나면 물기가 마르므로, 가끔 물을 뿌려준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게 되는데 엿새째, 보리쌀의 길이 조금 못 미치게 싹이 자라면 이것을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 널어 말린다. 보리는 말릴 때도 싹이 자라기 때문에 손으로 비벼 헤치면서 말리는 것이 관건이다. 참으로 손이 많이 가는 과정이다.

충북 진천 지역에서는 이렇게 만들어진 엿기름을 소화 불량으로 고생하는 사람에게 처방했다. 엿기름 가루를 식후에 한 숟갈씩 복용하거나, 엿기름을 불린 물에 쑥과 쌀을 넣어 밥을 지어 먹였다고 한다. 또한, 아이가 젖을 먹고 체했을 때 엿기름을 볶은 것 한 줌에 물을 넣고 달인 것을 하루에 4~5회씩 처방하기도 했다.

소화제

소화제에도 엿기름의 성분이?

고서 『본초강목』에 의하면 “보리는 오장을 건강하게 하고 기운을 내려주며 체한 것을 다스리며 식욕을 증진시킨다”고 한다. 보리의 발아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엿기름에는 소화효소인 아밀라아제가 풍부하다. 침 속에 들어 있는 성분인 아밀라아제는 녹말을 포도당으로 분해하는 효과가 있어 소화를 돕는다. 더불어 엿기름의 맥아당 성분은 소화 시간을 촉진하는 기능이 있다. 오늘날 소화제의 중심이 되는 ‘소화효소제’가 바로 엿기름에 포함된 성분과 같은 역할을 한다.

현대 소화제에는 소화액의 분비를 높이는 약과 소화액 분비의 부족을 보충하는 소화효소제가 있는데, 그 중 후자의 효과가 그것이다. 소화효소제는 소화력을 높이는 여러 종류의 소화효소를 포함한 약제를 말한다. 최근에는 미생물성 소화효소제도 사용되고 있다. 위나 장내에서 작용하는 라파제, 프로테아제, 아밀라아제, 에스테라제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는 소화불량에 의하여 장내에 발생하는 가스를 제거하는 작용도 한다.

물론 습관적으로 소화제를 복용하기보다 식단을 조절하고, 잦은 통증이나 더부룩한 증세가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 해소하는 것이 좋다. 일상 속 간편한 치유법을 실천하고자 한다면 식사 후, 전통 식혜 한잔으로 속을 달래보며 선조들의 지혜를 맛보는 것은 어떨까?

 

글‧차경주 사진‧셔터스톡

 

만족도조사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만족도조사선택 확인
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페이지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