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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특집 - 철새도래지와 겨울철새
작성일
2005-10-28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6665

겨울 철새들을 찾아 떠나는 여행

두루미, 고니 등 널리 알려진 새들에서 노랑부리저어새, 독수리, 황새 등 세계적 희귀새에 이르기까지 많은 겨울손님들이 우리나라의 이름난 철새 도래지에 와서 겨울 한 철을 난다.
늦가을의 서늘한 달빛을 받으며 찾아와 펼치는 그들의 화려한 군무와 비상의 날개짓은 비록 짧은 기간이지만 보는 이로 하여금 깊은 정 들게 하기에 충분하다.



가을이 무르익어가는 무렵부터 서해안 지역엔 해마다 철새들의 한바탕 축제가 펼쳐지기 시작한다. 러시아, 중국, 몽고 등지에서 긴 겨울을 나기 힘든 겨울철새들이 풍부한 먹잇감을 갖춘 갯벌과 배후의 농경지를 갖춘 곳으로 찾아들기 때문이다. 내륙지역에 위치한 철원이나 우포늪, 주남저수지 등의 지역에서도 겨울철새들의 군무와 비상의 날개짓을 볼 수 있다. 이미 10월부터 철원과 서해안 천수만 지역에는 많은 수의 철새들이 찾아와 있으며 상당수가 오리·기러기 무리들인 이들은 일종의 선발대로써 미리 와서는 먹이가 많은 논에서 배불리 먹은 다음 남쪽으로 이동해 간다.
   오리·기러기류에 해당하는 개리나 고니 등은 한강하구와 같이 바다와 민물이 만나는 지역에서 자생하는 갈대나 메자기 등의 뿌리를 먹기 위해 온다. 두루미류는 오리나 기러기에 비해 약간 늦게 도착하는데, 일부는 철원이나 파주 지역의 드넓은 농경지나 물가 지역에서 머문다. 그러나 상당수는 동쪽의 내륙 하천과 낙동강을 따라 이동하면서 잠시 머물다가 일본의 큐슈지방 남쪽에 위치한 가고시마 현의 이즈미시에서 겨울을 난다. 그런 다음 이듬해 2월말부터 3월에 걸쳐 다시 재북상하여 러시아의 습지평원으로 돌아간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에는 세계적 희귀조에 이르기까지 겨울에 많은 손님들이 전국의 이름난 도래지에 와서 긴 겨울을 보낸다. 우리나라의 이름난 철새도래지 중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하여 중앙정부와 지역자치단체가 보호하는 지역이 있다. 한강하구, 낙동강하구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으며 대단위 개발에 대해 가장 강력하게 법으로 지켜가고 있다. 이밖에도 위쪽 지역에서부터 살펴보면, 수도권 지역에는 한강하구, 팔당대교, 밤섬, 임진각과 오두산전망대가 있다. 강원도 지역은 가을동화 촬영지이자 김일성별장이 있는 화진포, 철원지역이 유명하다. 중부지역은 서해안에 위치한 천수만, 금강하구가 있고, 남부지역은 해남의 영암호, 고천암호, 금호호와 순천만이 있다. 영남지역은 우포늪, 주남저수지, 낙동강 하구가 주요 철새도래지이고 최근에는 갈사만 지역도 요지로 꼽히고 있다. 마지막으로 제주도는 저어새의 국내 유일의 월동지역이라 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지역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겨울철새들 중 대부분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지역별 특징과 주요 종을 살펴본다면 다음과 같다.


붉은 배새매
<붉은 배새매>

북부지역


철원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245호)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최대의 두루미류 도래지이다. 우리나라에서 관찰된 두루미류는 총 7종인데, 그 중 두루미, 재두루미, 흑두루미, 검은목두루미를 주로 볼 수 있으며, 쇠재두루미, 카나다두루미, 시베리아흰두루미는 아주 드물게 관찰된다. 두루미와 재두루미는 우리 문화의 대표적 상징물로써 겨울철 눈 속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지만, 차량과 인간의 발길에 매우 민감하다. 특히 두루미는 길가에서도 볼 수 있는 재두루미와 달리 멀리 떨어져 있어 관찰하는데 시간과 집중이 필요하다. 철원은 한국전쟁 막바지에 이르러 전략적 요충지로써 많은 피해를 입었던 곳으로 다른 지역과 다른 참호형 전망대가 있는데, 주변의 두루미와 재두루미 가족들이 먹이 활동하는 모습과 소리 높여 비상하는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최고의 탐조 장소이다.
   가장 넓은 저수지의 하나로 양수리에 위치한 토교저수지에는 일반인들이 하늘의 제왕이라고 알고 있는 독수리들의 천진난만한 휴식장소로 유명하다. 사냥보다는 동물들의 사체를 좋아하도록 진화해 온 탓에 생긴 모습과 달리 겁도 많고, 엉금엉금 걸어가는 모습은 많은 방문객들이 좋아한다. 철원은 독수리뿐만 아니라 말똥가리, 흰꼬리수리, 검독수리 등과 같은 중대형 맹금류 등이 좋아하는 지역이다. 넓은 농경지와 겨울에도 얼지 않은 냇가로 인하여 다양한 포유동물도 살고 있기 때문에 이들을 먹이로 하는 맹금류의 진정한 사냥솜씨도 볼 수 있다. 또한 정오 무렵에는 독수리와 함께 이들이 하늘에 점이 찍혀 있는 것처럼 높이 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철원은 진귀한 겨울철새의 보금자리로써 이들을 아끼고 보호하는 사람과 단체들이 많이 있다. 조류보호협회의 철원지회분들이 운영하는 양수리 생태학교나 동물치료소는 아픈 동물을 사랑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게끔 하는 지역활동가의 순수한 마음이 깃든 곳이다. 본인도 여러 번 조사와 연구로 가는 곳이지만, 철원의 백미는 새벽과 땅거미가 지는 저녁 무렵이다. 새벽녘 겨울철새들이 잠자리에서 먹이를 찾기 위해 비상하며 리더의 신호에 맞춰 일제히 부르는 합창소리나 해거름 무렵, 마치 한 동작처럼 힘센 날개를 퍼덕이며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는 철새들의 모습 역시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이다.

한강하구(파주에서 강화까지)


군사적으로 북한과 대치상태에 있기 때문에 오히려 하구유역이 보전된, 우리나라의 하천 중에 유일하게 하구에 방조제가 설치되어 있지 않은 곳이다.
   과거부터 파주, 김포 지역의 넓은 농경지와 제방 안쪽의 수변지역은 두루미와 오리·기러기류의 주요 먹이 장소로 철원 지역과 함께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이다. 현재는 오두산전망대 바로 아래가 재두루미와 개리의 도래지이지만 군사요충지로써 쉽게 들어갈 수 없다. 접근성이 좋지 않아 자유로를 따라 보는 방법이 가장 일반적이다. 다만, 한강하구에 인접한 강화도 지역의 초지리에서는 매년 두루미 가족이 오기 때문에 이들을 보고 싶다면, 다른 물새류와 함께 탐조하러 가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한강하구는 수도권에 인접하고 대단위 개발사업 등으로 철새도래지의 보전이 위태로운 지역이다. 한강하구는 천연기념물 서식지역으로써 겨울철뿐만 아니라 여름철에도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저어새 등이 한강하구의 <유도>에서 집단번식을 하며, 또 9월과 10월에 강화도 남단갯벌은 여름철새의 이동 모습과 봄가을의 나그네새, 겨울철새들을 두루 관찰할 수 있는 지역이다.








중부지역


천수만

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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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새(천연기념물 제1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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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초반부터 오리·기러기류의 수많은 겨울철새들이 오면서 현재는 중부지역의 최대·최고의 철새도래지로 각광받고 있다. 특히 매년 수십만 마리의 가창오리들이 펼치는 군무를 통해 널리 유명해진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유럽과 아시아 전반에 걸쳐 있는 노랑부리저어새와 매우 희귀한 황새, 그리고 고고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고니류 등을 볼 수 있다.
   특히 70년대 초반까지 우리나라의 텃새였으나 농약과다사용으로 인한 먹이부족, 밀렵 등으로 사라졌던 황새도 90년대 중반이후부터 매년 이 지역에 찾아들고 있다. 주로 해미천 상류에서 발견되는데 진귀한 만큼 관찰하는데 주의가 필요하며 또 쉽사리 볼 수 없어 아쉬움을 주곤 한다.

금강하구
금강하구는 우리나라의 철새도래지 중에 관찰시설 및 전시관이 가장 잘 정비된 곳이다. 서천의 철새탐조대와 군산의 철새조망대 및 양쪽 제방에 간이탐조대가 설치되어 새와 인간이 직접적으로 마주치지 않으면서 쉽게 관찰할 수 있는 잇점이 있다. 금강하구의 대표적인 천연기념물이라면, 단연코 검은머리물떼새와 고니류를 들 수 있다. 금강하구의 바다쪽 조그만 섬 유부도는 검은머리물떼새의 동북아시아 최대 월동도래지역으로써 최대 5천 마리까지 관찰이 가능하다. 검은머리물떼새는 여름철에 각 섬에 흩어져 번식하고 월동을 위해 유부도에 모이는데, 금강하구의 갯벌 지역에서 조개를 주로 캐 먹는다. 검은색 바탕에 굵고 붉은색의 부리, 흰 배를 지닌 검은머리물떼새들의 군무는 마치 화려한 카드섹션을 보는듯 화려하고 아름답다. 금강하구의 안쪽에는 넓은 삼각주가 형성되어 있는데 주변의 수변공간에서 하얀 솜이 두둥실 떠다니는 듯 큰고니와 고니들의 아름다운 자태도 볼 수 있다.

남부지역


해남일대(영암호, 고천암호, 금호호, 순천만)
최근, 해남일대는 땅끝마을이라는 유명한 관광지와 함께 겨울철새도래지로써 영암호 일대, 순천만 일대가 부각되고 있다. 특히 주변의 채소밭과 함께 먹이가 풍부하여 오리·기러기들의 주요 도래지역할을 한다. 지류와 함께 간척호에 유입되는 하천에는 노랑부리저어새, 고니류, 황새 등이 빈번하게 출현하며 남부지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오리류들을 다양하게 관찰가능한 지역이다. 또한, 남해안 일대의 여러 섬에서 번식한 매나 중국, 러시아에서 날아온 잿빛개구리매는 사냥감의 풍족함으로 인해 자주 사람들 눈에 띈다. 이밖에 강진만의 군내저수지에는 국내 최대의 고니도래지로 지정되어 있는데, 현재는 주변 환경의 급속한 변화로 그 수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
   순천만은 갈대밭으로 유명하며, 흑두루미의 월동지로써 그 중요성이 날로 증가하는 지역이다. 아직 개발이 덜 된 지역이라서 외부 환경에 민감한 흑두루미가 지속적으로 월동하고 있다. 그밖에 세계적 희귀조류 등도 함께 관찰할 수 있다.

우포늪과 주남저수지, 그리고 낙동강 하구 철새도래지(천연기념물 제179호)
국제적 습지조약인 럄샤협약에 가입된 우포늪과 주남저수지는 창녕군과 창원시에 위치하며 서로 인접해 있다. 과거 우리나라 최대의 겨울철새도래지였지만 주변 환경이 훼손되거나 새를 내쫓으려는 지역 주민과의 마찰로 현재는 그 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이 지역은 두루미류의 주요 이동경로 중에 있어 철원에서 일본 가고시마 현 이즈미 시를 왕래하는 데 중간휴게소 역할을 하는 곳이다. 저수지의 경치도 아름답고,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새를 관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낙동강 하구는 다양한 모래사주가 형성되어 과거부터 주남과 함께 국내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다. 부산시의 항만 공사와 하구둑 공사, 앞으로도 큰 다리 등이 건설될 예정이어서 철새도래지로써의 역할과 기능이 축소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두루미류의 주요 이동경로와 중대형 오리·기러기류의 월동지이자 러시아와 호주의 국제적 철새 이동경로에 중요한 자리매김을 하는 지역으로써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지역이기도 하다.

백운기 / 문화재전문위원




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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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부리저어새(천연기념물 제20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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