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트위터 페이스북
제목
캠프그리브스 (Camp Greaves)
작성일
2019-07-02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1672

캠프그리브스 (Camp Greaves) 어떤 공간이나 대부분 역사성을 지니게 된다. 그러나 DMZ나 그 안에 위치한 캠프그리브스 같은 곳은 역사적 의미와 상징적인 느낌이 남다른 장소이다. 그곳에는 오랜 기간 가슴 아픈 이야기와 정치, 이념적으로 다른 견해와 해석들이 존재해왔다. 현대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일정 기간 체류하며 작업할 수 있는 레지던시 프로그램 또는 동시대적인 표현이 가능한 전시 공간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또한 세계 곳곳에서 무용의 장소들을 문화 예술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화합과 지역재생사업에 성공하는 사례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 캠프그리브스 또한 시대에 걸맞는 이러한 취지를 담고 있으면서도 민간 통제선 안의 위치나 장소의 특성상 다른 사례들과는 확연히 다른 구조를 가지고 있고 정전 상태인 현시점에서의 상징성 또한 무척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공간의 새로운 활용과 정책의 변화는 캠프그리브스 자체의 문화적인 가치와 더불어 한반도와 세계평화의 메시지를 담을 수 있는 역할과 문화 예술로의 동시대적인 소통을 지속적으로 가능케 하는 중요한 공간으로 확장되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01.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산72-1번지 일원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는 1953년 7월 한국전쟁 정전협전 후 미군기지로 공여되어 미군이 사용하다 2004년도에 철수되었다. ⓒ연합이미지



캠프그리브스의 시대적 배경

경기도 파주시 군내면 백연리 산72-1번지 일원에 위치한 캠프그리브스는 1953년 7월 한국전쟁 정전협전 후 미군기지로 공여되어 미군이 사용하다 2004년도에 철수되었다.


2004년 8월 미 육군 제506연대 보경대대가 주둔해오다가 1977년 철수 이후 2007년 8월 한국 정부에 반환된 캠프 군사시설이다. 과거 50여 년간 미군의 기지로 사용된 군사시설로 미군 철수 이후 캠프그리브스는 평화와 문화의 예술 공간으로 변모되어왔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군시설이 원형 그대로 보존되어 있고 DMZ 내 군사시설을 체험할 수 있는 숙박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전시와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02. 영화제 등 각종 행사 장소로 활용되고 있는 체육관 ⓒ한국관광공사
03. ‘남북통일’을 꾹꾹 눌러쓴 방문객들의 염원이 마음으로 전해진다. ⓒ한국관광공사


미군 주둔의 캠프 시설은 미 건축물의 형태와 모습을 간직한 독특한 특성과 함께 지리적 장소와 용도에 관한 중요한 역사성을 지니고 있다.


캠프그리브스는 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k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으며 파주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는 최초의 체험형 유스호스텔이기도 하다. 출입 제한구역인 민간인 통제선 내에 입지하고 있어서 개발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지만 자유로, 경의선과 가까운 위치에 있어 서울과도 접근성이 좋으며 임진강과도 인접해 있어 경관과 환경이 뛰어나다.


약 700여 명의 미군들이 본국으로 철수한 후 캠프그리브스는 활용성 없는 공간으로 남겨졌다가 2013년 DMZ 체험형 유스호스텔로 다시 탄생하였다.



04. 한때 버려졌던 캠프그리브스에서는 최근 미술 전시를 비롯한 ‘DMZ 평화정거장 사업’이 진행 중이다. ⓒ경기관광공사 05. DMZ 전시관을 구경 중인 대성고 학생들 ⓒ한국관광공사


미군 장교들의 숙소 한 동을 리모델링한 유스호스텔은 최대 24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으며 1층에는 사무실과 소강당, 2~3층에는 숙소, 4층에는 대강당과 식당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다양한 통일 관련 프로그램과 소통을 위한 행사들을 진행하고 있다. 캠프그리브스는 과거에 미군뿐만 아니라 다양한 국적의 UN군과 한국 근무자, 지역 주민 등이 함께 공간을 사용하고 거쳐갔으며 한국전쟁과 정전후의 중요한 많은 이야기가 남겨졌을 것으로 보여진다.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이들의 긴 여정과 장소 특성에 대한 연구는 다양한 이슈를 이끌어낼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향후 캠프그리브스는 유사한 환경의 다양한 활용방법과 역할에 대한 우수한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캠프그리브스의 문화 예술과 공간

2002년 한미 연합 토지관리계획 협정이 체결되고 2004년에 개정되면서 기존의 미군기지가 반환되었다. 국방부는 캠프그리브스가 위치적 특성상 군사 작전 시설임을 감안해 군사시설로 사용하기를 원했지만, 50여 년간 미군주둔으로 지역발전에 어려움을 겪은 파주 시민과 경기도의 노력을 통해 원형 보존 원칙 및 캠프그리브스를 역사 문화공간으로 지정하여 활용하는 내용의 협약서가 작성되었다.


2014년 10월 문화체육관광부 산업단지 및 폐산업시설 문화 재생 사업 공모에 당선되면서 캠프그리브스는 변화의 전환점이 되었다. 캠프그리브스 내 10개의 공간을 문화 재생사업을 통해 리모델링이 되고 새로운 플랫폼을 세우기 위한 기반작업을 시작하였으며, 기존의 유스호스텔 건물과 함께 탄약고, 퀀셋막사, 조적도 건물, 하사관숙소, 볼링장 등의 다양한 장소를 유효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변화를 알리기 위해 전시들을 새롭게 기획하여 진행하면서 DMZ에 위치한 캠프그리브스를 기억하고 문화 예술을 통해 시대의 흐름에 걸맞는 새로운 공간으로서 문화재생사업이 시작되었다. 캠프그리브스의 문화재생사업은 유스호스텔 운영과 함께 주변 시설인 퀸셋막사, 탄약고, 볼링장 등과 야외를 파일럿 전시를 통해 공간의 정체성과 변화를 알리기 위해 진행되었다.


일차 파일럿 전시는 ‘단절에서 소통으로’ 라는 주제로 2016년 9월 22일부터 10월 31일까지 5인의 참여 작가와 함께 처음으로 진행되었고 그 후 현재까지 진행된 전시들은 흥미로운 전시 내용과 함께 공간에 대한 재구성으로 특별한 의미와 시각적인 가치를 충족해왔다.



건축물들은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채로 공간의 성격에 맞게 제한적으로 변모하였고 시각 예술가들은 이러한 구조와 특성을 살린 예술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각각의 용도와 역할이 있는 건축물들은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채로 공간의 성격에 맞게 제한적으로 변모하였고 시각 예술가들은 이러한 구조와 특성을 살린 예술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주된 전시관이 되는 도큐멘타관인 캠프그리브스의 퀸셋막 (Quonset Huts)는 1950년부터 1990년까지의 미군 건축 양식이 축적된 곳으로서 휴전 협정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조립과 철거가 쉬운 퀸셋막사를 짓기 시작했다. 


1953년부터 병사들의 숙소와 사무실. 식당 등의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었다. 1982년부터 2층 공용숙소가 콘트리트 벽돌로 지어졌으며 추위를 막기 위해 아연도금 골강판 내·외부에 우레탄발포단 연재를 사용하여 시공되었다. 퀸셋막사 외에도 기획 전시관이 된 무기실과 중대사무실과 설치작품을 전시해온 탄약고와 볼링장 같은 시설 공간이 있다. 또한 작가 스튜디오 레지던시 및 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독신 하사관 숙소 등 미군 군사시설은 특색 있고 문화적인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되고 그 안에서 예술을 담고 관객과 소통의 역할을 하고 있다.



06. 파주 민간인 통제구역 안에 있는 최초의 체험형 유스호스텔이기도한 캠프그리브스 ⓒ경기관광공사

DMZ와 캠프그리브스의 역사와 공간성이 가지는 여러 부분의 가치와 더불어서 현대적이며 예술성 있게 활용됨으로써 일반인들과 예술인들이 함께 경험하고 만들어나가는 특색 있는 장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예술 작품은 우리의 과거와 현재, 미래상에 대한 기억과 희망을 흥미로운 방식을 통해 소통하고 전달할 수 있으며 앞으로도 한반도 평화통일에 기여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으로 기대해본다.



글. 이호진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만족도조사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만족도조사선택 확인
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페이지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