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국가유산사랑

제목
한눈에 다가 오다(ODA), 국가유산 ODA; 아직은 낯선 이 분야에 대해
작성일
2024-01-03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482

한눈에 다가 오다(ODA), 국가유산 ODA; 아직은 낯선 이 분야에 대해 국가유산 분야의 또 다른 외교영역, ‘국가유산 ODA’1)를 이해하기 위한, ‘한눈에 다가 오다(ODA)’ 코너를 새롭게 마련하였다. 1월호에서는 국가유산 ODA는 무엇인지, 그 내용과 역사, 앞으로의 방향을 전하고자 하며, 2월호부터는 라오스 등 국가별, 사업별 ODA의 내용에 대해 순차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00.문화재청, ODA 수행기관 제공

문화유산 ODA는 어떤 내용일까?

ODA란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의 약자로, 직역하면 ‘공적개발원조’가 된다. 개발도상국의 경제발전과 사회복지를 위해 제공하는 정부(공공기관)의 ‘원조(援助)’가 바로 ODA이다. ODA 사업은 종종 언론을 통해 접할 수 있는데, 최근에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시립병원에 디지털헬스케어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 라오스에 한국의 태풍 예보기술을 전수한 사업 등이 소개된 바 있다.


그러면 문화유산 분야에서의 ODA는 어떤 내용일까?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참파삭 문화경관 내 왓푸 사원과 고대 주거지’에 속하는 라오스의 홍낭시다(시다 공주의 방) 유적의 무너져 내린 부분의 보수복원을 10년에 걸쳐 진행하고 있다. 2020년부터 2021년까지는 1,400여 년 전 고구려 사신으로 추정되는 모습이 그려진 아프로시압 벽화의 보존 환경을 개선하기도 하였고, 작년에는 그 유명한 이집트 람세스 2세의 장제전(葬祭殿)으로 알려진 라메세움 신전의 탑문을 복원하는 사업에 착수하였다. 이렇게 문화유산 ODA는 원조를 받는 국가의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을 주된 내용으로 한다.


문화재청은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을 위한 시설을 구축하거나 기술을 전수하기도 하는데, 파키스탄에 간다라 지역 문화유산을 연구하고 보존처리와 분석을 유기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공간인 ‘간다라 문화유산 연구센터’를 조성하거나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고고학연구소 실무자들에게 지하에 매장된 문화유산을 전자파로 찾아내는 고고물리탐사기술에 대한 현지교육을 실시한 사례가 있다.


문화유산 ODA는 비단 문화유산의 보존과 복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활용 분야에서도 다양한 역할을 수행한다. 잘 보존된 문화유산의 관람로를 정비하거나 안내소나 홍보관 같은 관광시설을 마련하여 관광수입 등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대상으로 문화유산을 활용하는 원조도 진행하고 있다. 아울러 디지털 강국으로 자리 잡은 우리나라의 강점을 살려, 이집트에 디지털헤리티지센터를 구축하거나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 디지털 전시관을 조성하는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이 모든 문화유산 ODA는 우리의 문화유산 보존기술, 활용기술이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며 특히 20여 년에 걸친 미륵사 석탑의 해체수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석조 문화유산의 보존기술은 라오스 홍낭시다, 캄보디아 앙코르유적, 이집트 라메세움 등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1) 국가유산 ODA: 문화재청에서 추진한 ODA 사업을 중심으로 작성한 글이며, 문화재청 ODA 사업은 한국전통문화대학교, 한국문화재재단, 유네스코아태무형유산센터, 유네스코 한국위원회에서 추진하고 있다. 국가유산의 세부 분야인 ‘문화유산’에 대한 ODA를 중심으로 무형유산ODA, 유네스코의 등재 유형 중 하나인 기록유산 ODA 등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00.문화재청, ODA 수행기관 제공

문화유산 ODA의 시작

우리나라 문화유산 ODA는 언제부터 시작되었을까? 문화유산의 직접적인 보존복원 외 다양한 형태의 문화유산 ODA의 범주를 고려하면 그 시작은 200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OECD DAC(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 개발원조위원회)의 원조를 받는 국가 목록에서 한국이 제외되는 2000년, 그리고 한국이 OECD DAC에 가입하고 국제개발협력기본법을 제정하는 시점인 2010년 사이에 다양한 형태의 ODA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되었는데, 문화유산 분야 역시 그랬다. 문화재청은 2007년부터 2008년까지, 140년간 응우옌 황실의 궁궐로 사용되었으나 베트남 전쟁에서 파괴된 후에(Hue, 化)의 황성 태화전과 오문, 호권 유적 등의 문화유산을 디지털로 복원했다.


2009년부터는 스리랑카・캄보디아・몽골・부탄 등 여러 국가에 문화유산의 보존처리 장비를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였고, 라오스 홍낭시다 보존복원사업은 2013년에 착수하게 된다. 2023년에는 이를 기념하여 문화재청은 한국문화재단과 함께 ‘한국 문화유산 ODA의 발자취와 미래 과제’를 주제로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하기도 하였다.


참고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에서는 2005년부터 ODA 성격을 띠는, 아시아권 문화유산 전문가를 한국으로 초청하여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연수프로그램(Asia Cooperation Program on Conservation Science)을 시작했으며, 2013년 이후에는 현지에 가서 진행하는 기술교육(On Site Technical Training Program)과 병행해 추진해 오고 있다.


00.문화재청, ODA 수행기관 제공

또 다른 ODA의 영역, 무형유산 그리고 기록유산ODA

문화유산(Cultural Heritage) 외에 무형유산(Intangible Heritage)에 대한 ODA의 역사도 길다. 2009~2010년 몽골의 무형유산 대표 목록을 작성하고 보유자를 발굴하거나 전수교육 모듈을 마련하는 등의 무형유산 보호를 위한 제도를 구축하는 ODA 사업이 추진되었다. 무형유산 보호 제도 구축과 관련된 ODA는 2011년부터는 라오스・부탄・미얀마・타지키스탄 등을 대상으로 추진되었고, 작년부터는 키르기즈공화국에 전통공예시설을 조성하고 전통공예 문화관광상품을 개발하거나 전통공예품 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전통공예기술이 지속적으로 전승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26년까지 예정되어 있는 이 ODA 사업은 원조를 받는 키르기즈공화국의 빈곤 감소와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아울러 세계적인 기록유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등재 노하우도 전수하고 있다. 한국은 조선왕조실록을 비롯해 18건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기록을 보유한 아시아 1위, 세계 5위 국가이며, 4개 이하로 등재된 국가를 대상으로 등재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ODA사업은 어느덧 16년 차를 맞이하고 있다.


ODA의 또 다른 이름 ‘국제개발협력’, 그리고 국가유산 ODA의 방향

한국형 ODA를 이야기할 때, 원조를 받던 국가에서 원조를 하는 국가로 전환된 최초 사례라는 한국만의 특성이 빠지지 않고 언급된다. 식민지 지배라는 과거가 없는 한국의 ODA는 원조를 받는 국가와 정서적이고 역사적 유대가 기반이 될 수 있으며, 국가유산 분야 ODA는 원조를 받는 국가와의 역사적 유대를 한층 강화할 수 있다. 그리고 잘 보존된 문화유산은 해당 국가의 대표 관광지로서 ‘경제적 가치’가 무궁무진하며 ‘지속가능한 발전’의 주요 동력이 된다. 문화재청 ODA의 방향은 국가유산의 특성을 최대한 활용하고 원조를 받는 국가의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자원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추진되고 있다.


또한 ODA는 최근 영문은 그대로 쓰되 ‘국제개발협력’이라는 표현을 쓴다. 즉, ODA는 원조를 하는 나라와 받는 나라 간의 위상보다는 나라 간 ‘협력’이 강조되고, 일방적인 원조가 아니라 원조를 받는 나라의 미래를 설계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국가유산의 ODA 사업 또한 원조를 받는 나라가 국가유산 보존과 활용 분야에서 자립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하고 잘 보존된 유산을 통해 해당 국가가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하고 있다. 10년 넘게 추진하고 있는 라오스 홍낭시다 ODA는 문화유산 보존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라오스의 전문인력이 직접 참여하는 홍낭시다 유적 복원정비와 복원된 유적의 관광자원화·활용 등 3단계로 진행하고 있다.


2024년 문화재청 ODA 예산은 전년 대비(48억 원) 173% 증가한 131억 원으로, 지난 몇 년간 정부의 총 ODA예산의 0.1%에 불과하던 국가유산 ODA 예산이 최초로 0.2%의 비중을 갖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 문화재청은 캄보디아의 세계유산인 앙코르유적의 심장, 앙코르왓의 보수정비 착수를 앞두고 있다. 아울러 페루의 마추픽추, 태평양 도서국 및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문화유산 보존과 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를 담은 새로운 ODA도 개발 중이다. 국가유산 ODA의 지역적, 내용적 한계는 없다. 더 많은 대륙, 더 많은 국가를 대상으로 더 많은 현안과 수요를 반영하여 한국의 날로 발전해 가는 국가유산 보존・복원, 그리고 활용 기술을 전수하고 이를 통해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널리 알릴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로, 국가유산 ODA가 나아가야할 방향이다.




글. 한나래(문화재청 국제협력과 학예연구관) 사진. 문화재청, ODA 수행기관 제공




만족도조사
유용한 정보가 되셨나요?
만족도조사선택 확인
메뉴담당자 : 대변인실
페이지상단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