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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유희와 힘의 조화로움 씨름
작성일
2022-05-30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819

유희와 힘의 조화로움 씨름 씨름은 두 사람이 샅바를 잡고 힘과 기술을 겨루어 상대를 넘어뜨리는 우리나라 전통 민속놀이이자 운동경기이다. 5~6세기에 만들어진 고구려고분 각저총(角觝塚)에 오늘날과 똑같은 씨름의 모습이 보인다. 각저총이라는 이름은 1935년 조사 당시 일본인이 붙였다. 우리말 씨름은 한자어로 각저(角抵), 각력(角力), 각희(角戱), 상박(相搏), 쟁교(爭交) 등으로 불렸다. 01.씨름은 두 사람이 샅바를 잡고 힘과 기술을 겨루어 상대를 넘어뜨리는 전통 민속놀이이자 운동경기이다. ©아이클릭아트

우리나라만의 고유성과 표현미를 담은 스포츠

각저총 씨름도에서 고구려인과 맞선 인물은 매부리코에 삼각 눈을 한 외국인으로 보인다. 씨름은 서역(西域)을 통해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보다 역사가 깊은 고대이 집트와 고대 페르시아였던 지금의 이란 등을 통해서 직접 또는 중국을 경유해 왔을 것이다. 지금부터 4,000년 전인 이집트 중왕국 시대의 베니하산(Beni hassan) 무덤벽화 에는 씨름의 기원이라 할 만한 다양한 레슬링 기술이 묘사 되어 있다. 지금의 샅바로 볼 수 있는 띠를 착용한 레슬러 모습도 보인다.


전 세계에는 토착 형식의 수백 종류의 씨름 형태의 경기가 존재한다. 그중 고대 그리스의 올림픽 레슬링을 비롯하여 아프리카, 이란, 인도 등지에도 유사한 씨름 경기가 있다. 서아프리카 세네갈의 람브(Laamb), 스페인의 루차 카나 리아(Lucha Canaria), 이란의 코시티(Koshti)와 인도의 펠와니(Pehlwani) 그리고 파키스탄의 말라크라(Malakhra)는 우리나라의 씨름과 상당히 유사하다. 이들은 상대의 허리에 두른 띠를 잡고 상대를 메친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씨름과 어떤 식으로든 관계를 맺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02.이집트 중왕국 시대의 베니하산 (Beni hassan) 무덤벽화에는 씨름의 기원이라 할 만한 다양한 레슬링 기술이 묘사되어 있다.

시대마다 대중을 사로잡은 씨름의 매력

우리나라의 씨름에 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136년 부여왕이 후한(後漢)의 수도인 낙양에서 각저희(角抵戲)를 보았다는 기록이 『후한서(後漢書)』 「동이열전(東夷列傳)」에 보인다. 고구려 고분벽화인 장천1호분에는 상투를 드러내고 맨몸에 삼각팬티 차림으로 씨름하는 모습이 그려졌고, 신라시대 고분인 영주 순흥 벽화고분의 역사도(力士圖)도 윗옷을 벗은 장사의 모습에서 씨름선수의 모습을 유추할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씨름이 서민은 물론이고 왕까지 즐겨할 정도로 유행했다. 조선시대에는 씨름이 대중화되었음을 김홍도(金弘道)의 풍속도나 유숙(劉淑)의 〈대쾌도(大快圖)〉 그리고 19세기 말 김준근(金俊根)의 민속화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씨름에 관해 유득공(柳得恭)이 지은 『경도 잡지(京都雜誌)』와 홍석모(洪錫謨)가 지은 『동국세시기 (東國歲時記)』의 단오 대목에 “청년들이 남산의 왜장(倭場: 임진왜란 때 왜군이 주둔했던 곳)과 북악(北嶽)의 신무문(神武門: 서울 북악산 남쪽에 있는 경복궁의 북문) 뒤(청와대 자리)에서 씨름하며 승부를 겨룬다”라고 전했다. 해마다 양기가 가장 센 단오날 씨름이 행해졌는데, 이를 구경하러 모이는 사람이 수천 명이나 되었다고 한다. 2012년 1월, 문화체육관광부는 씨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제고하고 씨름 진흥을 도모하기 위해 「씨름 진흥법」을 제정하고 매년 단오(음력 5월 5일)를 씨름의 날로 정했다.


03.씨름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놀이로 명절이나 축제 때 빠지지 않고 등장했다. 2021 문경왕중왕전의 경기 모습 ©대한씨름협회 04.보물 김홍도 필 〈풍속도 화첩(金弘道 筆 風俗圖 畵帖)〉 속 씨름 ©문화재청

통일을 위한 중요한 자산, 미래를 위한 유산

씨름은 한국을 대표하는 민속놀이로 설날이나 단오, 추석 등의 명절이나, 장날, 운동회 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전통 유희이자 체육활동이다. 씨름은 주로 강변의 모래 사장이나 장터 등지에서 열렸고, 최종 승자에게는 ‘장사’라고 부르고 황소를 부상으로 주는 풍습이 있었다. 전통무 예이기도 한 씨름은 근대화되면서 규칙이 통일되었고 전국체전 스포츠 종목이 되었으며, 각종 장사씨름대회와 프로스포츠로서 민속씨름대회 등으로 다양하게 발전하고 있다. 설날과 추석 등의 민속 명절에는 TV 앞에 온 가족을 불러 모으는 인기 스포츠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에는 여자씨름대회도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의 씨름은 놀이뿐 아니라, 힘과 기술이 두드러지게 표현되어 오랫동안 잘 전해오고 있다. 이에 문화재청은 2017년 1월 4일 씨름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했고 2018년 11월 16일 제13차 무형문화유산 정부간위원회에서 씨름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했다. 유네스코에서는 씨름을 ‘남북 전통문화의 중요한 일부이며 남북 씨름이 연행과 전승 양상, 공동체에 관한 사회·문화적 의미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런 점에서 씨름은 통일을 위한 중요한 자산이자, 미래 세대에 반드시 전해 주어야 할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다.


05.고구려고분 각저총(角觝塚)에 그려진 씨름의 모습


글, 사진. 나영일(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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