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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진달래 꽃 필 때면, 향긋한 두견주 한 잔
작성일
2016-04-01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2575

진달래 꽃 필 때면, 향긋한 두견주 한 잔 봄이면 온 산과 들에 진달래 연분홍 꽃물이 든다. 진달래를 두견화라고도 하는데, 홍두견, 백두견, 영산홍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진달래는 이른 봄의 정취를 한껏 돋워주는 꽃이면서 식용이 가능해 화전이나 나물로도 먹는다. 그중에서도 진달래를 넣어 빚은 술이 으뜸이다. 향기로운 두견주와 식용꽃을 넣어 만든 월남쌈을 곁들여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자

달큰한 진달래, 몸 안에 온기를 불어넣다

진달래술, 곧 두견주(杜鵑酒)는 꽃의 향기뿐만 아니라, 혈액순환 개선과 혈압 강화, 피로회복, 천식, 여성의 허리 냉증 등에 약효가 인정되어 신분 구별 없이 가장 널리 빚어 마셨던 국민주였다. 두견주는 충남 당진이 명산지로 알려져 있으나, 1700년대 『술 만드는 법』과 『홍씨주방문』, 『술방문』에 처음 등장하고, 이후 22종의 문헌에 25차례나 수록된 것으로 미루어 조선 시대 가향주(佳香酒)의 다양화와 더불어 등장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두견주는 문헌마다 다르고 가전비법에 따라 쌀 양과 누룩 양, 또는 물 양에서 약간씩 차이를 나타내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방법에도 불구하고 두견주 주방문(酒方文)에서 찾을 수 있는 공통점은 첫째, 반생반숙(半生半熟)의 범벅을 사용해 밑술을 빚는다는 점이다. 둘째, 두견주는 덧술의 주원료로 멥쌀과 찹쌀을 동량으로 하여 고두밥을 짓되, 멥쌀고두밥은 쪄낸 후 끓여서 식힌 물과 섞어 만든 진고두밥을 사용하고, 찹쌀고두밥은 차게 식혀서 사용한다. 이러한 경향은 일반 전승 가양주로 전해져 오는 두견주가 찹쌀고두밥을 선호하는 것과는 다르다.

두견주는 끈적거릴 정도로 단맛이 강하고, 진달래꽃 빛깔이 그대로 술에 녹아들어 진한 담황색을 자랑하며, 독특한 향취를 간직하고 있어 전통 가향주의 특징을 가장 잘 반영하고 있다.

두견주를 빚을 때 주의할 일은 진달래꽃잎을 지나치게 많이 넣지 않도록 해야 한다. 꽃을 많이 넣게 되면, 술 빛깔이 붉게 되고 쓴맛이 돈다. 또한 꽃잎을 채취할 때는 가능한 만개한 꽃을 선택하도록 하고, 꽃술을 완전히 제거한 다음, 흐르는 물에 살짝 헹궈낸 후에 건조시켜서 사용해야 하는데, 술 빚기에 있어 약효를 얻고자 할 때는 고두밥과 꽃잎을 직접 버무려 안치는 것이 좋다.

향기와 술 빛깔이 좋은 술을 빚으려면 시루떡을 안치듯 켜켜로 안쳐 발효시키는 방법을 활용하면 좋다. 그리고 덧술은 멥쌀고두밥과 찹쌀고두밥을 균일하게 익혀야 한다. 멥쌀고두밥이 찹쌀고두밥보다 호화도(糊化度)가 낮기 때문에 끓는 물을 섞어서 진고두밥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취한다. 주로 이 과정에서 실패하기 쉬운데, 각각의 고두밥을 차게 식히려다 보니 찹쌀고두밥은 마르고 멥쌀고두밥은 덜 식은 상태에서 술을 빚기 때문이라 하겠다.

따라서 두견주의 맛을 달고 부드럽게 빚고자 하면 전량 찹쌀을 사용하고, 톡 쏘게 빚고자 하면 전량 멥쌀을 사용하되, 진고두밥을 만들어 하룻밤 재워 차디차게 식혀서 사용하는 등 보다 간편한 방법을 이용해 볼 것을 권한다.

한편 경북대 식품가공학 정용진 교수는 “진달래꽃을 가공·건조시켜 찹쌀, 누룩과 함께 발효과정을 거친 ‘면천두견주’를 분석한 결과, 진해작용과 신경통, 부인냉증, 류머티즘 등 성인병에 대한 효과를 나타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두견주의 이러한 항산화 효과는 진달래꽃의 아지라인 성분의 작용이며 이 외에도 유기산과 각종 비타민, 미네랄 등 여러 가지 영양소가 다량 함유되어 있어, 혈액순환 촉진과 피로회복에 특별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민간에서는 ‘두견주’를 식전, 식후, 취침 전 소주잔으로 1~2잔씩 장기간 즐겨 마시면, 가래를 삭이고 신경통을 줄이며, 부인냉증 및 요통, 류머티즘에 치료 효과가 있다고 전해져 왔다.

Tip. 두견주 & 식용꽃 월남쌈

우리나라 고유의 두견주는 화향(花香)의 가향주(佳香酒) 혹은 향료주(香料酒)로서 가치와 특징을 지닌 술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감미(甘味)와 지미(旨味) 등의 풍미(風味)가 뛰어난 술이라 하겠으며, 두견주와 어울리는 궁합 안주로는 식용꽃을 활용한 음식들이다. 진달래의 화전이 가장 적합한 안주이기는 하나 시기를 놓쳐 진달래를 구할 수 없다면, 흔히 구할 수 있는 식용꽃을 구입해, 쫄깃한 식감을 내는 라이스페이퍼에 말아 월남쌈 형태로 곁들여 보자. 향이 강하지 않은 식용꽃을 베트남식 달콤한 칠리소스에 찍어 두견주와 함께 먹으면 향긋하고 달콤한 봄기운이 입안 가득 퍼지게 된다.

 

글‧박록담(한국전통주연구소 소장) 사진‧안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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