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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함께 나누는 혁신 이야기 - 왕릉 잔디 관리방안 연구
작성일
2005-07-28
작성자
국가유산청
조회수
5581

‘풍뎅이 종류별 우화수 분석’을 통한 잔디 관리방안 연구

혁신으로 왕릉 잔디밭을 구하다



태릉·강릉은 문화와 역사가 있는 시민들의 휴식공간
서울시 노원구 공릉동에 위치하고 있는 태릉(泰陵)·강릉(康陵)은 1970년 5월 26일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201호로 지정하여 문화재청에서 관리하고 있다. 태릉은 조선 제11대 임금 중종의 두 번째 부인인 문정왕후 윤씨를 모신 능으로 일반인에게 공개하고 있으며, 강릉은 조선 제13대 임금 명종과 그의 부인인 인순왕후 심씨를 모신 능으로 일반인에게는 공개하지 않고 있다.
   태릉의 정문을 들어서면 수형이 좋은 우리 전통 소나무와 참나무, 떡갈나무 등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산림욕장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또한 홍살문부터 능침까지 조성되어 있는 잔디밭은 시원스럽고 아름답게 펼쳐져 있어 관람객의 기분을 상쾌하게 할 뿐 아니라, 문화와 역사가 있는 시민 휴식공간으로서 손색이 없다.
   그런데 이 곳의 잔디밭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군데군데 집단적으로 잔디가 말라 죽는 등 사적지의 미관을 해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태릉·강릉의 잔디밭이 왜 말라 죽어 갈까?


페로몬트랩 설치 전경
<페로몬트랩 설치 전경>
잔디가 말라 죽은 곳을 자세히 조사한 결과 굼벵이가 잔디뿌리를 갉아먹고 성충인 풍뎅이로 자란 후, 잔디밭 주변의 참나무, 버드나무 등 활엽수 잎을 갉아먹으면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들은 다시 잔디밭에 잠입하여 알을 낳아 부화하는 등 반복적으로 잔디밭에 피해를 주고 있다. 굼벵이로 인해 뿌리가 없어진 잔디는 토양으로부터 수분 및 영양 공급선이 단절되어 고사되지만, 땅속에서 벌어지는 일인 만큼 가시적인 피해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피해 발생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피해를 입은 잔디를 밟아보면 스펀지 같은 느낌이 들고 손으로 잔디를 뽑아보면 뗏장이 쉽게 들리고, 카펫처럼 말린다.

태강릉에서 서식하는 풍뎅이는?
태릉 주변의 수목은 참나무, 백당나무, 밤나무, 벚나무, 구지뽕나무, 쥐똥나무, 단풍나무, 자귀나무 등의 활엽수로 숲을 이루고 있다. 잔디밭에서 성충으로 자란 풍뎅이는 이들 활엽수 잎을 갉아먹고 살다가 교미 후 잔디밭에 잠입하여 알을 낳고 알에서 부화된 유충인 굼벵이는 잔디뿌리를 갉아먹고 자라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태릉지역의 풍뎅이는 긴다색풍뎅이·참콩풍뎅이·큰검정풍뎅이·다색풍뎅이·애우단풍풍뎅이·녹색콩풍뎅이·오리나무풍뎅이 등 7종의 풍뎅이가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되었고, 그 중 긴다색풍뎅이가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 참콩풍뎅이로 확인되었다. 이들은 주로 6월 중순에서 하순에 우화(羽化) 최성기를 맞는 것으로 밝혀졌고, 비가 오고 난 직후 2∼3일 사이에 가장 많은 성충의 개체수가 채집되었다.

굼벵이 퇴치를 위한 첫걸음-개체수 조사
굼벵이로 인한 잔디 피해지역의 보수사업을 매년 되풀이하다 보니 많은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어, 좀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방제법을 찾던 중 한국잔디연구소에서 발행한 <잔디·수목병충해원색도감>을 구입하여 읽게 되었다. 책을 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고 바로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했으나 현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도대체 태릉·강릉 잔디밭에서는 어떤 종류의 굼벵이가 피해를 주고 있는지 알 수가 없어서 굼벵이의 성충인 풍뎅이를 채집하여 분석해 보기로 하였다. 초저녁 불빛을 보고 날아드는 곤충의 일반적인 습성을 이용, 풍뎅이도 그러할 것이라는 생각으로 2005년 5월 18일 사무실 벽에 살충기를 설치하고 6월 7일까지 21일 간 오후 20시부터 22시까지 우화 개체수를 조사하여 매일 기록하였다.

굼벵이로 인한 잔디 피해지역의 보수사업을 매년 되풀이하다 보니 많은 인력과 예산이 소요되어, 좀더 효과적이고 체계적인 방제법을 찾던 중 살충기와 페르몬트랩 설치를 병행하기로 했다. 또한 페로몬트랩의 개체수가 현저히 증가되는 시기에 집중적인 농약방제를 하였다. 이는 잔디에 피해를 주는 가해자가 누군지, 적정시기는 언제인지 알아내어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새로운 방제대책을 강구해낸 것이다.




   그러나 풍뎅이 우화 개체수 조사 결과, 굼벵이로 인한 피해 면적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의 풍뎅이가 채집된 사실이 의문스러웠다. 그래서 6월 8일, 그동안 채집한 풍뎅이와 그 동안 풍뎅이 방제방법 및 방제결과 등 일부자료를 챙겨 한국잔디연구소 양승원 연구관을 찾아가 자문을 받던 중 우리들이 전혀 모르고 있었던 풍뎅이의 습성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모든 풍뎅이가 빛을 보고 날아드는 성질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한국잔디연구소 양승원 연구관의 자문을 참고하여 주광성이 있는 풍뎅이는 살충제로, 주광성이 없는 풍뎅이는 페르몬트랩을 설치하여 풍뎅이를 제거하기로 하고 이를 실행하기로 했다. 또한 페로몬트랩의 개체수가 현저히 증가되는 시기, 즉 굼벵이가 성충으로 우화되는 6월 중·하순경 비가 온 직후에 집중적인 농약방제를 하였다. 퇴비와 지오렉스분제(살충제)를 혼합 살포하고, 아울러 굼벵이를 찾아다니는 두더지 이동로에 나프탈렌과 에토프입제를 살포하여 지속적인 방제에 들어갔는데, 그 효과는 기대이상이었다. 만약 페로몬트랩이 없었다면 다량의 개체수 확인이 어려울 뿐아니라, 적절한 시기를 가늠하지 못하여 효과가 떨어지는 시기에 농약을 다량 살포함으로써 토양오염을 가중시켰을 것이다. 이에 왕릉 잔디에 피해를 주는 가해자가 누군지, 적정시기는 언제인지 알아내어 합리적이고 친환경적인 새로운 방제대책을 강구해낸 것이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관행에서 탈피해야
우리는 그동안 굼벵이로 인한 잔디 피해가 확인되면 면밀한 검토 없이 살충제를 살포하는 등 관행적인 방제법을 실시해 왔으나 큰 효과를 얻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이번 연구는 아주 작은 시작에 불과하며, 각자가 근무지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연구하면서 문제점을 해결하고 지식을 공유하면 더 좋은 방제법이 도출되지 않을까 한다. 앞으로도 태강릉지구관리소에서는 선진지식 습득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것이며, 아름다운 잔디밭을 가꾸어 왕릉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시민들에게 편안한 휴식처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상현 / 태강릉지구관리소





이달의 혁신인물-   태강릉지구관리소 이상현
‘태강릉지구 풍뎅이 종류별 우화수 분석을 통한 잔디 관리방안 연구’

구체적인 관찰과 자료수집을 통해 태강릉지구 잔디의 피해 발생원인이 긴다색풍뎅이와 참콩풍뎅이의 유충임을 규명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얻어 보다 친환경적이고 효과적인 굼벵이 방제대책을 마련하였다. 이 방안은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방지대책으로 다른 고궁 및 능원묘 잔디 보호에 탁월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되며, 잔디 보호를 통한 양질의 관람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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