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 기후위기로 인한 인류재앙에 맞서는 해결사는 결국 지역공동체
- 작성일
- 2023-06-29
- 작성자
- 국가유산청
- 조회수
- 261
글로벌 보전목표, 자율적 보호지역의 네트워크 강화로 전환
첨단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하면서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여러 수단이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기후와 해수면의 변화, 화재, 홍수, 가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까지 인류가 끊임없이 직면하는 재해는 쉽사리 비껴갈 수는 없어 보인다. 국제기구는 이전 목표를 갱신하는 새로운 글로벌 보전목표를 설정하면서 이 지구를 위기로부터 구하기 위한 야심 찬 계획을 세워 왔다. 글로벌 보전목표의 설정 흐름을 보면 초기에는 국가 차원의 보호지역(Protected Area)을 확보하려는 정책을 위주로 당사국이 협력해 왔으나 아이치 생물다양성 목표(2010)에서 기존의 보호구역과는 다른 개념인 OECM1) 제도를 새롭게 도입함으로써 글로벌 보전목표 전략의 대폭적 수정이 이루어졌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국가 주도의 규제를 보호수단으로 삼기보다는 자율적 보호지역의 네트워크 강화로 전환한다는 데 있다.
지역공동체가 기후위기 해법의 가장 강력한 수단
전 인류가 기후위기 등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2030년까지 지구 전체 면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하려는 생물다양성전략(30by30)에 있어서도 기타 효과적인 지역기반 보전수단(OECM)의 하나로 지역공동체의 문화적·영적 가치2)가 중요해져 자연유산의 최일선을 담당하는 지역공동체의 역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결국 기후위기의 해법은 첨단과학기술에 의존하기보다는 인간의 힘, 즉 공동체가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는 것을 인식시켜 준 계기가 되었다. 원주민과 지역공동체의 자발적인 지역 보호에 대한 인식은 생물다양성에 대한 긍정적·지속적 성과 확보를 위한 출발점이 된다. 이해관계자 집단의 형성에 있어서도 각자의 기능적 관계에 충실한 역할의 배분과 이에 대한 인센티브 제공이 뒤따라야 한다. 이러한 이해관계자들의 구성은 관련 거버넌스 당국, 소유자, 권리보유자, 지역주민들의 합의를 통해서 지속가능한 성과를 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지역공동체를 통해 달성될 수 있는 것이다.
자연환경에 닥친 위기도 인간이 해결하는 시대 도래
생물다양성 협약의 OECM 발굴전략의 결정인자 중 문화적, 영적, 사회·경제적, 기타 지역적 가치는 이 중요성을 말해 준다. 기존에는 생물다양성의 가치에 있어 생태적 분야만을 고집했다면, 이제는 생물다양성의 가치를 확대하여 해당 지역의 자연유산에 깃든 문화적, 영적, 사회·경제적 가치 및 지역의 정체성에서 추출한 가치를 중요시하여 문화재청이 보존관리를 통해 이들 가치를 발굴하고 존중하며 지속가능하게 유지하는 것이 생물다양성을 보전하는 유용한 수단이 된 것이다.
지난 3월 자연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5월에는 국가유산기본법이 제정되었다. 이제 내년 5월, 본격적인 국가유산기본법 체제가 정식으로 가동되면 자연환경을 유산으로 가치 매김 하는 정책이 자리 잡게 된다. 인간이 문화를 통해 자연환경의 역사에 개입한 것처럼 자연환경에 닥친 위기도 인간이 해결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1) OECM(Other Effective Area-based Conservation Measure): 생물다양성 현지 내 보전의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장기성과를 달성하는 방식으로 통치되고 관리되는 보호지역과 지리적으로 정의된 지역으로 2010년 아이치 목표에서 처음 등장한 새로운 보전 수단임
2) 여기에는 보전 성과와 문화적이며 영적인 관습 등 무형유산에 중점적으로 이바지하면서 자연과 풍토가 서로 다른 문화공동체와 사회공동체에 속한 사람들이 지니고 있는 유무형 혜택과 관련된 유희적, 종교적, 미학적, 역사적,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다(IUCN, 2019).
글. 전다슬(국립문화재연구원, 우석대학교 박사과정) 자료. 천연기념물과